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기적으로 주가 전망은 남양유업이 유리하다. 남양유업은 비정상적인 영업 환경만 개선해도 지금보다는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매일유업은 해외시장에서 현지화 전략을 펴고 있는데, 다시 남양유업에 앞서려면 해외에서 성과가 나와야 할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비효율 사업 정리, 자사주 소각…주가 오른 남양유업
지난 4월 21일 기준 매일유업 지주회사 매일홀딩스와 매일유업 시가총액은 각각 1372억 원, 2843억 원으로, 합산 시가총액이 4215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남양유업은 두 회사를 합친 것보다 많은 4476억 원을 기록 중이다. 남양유업 주가는 2024년 10월 28일 최저가 3만 5142원(10 대 1 액면분할을 고려한 수정주가 기준)을 찍은 뒤 꾸준히 우상향 중이다. 매일유업 시가총액을 지난 2월 말 처음 제친 이후 엎치락뒤치락하다가 3월 말 이후로는 안정적으로 앞서 나가고 있다.
남양유업 주가가 꾸준히 오르는 것은 기관 투자자의 순매수 영향이다. 기관은 2024년 6월 25일 이후 2025년 4월 21일까지 단 7거래일 빼고 매일 남양유업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이 기간 566억 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매일유업은 28억 5400만 원을 순매도했는데, 사실 기관의 주머니 사정을 보면 앞으로도 남양유업은 기관이 더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말 기준 주요 10개 자산운용사가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율이 0.7%에 그치기 때문이다. 반면 매일유업은 1.97%를 보유하고 있다. 남양유업 주식을 매일유업만큼만 담는다고 해도 아직은 더 매수 여력이 있는 셈이다.
기관이 남양유업을 선호하는 것은 남양유업이 좋아질 여력이 크다는 점 때문이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7324만 원을 기록했다. 2023년 순손실 662억 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9528억 원으로 전년 대비 4.4% 감소했고, 영업적자는 99억 원으로 전년도(-715억 원)보다 적자폭이 86.2% 감소했다. 남양유업은 실적 호전에 대해 “비효율적인 외식 사업을 정리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했다”면서 “전사적인 체질 개선과 운영 효율화를 추진하며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확립하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주주 환원 정책에 적극적이라는 점도 기관이 몰리는 이유다. 남양유업은 2024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4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으며, 일정에 맞춰 소각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해 당시 40만 원대였던 주가를 4만 원대로 낮췄다.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접근성이 올라간 것이다.
#매일유업, 우유 판매는 줄고 해외사업은 ‘골골’
반면 매일유업은 실적이 뒷걸음질치는 상황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 811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03억 원으로 2.6% 감소했다. 올해 실적 전망치 또한 시간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매일유업 실적을 예상하는 증권사는 메리츠증권 한 곳인데, 지난번 리포트에서는 매일유업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1조 9099억 원, 843억 원을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 나온 리포트에서는 이를 각각 3.1%, 5.5% 하향 조정해 1조 8508억 원, 797억 원을 제시했다.
매일유업 실적이 신통치 않은 이유는 유음료 시장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인당 연간 우유 소비량은 2001년 36.5kg에서 2024년 26.2kg으로 감소했다. 가뜩이나 저출산으로 우유를 소비할 세대 자체가 줄고 있는데, 인당 소비량이 감소하는 이중고를 맞고 있는 것이다. 물론 치즈 등 우유 외 유제품 소비량은 늘고 있지만, 매일유업은 그렇다고 해서 이 영역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지도 못하고 있다. 단백질 음료나 식물성 음료 등 새로운 영역 개척 또한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해외시장 개척은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그럼에도 기대엔 못 미친다. 중국법인인 북경매일유업유한공사는 2018년 설립 이후 꾸준히 매출이 늘고 있지만, 지난해 기대했던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북경매일유업유한공사는 지난해 10억 7300만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매일호주유한회사는 90억 원의 순손실을 올렸다. 증권가에서는 중국법인은 그래도 선방했는데, 호주법인의 정상화가 더딘 점이 걱정스럽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호주 법인은 2022년 56억 원 적자에서 2023년 76억 원, 지난해 90억 원으로 적자 폭이 오히려 늘고 있다.
중국도 마냥 잘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매일유업은 중국 분유 시장을 노리고 있는데, 이를 위해 국내 유업체 중 처음으로 제2공장 건설 허가를 취득했다. 하지만 중국 분유 시장은 수십 개 해외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매일유업이 새로 진입하기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점유율도 1%를 밑도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매일유업 관계자는 “우유 외 제품도 그릭요거트, 치즈 등 제품을 중심으로 선전하고 있다”면서 “해외 시장의 경우 공장을 인수한 호주 사업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의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중국 사업은 실적 개선 추세에 있기 때문에 조금 기다리면 정상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괜찮지만…
남양유업 또한 아직까지는 개선의 여지가 있어 투자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지만 머지않아 한계에 부딪힐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매일유업은 목표주가 5만 원을 기준으로 한 주가이익비율(PER)이 6.5배에 그친다”면서 “국내 유제품 사업만으로는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남양유업이 매일유업만큼의 영업이익률을 갖춘다고 해도 주가가 현재 수준에서 더 오르긴 쉽지 않다”면서 “결국 남양유업도 해외 시장 개척이 꼭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수익성 위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수출 규모는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 수출은 5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4% 감소했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7.4%에서 6.1%로 낮아졌다. 해외 시장 개척 과정에서는 어느 정도의 손해는 불가피한데, 경영진이 이를 용인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최근 증권가에서는 식음료주를 매매할 때 반드시 해외 실적을 참고한다. 국내 식음료업체 평균 PER은 14.5배 수준이다. 삼양식품은 25배에 달하는데, 매일유업과 같은 내수 위주의 식품업체는 PER이 6~8배에 그친다. 해외시장을 개척하느냐에 따라 다른 PER을 적용받는 것이 최근 국내 식음료업계의 특징이다.
남양유업 최대주주 한앤컴퍼니가 국내 사모펀드 2위의 대형 사모펀드지만,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B2C(Business to Customer)는 초보 사모펀드에 가깝다는 점이 의외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유통업계 한 전문가는 “사실 수많은 유통 전문가가 남양유업은 사명부터 바꿔 이미지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면서 “한앤컴퍼니가 이 같은 전략 없이 남양유업을 어느 정도 선까지 정상화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남양유업 관계자는 “한앤컴퍼니가 B2B 기업만 인수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간 내수 중심 구조였던 만큼 수출 기반이 크진 않았지만, 최근엔 신시장 개척과 현지 맞춤형 제품 전략으로 점진적인 확장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민영훈 언론인 master@ilyo.co.kr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