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이 드러난 것은 손흥민 측의 고소장 접수가 알려지면서다. 입건된 인물은 2명, 20대 여성 1명과 40대 남성 1명이다.
20대 여성은 2024년 6월 손흥민에게 임신을 했다며 금품을 요구했다. 시간이 흘러 지난 3월에는 여성의 지인인 40대 남성이 손흥민 측에 접근해 협박했다. 곧 강남경찰서에서 이들을 체포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손흥민 소속사 측은 "이번 사건에서 손흥민은 명백한 피해자"라며 "허위 사실로 공갈 협박을 해온 일당에게 선처 없이 강력 법적대응을 할 것이다. 경찰이 조사 중이기에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알려드릴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갑작스러운 사건은 놀라움을 안겼다. 제한적 정보만 전해졌기에 혼란은 더했다. 5월 15일 밤 '조선일보'의 보도가 나오면서 비교적 자세한 내막이 드러났다. 손흥민은 협박을 한 20대 여성과 교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조작된 태아 초음파 사진을 보냈고 손흥민에게 3억 원가량을 받아냈다.
40대 남성은 20대 여성이 손흥민과 결별 후 교제한 인물이었다. 40대 남성이 뒤늦게 "임신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재차 금전을 요구했다. 손흥민의 매니저가 협박에 시달리다 손흥민에게 이를 털어놓자 손흥민이 고소를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알려졌다. 손흥민 측이 40대 남성에게 돈을 지급하진 않았다.

이 사건에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손흥민은 역대 최고로 평가받는 축구스타인 데다 영국 현지에서도 '나이스 가이'로 불리고 있기에 그와 관련해 '임신', '협박' 등의 키워드는 충격적이었다.
손흥민은 20대 초반이던 커리어 초기를 제외하면 큰 스캔들 없이 지내왔다. 한때 연예인과 열애설이 나왔으나 손흥민 측이 이를 부인하며 일단락됐다. 손흥민은 한동안 여자친구조차 없는 것으로 보였다. 그는 유럽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결혼하면 가족이 1순위다. 나에게는 축구가 우선이기에 결혼은 은퇴 이후에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의 뜻과 같다.
손흥민은 2022년 의외의 반지를 끼고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손흥민이 착용한 반지의 제품명은 '웨딩 밴드'였다. 당시 손흥민은 약지가 아닌 왼손 중지에 반지를 착용했으나 '커플링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왔다.
2024년 여름에는 '클럽 출입설'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당시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는 방한 경기를 치렀고 이 기간 '손흥민이 동료들과 서울 강남 클럽을 찾았다'는 이야기가 온라인에서 돌았다. '술값으로 3000만 원을 썼다'는 내용도 있었지만 이는 클럽 직원들이 영업을 위해 허위사실을 퍼뜨린 것으로 밝혀졌다. 손흥민 소속사는 이들을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실제 교제가 이뤄졌고 적지 않은 금액까지 오갔다는 점에서 이전과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번 시즌 경기력에 영향 미쳤나
이번 사건이 '손흥민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손흥민이 협박을 받은 시점은 2024-2025시즌이 시작되기 전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시즌 손흥민은 부진을 겪었다.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가 진행된 현재 7골을 기록해 지난 시즌 같은 시점 대비 10골이 줄었다. 리그 두 자릿수 골 기록을 8시즌째에서 마감할 위기다.
손흥민은 지난 4월 중순 부상을 입어 리그와 유로파리그를 포함 7경기에 결장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도 협박 건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초 부상 발표 당시 토트넘 구단 측은 "가벼운 발 부상"이라고 밝혔는데 결장 기간이 예상보다 길었다.
손흥민의 부진과 부상 등을 사건과 직접적으로 연관 짓기는 어렵다. 한 축구계 인사는 "이번 시즌 팀 자체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예년에 비해 기록이 저조한 것은 맞지만 부진의 원인이 손흥민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토트넘의 현재 리그 순위는 17위다. 지난 시즌 5위에 올라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따낸 것과 비교해 급락했다. 이 순위가 끝까지 유지된다면 2부리그로 강등됐던 1977년 이래 최악의 성적이다.
이 인사는 다만 손흥민이 스트레스가 많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여성에게 돈을 준 것도 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후로도 마음이 편치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팬들이 우려하는 점은 손흥민과 토트넘 구단이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사건이 불거졌다는 것이다. 토트넘은 오는 22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리그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기에 이 경기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손흥민은 독일과 잉글랜드 무대를 누볐지만 아직 커리어에서 우승이 없다. 챔피언스리그 등 주요 대회 결승 무대를 밟았으나 준우승만 경험했다. 리그 최고 성적도 준우승이다. 올해는 특히 팀 전력이 약화되는 추세에서 언제 또 다시 기회가 올지 알 수 없다.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수도 있는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큰 사건에 휘말린 손흥민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