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자를 다루는 학문을 ‘타이포그래피’라고 한다. 그런데 추사 김정희야말로 조선의 타이포그래피 이론가이자 파격적 문자 조형 세계를 구축한 전위적 타이포그래피 예술가로 부르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주목할 점은 그가 조형 예술가로서 추구한 궁극적 가치가 단순히 새로움을 좇는 데에만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추사는 옛것을 바탕으로 새로움을 창조하는 법고창신을 통해 파격의 미학을 이룩했다.
실학박물관의 ‘추사, 다시’는 이런 김정희의 파격에 대해 오늘날의 시각 예술이 응답하는 전시다. 동시에, 19세기 근대화의 문턱에서 살았던 김정희의 사상과 조형을 되짚으며 점차 잊히고 있는 우리 고유의 문자 조형이 오늘의 일상과 어떻게 호흡할 수 있을지를 모색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경기문화재단은 “김정희의 업적은 어느 날 갑자기 솟아오른 외딴섬 같은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축적된 우리 문자 조형의 토양 위에서 피어난 꽃이다. 그를 이해하는 일은 곧 우리가 쌓아온 문자 조형 세계의 지난 일면을 들여다보는 일”이라고 해석했다.
‘추사, 다시’는 동시대 시각 예술가 강병인, 김현진, 양장점, 함지은, DDBBMM의 작품을 통해 조선 후기 동북아 예술가로서 김정희가 이룬 성취를 오늘의 시각에서 다시 조명하고 그가 펼친 파격적 문자 조형 의식이 현대 타이포그래피와 어떻게 연결되고 확장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번 전시는 10월 26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관람시간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까지다. 정기해설은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진행하며 박물관 1층 로비 스크린 앞에서 시작한다.

이번 전시는 김가진과 후손들의 다양한 인물 관계망을 통해 개인, 가족, 대한민국의 역사가 독립과 통일로 하나 됨을 실증하고 있다. 또한 조선, 대한제국, 일제강점,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개화 선각자와 혁신 관료로 활약한 김가진이 독립이라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갔는지를 살펴 볼 수 있다.
특히 복벽주의(왕실복구)가 아니라 민주공화주의자로 일생의 마지막을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백의종군해 독립전쟁 현장에 투신하는 김가진의 정예일치의 철학과 실천은 광복 80년 우리 앞에 놓인 남북통일 과제 해결의 등불이 될 만하다는 평이다.
이번 전시는 경기도박물관과 동농문화재단이 공동주최하고 광복회가 후원한다. 관람은 무료이며 6월 29일에 종료한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정기해설은 11시, 오후 1시, 오후 3시에 진행한다.

전시는 조선백자의 유려한 곡선미, 고려청자의 비색과 연리문 장식기법, 철화·청화백자의 회화적 표현 등 한국 도자의 대표적 특성이 오늘날 어떤 방식으로 변주되고 이어지는지 살펴보고자 기획됐다.
이번 전시에는 강민수, 김덕호, 김호정, 박성욱, 양지운, 유의정, 이동하, 이송암, 이정용 등 총 9명의 한국 현대 도예가가 참여해 한국 전통 도자의 제작 기법과 형태 등을 작가만의 현대적 미감으로 재해석한 오브제 작품 11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각 전시 공간마다 참여 작가별 개인전 형식으로 진행된다.
강민수 작가는 양구 백토와 장작가마라는 전통 재료와 기법을 활용해 18세기 백자대호, 이른바 ‘달항아리’를 현대적으로 재탄생시켰다. 부드러운 곡선과 자연스러운 균형미로 조선백자의 소박하고도 고귀한 미를 그대로 구현했다. 김덕호 작가는 조선백자의 ‘면치기 기법’과 고려청자의 ‘연리문 기법’을 접목한 ‘흔적 시리즈’를 통해 시간의 흐름이 스며든 백자를 선보인다. 김호정 작가는 고대 빗살무늬 토기와 조선백자에서 형태를 차용하고 청화·철화 등의 색감을 장식적으로 더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조형미를 드러냈다.
이 밖에도 조선 초기 분청사기 ‘덤벙 기법’을 활용해 분장토 고유의 철학적 미감을 탐구한 박성욱 작가, 고려 전통공예의 ‘금입사 기법’으로 도자 표면의 장식성을 확장한 양지운 작가, 고려청자 특유의 ‘비색’을 바탕으로 색채 스펙트럼을 넓히며 전통색의 가능성을 실험한 이동하 작가의 작품이 함께 전시된다.
전통 흑자의 정서와 작가의 내면세계를 기하학적 형태로 표현한 이송암 작가, 조선 후기 가마터에서 발굴된 백자편 속 ‘갑발’ 요도구를 모티프로 백자 본연의 물성과 구조를 재해석한 이정용 작가, 그리고 조선 청화백자의 형태인 ‘입호’를 중심으로 ‘용문’, ‘모란당초문’ 등의 전통 문양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유의정 작가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