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 84조, 재판부마다 해석 다를 수도
대한민국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조계는 이 한 문장 속에 크게 두 가지의 쟁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재직 중’이 문장 속에서 갖는 의미와 △‘소추’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이재명 후보 사건을 맡은 재판부마다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6월 3일 대선 이후 재판 여부가 일차적으로 결정날 수 있다.
현재 이재명 후보가 받아야 하는 재판은 5건이다. 서울고법 파기환송 재판(선거법 사건)을 제외하고도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 수원지법에서 4건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서울고법에서는 이 후보의 위증교사 혐의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 사건은 이 후보가 자신의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해 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던 2018년 12월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비서였던 김진성 씨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건으로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이 밖에도 서울중앙지법에선 대장동·백현동·위례새도시 개발 비리 및 성남에프시(FC) 후원금 의혹 사건 1심이 진행 중이고, 수원지법에서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경기지사 시절 법인카드 사적 유용 혐의(업무상 배임) 사건도 수원지법에서 진행 중이다.
헌법 84조에 대해 각 재판부의 판단이 다를 수 있다. 5건의 재판 중 어느 재판부는 당선 후에도 재판을 진행할 수 있지만, 다른 재판부는 헌법 84조를 이유로 재판을 멈출 수도 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현직 판사는 “3심을 보장하고 재판마다 재판부의 판단에 일절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대법원 진행 사건에서 대법원이 ‘재직 중 일제 재판 정지’를 판단하지 않고서는 1심과 2심, 파기환송심 재판부마다 각각의 판단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소추의 의미를 검찰 및 경찰의 수사와 기소까지로 해석하는 재판부도 있겠지만 판사마다 의견이 다르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헌재 파견 근무 경험이 있는 한 판사는 “헌법 84조를 살펴보면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라고 적시한 뒤에 ‘재직 중’이라고 돼 있다”며 “거꾸로 ‘재직 중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는’이라고 적었다면 재직 중의 의미를 더 강조한 것 아니었을까. 재직 중을 제외할 죄명 뒤에 적은 것은 다른 이유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풀이했다.
그는 이어 “헌재에서는 관련한 헌법 해석 판단을 해야 하면 제헌헌법 회의록, 즉 처음 헌법을 만들 때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만들었는지 기록한 회의록을 찾아서 법의 취지를 분석한다”며 “개인적으로 비상계엄 이후 나온 헌법 84조에 대한 논문은 논외로 하고, 회의록과 그 전에 나온 84조에 대한 다양한 학계의 해석(논문)을 참고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헌재 근무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는 “소추의 범위 해석이 결국 관건인데 소추를 형사상의 소추라고 한 부분이 검찰의 공소 제기만 볼 수도 있고, 공소 제기에 따른 대통령 재직 중 통치 방해를 고려한 재판까지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결국 재직 중 소추라는 이 부분을 재판부마다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 어떤 재판은 멈춰 서고, 어떤 재판은 계속 진행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민주당 입법권으로 재판 멈춰 설 가능성도
민주당은 여러 법안으로 이재명 후보의 재판을 멈춰 세우려 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민주당 주도로 대통령 당선 시 진행 중인 형사재판 절차를 정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해당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현재 진행 중인 5개 재판은 재직 기간 중 전면 중단된다.

앞선 변호사는 “헌법 84조는 만들어진 이후 단 한 번도 적용됐던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헌재에서 판단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다만 대선 이후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헌재에 사건이 가게 된다면 헌재도 선출된 권력을 정면으로 흔들 수는 없을 것이기에 헌법의 취지보다 국민 여론 중 다수가 무엇인지 고려해서 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서환한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