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나래의 집에 폐쇄회로(CC)TV가 없는 상황에서 경찰은 인근 CCTV를 토대로 절도범 추적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박나래의 집 절도범이 3월 말 용산구에서 또 다른 절도를 저지른 인물과 동일범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A 씨는 절도 전과 등 동일 수법으로 인해 경찰이 추적 중인 사람이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공범 없이 단독 범행을 저질렀으며 당시 박나래의 집에서 훔친 금품을 장물로 내놓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초기 수사에는 박나래의 집에서 별다른 외부 침입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내부자 소행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이에 대해 한 경찰 관계자들은 “전문적인 절도범이 외부 침입 흔적을 남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라며 “집에서 시신이 발견됐는데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경우 극단적인 선택일 가능성이 크지만 절도 사건에서는 외부 침입 흔적이 없다해도 전문 절도범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절도 범죄가 발생한 것은 4월 4일이었고 박나래가 자신의 집에 금품 등에 사라진 것을 인지한 시점은 7일이었다. 이로 인해 박나래는 8일로 예정됐던 MBC 표준FM ‘손태진의 트로트 라디오’ 출연을 급하게 취소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방송 녹화에도 차질이 불가피했다. 유튜브 채널 ‘나래식’ 촬영이 취소되자 박나래가 피해자 조사를 위해 경찰서에 출석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JTBC에 따르면 ‘나래식’ 촬영 취소는 제작사가 박나래를 걱정해 촬영 일정 연기를 제안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피해자 조사는 박나래의 법률대리인과 매니저가 경찰서에 출석해 이뤄졌을 뿐 박나래가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다. 한편, 박나래의 방송 녹화 촬영은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재개됐다. 방송 녹화는 경찰이 용의자 검거를 밝힌 4월 14일에 이뤄졌다.
다행히 경찰이 신속하게 절도범을 체포하면서 내부자 등 지인이 범행을 벌였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난무하는 상황도 빠르게 정리가 됐다. 지인 범행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난 해 7월에 공개된 유튜브 채널 ‘인생84’에서 기안84가 박나래가 너무 사람을 잘 믿는다며 (주변에) 사기꾼 같은 사람들이 좀 있다고 조언했던 내용이 재조명되기도 했었다.
경찰 수사 내용에서 또 한 가지 의미가 있는 대목은 피의자 A 씨가 박나래 씨 집인 줄 모르고 침입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부분이다. 이 부분 역시 절도사건 이후 크게 지적됐던 부분이다. 박나래가 관찰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집을 여러 차례 공개해 외부는 물론이고 내부 구조까지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박나래 본인도 방송 프로그램에서 방송을 통해 노출된 자신의 집에 자신을 만나려 무작정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며 고충을 털어 놓은 바 있다. 그렇지만 현재까지 진행된 경찰 수사에 따르면 방송을 통해 공개된 박나래의 집을 미리 알고 침입해 절도 행각을 벌인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경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15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A 씨가 박나래의 집인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은 재판에서 유리한 형량을 받기 위한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를 수가 없다. 주변에 가보면 박나래 집이라는 거 금방 안다. 상식적으로도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 프로파일러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의 위험성도 경고했다. 그는 “(셀럽이나 연예인들이) 실제 살고 있는 집을 공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라며 “전문 털이범들은 몇 장면만 봐도 어떤 보안 시설이 어떻게 돼 있다는 걸 금방 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보안 컨설팅을 받아 대비해야 된다. 프로그램이 좋다고 해서 다 공개하는 것은 부작용도 있다”며 “그걸 노리는 범죄자가 있으니 제한된 선은 지켜야 된다”고 충고했다.
한편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검거된 피의자 A 씨에 대해 “셀럽이나 연예인들만을 주로 노리는 전문적인 꾼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나래의 집은 서울 용산구 소재의 단독주택으로 황정음, 송중기 등 유명 셀럽과 연예인들이 여럿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동네에 위치해 있다. A 씨가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절도 사건은 같은 용산구지만 박나래의 집과 거리가 있는 곳에서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용산구에는 박나래가 거주하는 동네 외에도 셀럽과 연예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부유한 동네가 여럿 더 있다.
실제로 A 씨가 여기 해당되는지는 경찰 조사를 통해 드러나겠지만 세간의 관심은 셀럽이나 연예인을 주로 노리는 전문적인 절도범들의 존재로 쏠리고 있다. 최근 방송가에선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오히려 이런 방송이 전문 절도범들의 범죄를 도와주는 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할리우드에서도 유명인들 집에 침입해서 물건만 훔치려다 권총을 쏘거나 이런 경우가 있다”면서 “연예인이 집에 머무르고 있거나 지인이 있을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동선 프리랜서 master@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