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 씨는 2019년 3월부터 2020년 8월까지 공범들과 공모해 온라인 슈팅게임의 핵 프로그램을 제작·판매해 불법 프로그램을 배포(게임산업법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핵이란 온라인 게임 플레이의 유리한 위치에 자리잡기 위해 게임의 동작에 필요한 스크립트나 메모리를 변조해 조작하는 비인가 불법 프로그램을 말한다.
일부 게임 이용자들은 A 씨가 판매한 핵을 이용해 게임을 무력화하거나 일반 이용자들의 게임 진행을 방해했다. A 씨가 핵을 판매해 벌어들인 돈은 3억 8000만 원에 달한다.
게임 회사들은 해당 핵을 막기 위해 비용을 들여 패치 프로그램을 만들고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검찰은 이 부분을 근거로 A 씨에게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1심 법원은 A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면서 옛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을 근거로 판매대금 총액 중 1억 4441만 원에 대한 추징 명령을 선고했다.
옛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은 추징 가능한 범죄에 '업무방해'가 포함돼 A 씨의 수익을 추징할 수 있었다. 2022년 1월 법이 개정되면서, 현재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을 근거로는 범죄수익 추징이 불가능하다.
2심 재판부는 형량은 유지하면서도 추징 명령은 취소했다. 업무방해 범행의 주체가 A 씨가 아니라 A 씨로부터 핵 프로그램을 구매한 게임 이용자들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핵을 판매해 얻은 수익은 '게임에 접속해 핵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업무방해를 한 행위'로 생긴 재산이 아니"라면서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른 범죄행위에 의해 생긴 범죄수익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범죄수익 추징에 관한 판단을 다시 뒤집었다. 대법원은 '범죄행위에 의해 생긴 범죄수익'의 의미에는 범죄행위에 의해 새로 만들어진 재산뿐 아니라 그 범죄행위로 취득한 재산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과거 판례를 인용했다.
대법원은 "핵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피고인 A 씨와 해당 핵을 구매해 이용한 게임 이용자가 함께 업무방해죄의 공동정범이 된다면, A 씨가 취득한 핵 프로그램 판매대금도 업무방해죄에 의해 취득한 재산으로서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른 추징 대상이라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A 씨가 취득한 핵 프로그램 판매대금이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른 추징 대상임을 전제로 해 추징을 명령할 것인지 판단했어야 한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