
사실 성경 기반의 영화나 애니메이션이 북미 시장에서 인기를 얻는 경우는 많지만 이전 기록들과 비교해 이번 ‘킹 오브 킹스’의 성과는 단연 눈에 띈다. 성경 기반의 애니메이션으로는 역대 최고 오프닝 성적을 보유한 1998년 ‘이집트의 왕자’의 기록까지 단번에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킹 오브 킹스’는 개봉 첫 주말 3일 동안 북미에서 1905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72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 이를 통해 ‘이집트의 왕자’ 오프닝 수익인 1452만 달러(205억 원)를 앞질러 역대 1위에 올랐다.
#북미 돌풍의 한국 애니, 누가 만들었나

장성호 감독은 그동안 여러 영화에서 꾸준히 함께한 김우형 촬영감독과 손을 잡았다. 김 촬영감독은 일제강점기 배경의 영화 ‘암살’부터 시대극 ‘1987’ 항공 재난영화 ‘하이재킹’과 개봉을 앞둔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에 참여했다.
이들은 순수 국내 기술과 제작을 통해 전 세계에 공개하는 극장용 3D 애니메이션 작업에 돌입했고, 특히 기존 애니메이션 제작 방식과는 조금 다른 프로그램을 개발해 활용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배우들이 실제 연기하는 모습을 모션 캡처(인체에 부착한 센서 등으로 촬영본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방식) 등으로 저장해 이를 다시 애니메이션으로 변환하는 식의 작업이다. 시각효과 노하우와 풍부한 촬영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이기에 가능한 작업이었다.
음악은 ‘명량’과 ‘검은 사제들’ ‘파묘’ 등 한국 영화 흥행작을 이끈 김태성 감독이 맡아 완성도를 높였다. 한마디로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성공을 이끈 핵심 주역들이 ‘킹 오브 킹스’을 가능케 한 셈이다.
북미에서 고무적인 성적으로 출발한 ‘킹 오브 킹스’의 돌풍에 미국의 영화 매체들도 주목하고 있다. 버라이어티는 “대형 스튜디오의 신작이 여러 편 개봉했는데도 ‘킹 오브 킹스’가 두각을 나타내면서 이들을 제쳤다”며 “다가오는 20일 부활절을 맞아 영화의 흥행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이번 애니메이션 목소리 연기에 참여한 스타 배우들의 면면은 관객의 관심을 이끄는 동력이다. 영화 ‘듄’ 시리즈로 국내 관객과도 친숙한 오스카 아이삭과 피어스 브로스넌, 케네스 브래너, 우마 서먼까지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출연했다. 한국의 애니메이션에 할리우드 배우들이 목소리를 맡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영화 최초의 기록은 계속
‘킹 오브 킹스’는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시네마스코어가 진행한 관객 설문조사에서 최고 등급인 A+를 받았다. 미국 영화 매체들에 따르면 시네마스코프가 지난 1978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A+ 등급을 받은 영화는 128편뿐이다. 그만큼 최고 등급을 받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킹 오브 킹스’는 한국 영화로는 최초로 가장 만족도가 높은 영화가 됐다. 영화의 북미 배급을 맡은 에인절스튜디오 역시 지금까지 자체 배급한 작품들 가운데 A+ 등급을 받은 건 처음이다.

‘킹 오브 킹스’는 북미에서 먼저 공개한 이후 오는 7월 국내서도 개봉한다. 여름 방학에 맞춰 가족이 함께 보는 영화를 겨냥한 여름 성수기 개봉을 추진한다. 북미 개봉 당시 스타 배우들이 목소리에 참여한 것처럼 한국 개봉 때도 유명 배우들의 더빙으로 극적인 재미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아직 누가 목소리 연기에 참여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벌써 몇몇 스타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 master@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