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의 핵심은 ‘정산조정계수’ 제도다. 이는 원료 수급이나 가동 상황에 따라 결정되는 기본 변동비에 더해, 발전소 건설·운영에 드는 비용까지 반영하여 전력거래소가 발전소의 과도한 수익을 회수하거나 손실을 일정 부분 보전해주는 장치다. 삼척블루파워는 최근 발전소 이용률 하락으로 시장 정산금이 총괄원가를 밑도는 상황이 발생하자, 이 차액을 다음 연도 정산조정계수 등을 통해 보전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2000억 원 전액을 ‘자산’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2000억 원은 엄밀히 말해 아직 삼척블루파워에 유입되지 않은 금액이며, 정산금 회수에는 여러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 삼척블루파워가 위치한 동해안 지역은 전력 수요처인 수도권으로 전기를 송전하기 위한 송전망이 부족해 발전소 가동이 중단된 적이 있다. 현재 신규 송전망 건설도 지연되고 있어 향후 정상적인 전력 판매가 어려운 상황이며, 이로 인해 막대한 재정적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증가하고 있다.
또한 정산조정계수 제도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도 계속되고 있다. 이 제도는 본래 발전소의 초과 수익을 방지하는 취지로 도입됐으나, 현재는 화력발전소가 리스크 없이 비용을 회수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등한 연료비를 포함한 발전원가뿐 아니라 적정 수익까지 모두 보전해 주기 때문에, 발전사가 비용 절감이나 에너지 전환을 추진할 동기를 약화시킨다는 비판이 있다. 이러한 구조는 시장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민간 석탄발전소의 경우, 전력거래소가 인정하는 투자비 범위에 따라 총괄원가와 그에 따른 정산금 규모가 달라질 수 있어, 회수 가능성 및 규모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욱 크다. 이관행 기후솔루션 외국 변호사(미국 캘리포니아)는 “삼척블루파워가 ‘정산조정계수에 따른 정산금’ 회수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위험 요소를 과도하게 축소 평가했다”며 “이는 사업보고서에 회사의 자산 및 부채 구성항목의 평가손익 또는 회수 가능성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기재한 것으로, 관련 회계처리 기준이 허용하는 합리적·객관적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신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사안은 회계 논란을 넘어, 개인 투자자들에게 위험이 온전히 전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소지가 크다. 삼척블루파워는 지금까지 약 5조 원의 사업비를 출자·대출·회사채 등을 통해 조달해 왔다. 현재 회사채 발행 잔액만 1조 원에 달하며, 올해 2700억 원을 시작으로 2026년과 2027년에는 각각 4300억 원과 3000억 원의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그러나 삼척블루파워 회사채는 석탄발전의 환경적·재무적 위험을 고려한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2022년 6월에는 신용등급이 AA-에서 A+로 하향 조정됐고, 이자율도 6~7%대로 급등해 운영자금 조달에 다시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처럼 기관투자자들이 잇따라 이탈하는 상황에서, 삼척블루파워 회사채는 주로 소매금융 채널을 통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판매돼 왔다. 오는 25일 예정된 회사채 발행의 경우, 기존 인수단이었던 6개 증권사 중 5곳이 ‘탈석탄 금융’ 이행을 이유로 추가 채권발행 및 인수계약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키움증권만이 단독 주관사로 남게 됐으며, 여기에 DB증권·흥국증권·부국증권 등 3개사가 새롭게 합류했다.
고동현 기후솔루션 기후금융팀 팀장은 “삼척블루파워 회사채는 이미 국내 대표적인 ‘반 ESG 채권’으로 기관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아왔고, 기후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높은 수익률을 미끼로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돼 왔다”며 “사업성과 재무적 위험까지 모두 위태로운 상황에서 채권 발행을 강행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