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한 씨가 범죄수익 취득했다고 볼 만한 이유 있어”

일요신문이 확인한 추징보전 결정문에 따르면 법원은 “한 씨가 공소사실에 기재된 행위를 범해 범죄수익을 취득했다고 볼 만한 이유가 있고, 추후 추징재판을 집행할 수 없게 될 염려가 있거나 집행이 현저히 곤란하게 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적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3월 19일 가압류집행절차를 신청했다. 당초 검찰이 추징 신청한 재산은 주식회사 한앤브라더스 명의의 자동차 1대, 메이크홀딩스와 메이크커뮤니케이션 명의의 자동차 2대, 제3 채무자에 대한 한 씨와 관련 회사들이 보유한 예금 반환채권과 예탁금 반환채권 및 예탁 유가증권 등이었다.
하지만 법원은 “현재 한앤브라더스의 대표는 한 씨가 아니며 추징보전과 관련해 회사와 개인은 별개의 법적 주체”라며 한 씨의 개인 자산만 추징보전 대상으로 인정했다. 이에 검찰이 4월 30일 항고장을 제출했고, 사건은 고등법원으로 올라갔다.
#경영 컨설팅 한 번에 최대 9000만 원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공소기록에 따르면 박상현 전 바디프랜드 대표이사와 한 씨가 처음 만난 건 2020년 9월 청와대 공직감찰관 박 아무개 경감을 통해서다. 당시 바디프랜드는 표시광고법위반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었다. 그해 11월에는 의료기기법 위반으로 고발되기도 했다.
2020년 9월, 한 씨는 박 전 대표를 한 모임에 초대했고 이 과정에서 바디프랜드가 처한 상황을 듣게 됐다. 검찰은 바디프랜드 측의 어려움을 알게 된 한 씨가 자신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처럼 행세하면서 바디프랜드 측으로부터 청탁 또는 알선의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당시 한 씨는 박 전 대표에게 표시광고법 위반 사건에 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의료기기법 위반 사건에 차장검사 출신을 소개해 선임하게 했다. 2020년 12월에는 바디프랜드 측에 대관 컨설팅을 해주기로 하면서 바디프랜드와 한앤브라더스 사이에 ‘전략적 업무협력을 위한 합의 각서’를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한 씨는 박 전 대표에게 “대관을 할 때는 자신을 프로텍트(보호) 해야 한다. 드러내고 하면 안 되기 때문에 변호사를 내세워서 해야 한다”고 했다. 또, 판매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던 바디프랜드의 ‘팬텀메디컬’ 안마의자가 2021년 6월 식약처로부터 약 2억 2600만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게 되자 한 씨가 “회사에 수백억 원을 벌어다 줬다”며 법인카드를 요구했다는 내용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한 씨 측 “재판 통해 진실 밝혀질 것”
검찰은 2021년 9월 바디프랜드 측이 국정감사 증인 신청 명단에 오르자 한 씨가 국회의원 등 정치인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바디프랜드는 국정감사 증인 신청에서 제외됐고 같은 해 표시광고법 위반 재판에선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뒤이어 의료기기 위반 사건도 불구속 기소됐다. 이에 한 씨가 “대관·로비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고, (강 이사의) 시계 밀수 사건도 해결해야 해서 비용이 더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하며 돈을 요구했다는 것이 검찰 측 주장이다.
범죄 일람표에 적시된 컨설팅 비용을 보면 한 씨는 2020년 12월 14일부터 2022년 12월 30일까지 총 25회에 걸쳐 컨설팅을 진행했다. 1~15회까지는 매번 1815만 원을 받았고 16회차엔 약 9000만 원, 17회부터 9차례에 걸쳐선 건당 4235만 원의 컨설팅비를 받았다. 총 금액은 7억 4450만 원에 달한다.
검찰은 한 씨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사용한 법인카드 약 1억 5438만 원과 2021년 12월 29일 강 씨가 한 씨 계좌로 송금한 15억 원도 범죄 수익금으로 보고 있다. 법인카드의 경우 사용처 가운데 다수가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 시그니엘 호텔로, 많게는 한 번에 130만여 원이 결제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 씨의 측근인 양금란 전 바디프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4일 오후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변호사법을 위반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 전 CFO는 “당시 바디프랜드라는 회사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회사를 인수하는 입장에선 최대한 리스크를 줄여야 했다. 이를 위해 변호사를 소개한 것이지 그 대가로 돈을 받거나 로비한 적은 결단코 없다”고 말했다.
25번의 고액 컨설팅에 대해선 정당한 계약행위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B2C(Business to Customer·기업 대 소비자 영업) 사업 모델에 한계가 온 바디프랜드는 컨설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소장에 적시된 내용은 검사의 일방적인 의견일 뿐 무죄를 확신하고 있으며 추후 재판을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바디프랜드 강웅철 이사 역시 횡령 혐의로 재판행
한편 바디프랜드의 강웅철 이사 역시 횡령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바디프랜드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직무발명보상금을 지급할 수 없음에도 강 이사 측에서 정상적인 직무발명심의위원회 절차를 거친 것처럼 꾸며 2015년부터 직무발명보상금을 명목으로 9억 6810만 원을 횡령했다고 본다.
또 자신의 장모를 고문으로 위촉해 2015년 9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고문료 4억 9980만 원과 퇴직금 7억 원 등 약 12억 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조선비즈에 따르면 강 이사는 자신이 바디프랜드를 경영하던 2019년 6월부터 2020년 2월까지 강남 소재 한 유흥업소에서 법인카드로 총 1억 1845만 원을 사용했다. 명목은 접대비로, 한 번에 최대 875만 원을 결제했다. 이 밖에도 대표자가 같은 식당 두 곳에서 쓴 접대비는 3년간 총 2억 440만 원에 달했다. 2019년 2월부터 2023년 1월까지 병원 진료비 1554만 원을 법인카드로 사용한 혐의도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법인카드 부정사용과 횡령 등 혐의로 2023년 4월 바디프랜드 경영에서 물러났던 강 이사는 2024년 3월 다시 사내이사로 복귀했다. 바디프랜드 내부에서는 비리 의혹이 있는 강 이사가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바디프랜드지회(가전통신노조)는 지난 5월 7일 성명서를 내고 강 이사의 부도덕한 실태가 드러났다면서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가전통신노조는 “강 이사의 반복적인 법인카드 부정사용은 단순한 착오가 아닌 심각한 도덕적 결함을 드러내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이어 “회사는 2년 연속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300억 원이 넘는 배당을 주주들에게 지급하고 있다. 이는 단기적인 지분 수익을 우선시하는 경영 행태의 결과이며 기업의 장기적인 안정성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강웅철 이사의 사퇴를 요구했다.
일요신문은 바디프랜드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 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