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매출 기준 업계 2위인 롯데하이마트의 실적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매출 감소로 수년 새 전국 점포 수가 100개 이상 줄어든 데다 영업이익도 지난해에만 80% 가까이 폭락했다. 저렴한 가격대의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내놓거나 구독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시장의 시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그사이 시장 점유율도 무너졌다. 롯데하이마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시장점유율이 48.7%로 절반에 가까웠지만 2019년 38.7%, 2023년 29.1%로 지속 하락했다. 2011년 11월 9만 5000원까지 올랐던 롯데하이마트 주가는 지난 7일 7530원에 장을 마감해 처참한 수준이다.
‘손님 실종’의 원인으로 롯데하이마트는 자사 영업 전략의 특수성보다 대체로 가전제품 구매 수요가 줄어든 시장 요인에 기대는 인상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전제품의 소매판매액은 6조 6904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5% 감소했다. 가전 구매 수요의 중요한 한 축인 주택·부동산 시장의 침체, 고금리 시대 가계 부채 부담에 따른 소비 의지 약화, 온라인으로의 소비 패턴 이동 등을 판매 부진의 요인으로 꼽고 있다.

품질 만족도를 유지하면서 가격을 낮춘 PB상품에도 힘을 주고 있다. 지난 4월 1~2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PB 브랜드 ‘플럭스’를 론칭해 현재 냉장고·TV·청소기·헤어 드라이기·인덕션 등 상품을 판매 중이다.
PB상품 전략은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어느 정도 성공 사례들이 있어 전문가그룹 시각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고물가 저성장 시대에 유통업체들이 PB상품에 핵심적으로 투자하고 있고, 형태와 정도가 다를 뿐 현 시점에서 생존을 위해 PB상품 론칭은 필수적인 전략”이라고 봤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품질은 좋으면서 저렴한 제품을 찾는 젊은 1~2인 가구나 상점 등을 타깃으로 하면 전자제품 PB상품도 잘 팔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달 들어 새로 시작한 구독서비스 전략 분위기가 좀 다르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1일부터 국내외 인기 가전 11개 브랜드, 21개 품목, 800여 개 상품에 대한 구독서비스를 시작했다. 36개월 또는 60개월의 구독기간을 선택해 매달 구독료를 내며 가전제품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상품을 구매하느라 큰 돈이 드는 심리적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카드 ‘할부 결제’와 마찬가지로 최종 부담 비용은 일시 구매보다 더 클 수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 이용을 주저할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이라는 무기를 갖췄다고 하지만 이미 유사 서비스를 시행 중인 삼성스토어(구 삼성디지털프라자), LG전자 베스트샵 등에 비해 후발 주자여서 빠른 고객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전 한국유통학회장)는 “경쟁업체들이 이미 다 하고 있는 서비스여서 더욱 특별한 강점 요소가 필요하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연승 교수는 “구독서비스가 결국 ‘리스’ 제도인데 생각보다 최종적으로 치러야 할 비용이 높아 소비자들의 저항감에 부딪힐 수 있다”고 풀이했다.

전문가들은 고객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다시 유인할 전략을 찾지 못하면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한다. 북미 전자제품 판매점체인인 ‘베스트바이’ 사례처럼 오프라인 매장에서 다양한 체험·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매장 운영의 초점을 바꿔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가정이나 사무실 인테리어에 맞게 제품을 추천해줄 수 있는 가구·가전 통합매장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구독 서비스에 대해 “가전 구독의 핵심은 정기적으로 소모품을 제공하거나 클리닝 서비스 등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구독 기간 동안 무상 수리 보증도 제공해 고객 접점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롯데하이마트 중점 전략을 추진해 어려운 업계 상황 속에서도 이번 1분기 매출을 16분기 만에 상승으로 돌렸다”며 “올해 경험형 매장을 강화하는 혁신 작업 추진에 속도를 더해 가구·인테리어 통합 전문 상담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