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에선 ‘송년특집’으로 올해의 10대 사건을 선정해 사건이 일어난 이후의 일들에 대해 심층 취재했다.
# 오원춘 사건(수원 토막살인 사건)
“모르는 아저씨에게 끌려왔어요. 성폭행을 당하고 있어요. 살려주세요.”
▲ 수원 토막살인 사건 현장을 조사하는 과학수사팀. |
퇴근하는 곽 씨를 납치해 잔인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토막 내 훼손한 오원춘 사건은 112신고센터의 안일한 대처와 경찰의 부실수사, 범죄 수법의 잔혹성 등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을 공분케 했다.
사건 이후 조사과정에서 경찰이 부실 수사를 하고 언론 대응과정에서 사건을 조작·은폐하려고 한 게 밝혀지면서 경기청 생활안전과장, 112센터장, 수원중부서장, 형사과장 등 11명의 담당관이 대규모 중징계를 받았다.
또한 피해자 유가족은 이번 사건으로 인육 유통 조직과 연계돼 있는 오원춘의 ‘계획된 살인’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리고 수원지방법원도 인육 공급 의혹 부분을 인정하며 1심에서 오원춘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그렇다면 사건이 벌어진 지 8개월이 흐른 지금 사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지난 18일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에선 오원춘에 대한 항소심 공판이 열렸다. 결과는 사형을 선고받은 1심과는 달리 무기징역이었다.
재판부는 “오원춘은 극도로 죄의식이 결여된 태도를 보이고 있고 범행 자체에 대해서는 중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면서도 “오원춘은 검찰 조사에서부터 ‘강간을 시도하려다 실패해 살해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범행 도구를 사전에 준비했거나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특히 1심에서 쟁점이 됐던 ‘인육 공급을 위한 사체 훼손’ 의혹은 2심에선 양형 조건으로 삼지 않았다.
이번 고법의 결과에 대해 피해자 유가족들과 네티즌들은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자의 동생 곽 아무개 씨는 “내가 직접 심판할 테니 오원춘 사형 집행하지 않을 거면 차라리 풀어 달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유가족들은 “국가가 우리를 버렸다”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오원춘 본인 역시 2심판결에 대해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오원춘의 변호를 맡은 김 아무개 변호사는 “오원춘이 2심 판결 이후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그 전에는 종교도 없었는데 같은 방 수용자들이 불경을 가져다주고 읽어보라고 권유를 했는지 선고 끝나고 보니 손목에 염주를 차고 나왔다”고 전했다.
한편 본지는 지난 4월 1040호를 통해 사건 현장 주변의 주민들 모습을 담았었다. 기자가 최근 동네를 다시 찾았지만 인근 주민들에게 오원춘 사건은 여전히 악몽으로 남아있었다. 한 주민은 “범인은 잡혔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다”면서 “또 다른 범죄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민들 사이에도 불신이 생기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 나주 초등생 성폭행 사건
▲ 전남 나주에서 7세 여아를 납치해 성폭행한 범인 고종석. 연합뉴스 |
평소 아동 포르노를 즐겨보며 소아성 기호증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고종석은 경찰에 검거되자 “범행 직전 술을 많이 마셔 범행 과정이 일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해 다시 한 번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사건이 벌어진 지 4개월이 지났다. 고종석은 현재 구속 상태로 광주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6일 고종석은 A 양에 대한 사과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선처를 바란다는 내용의 반성문을 담당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 양은 지난 10월 23일 열린 3번째 공판에서 고종석의 처벌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검찰은 공판에서, “아저씨(고종석)를 어떻게 하면 좋겠니”라는 질문에 A 양이 “혼내주면 좋겠어요”라고 답변한 진술 녹취록을 공개했다.
▲ 전남 나주 납치당한 초등학생이 잠을 자던 거실. 연합뉴스 |
치료 감호소를 통한 정신감정을 받은 고종석의 다음 공판은 내년 1월 초에 다시 열린다.
기자는 피해자 가족들이 현재 어떻게 살고 있는지 확인해 보려고 했다. 그러나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가족은 그날의 상처를 잊기 위해 나주를 떠나 모든 언론과의 접촉을 끊었다”고 전했다.
# 신촌 대학생 살인사건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잔인하게 살해된 대학생 김 아무개 씨(20)의 시신이 발견됐다.
김 씨는 지난 4월 30일 서울 서대문구 창천근린공원에서 인터넷으로 알게 된 이 아무개 군(16)과 윤 아무개 군(19), 홍 아무개 양(15) 등이 휘두른 칼에 40여 차례나 찔려 사망했다. 김 씨의 죽음에는 김 씨의 전 여자친구였던 박 아무개 씨(21)도 가담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했다. 이들은 ‘사령카페’를 중심으로 관계를 맺어왔으며 스마트폰 메신저에서의 다툼과 따돌림이 갈등의 주원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지난 10월 24일 피해자 김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이 군과 윤 군에게 각각 징역 20년 형을 선고했다. 또 살인을 방조한 여자친구 박 씨에게는 징역 7년을, 살해과정에 가담한 홍 양에게는 단기 7년 장기 12년의 징역형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화해를 하기 위해 선물까지 준비해 온 피해자를 사전 계획에 따라 범행 현장으로 유인해 잔혹하게 살해했다는 점에서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또한 재판과정에서 보인 피고인들의 반성은 진정성이 없고 진실에 기초한 것이라 볼 수 없었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김 씨의 유가족들은 선고 결과에 대해 형량이 너무 약하다며 반발했다. 이미 김 씨의 아버지는 지난 9월 서울서부지법에 “가해자들이 감형을 위해 재판에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만을 보이고 있다”며 피의자들의 ‘강력처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김 씨의 아버지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재판부가 극단적 인명경시 살인죄를 저지른 살인범을 용서해줬다”며 “검사와 논의해 항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울산 자매 살인 사건
“헤어지자는 말에 격분해서 그만….”
▲ 김홍일이 9월 13일 울산에서 자매를 살해한 혐의로 부산 기장군의 한 마을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연합뉴스 |
사건 직후 도주해 전국에 지명 수배를 받게 된 김홍일은 사건 발생 55일 만인 지난 9월 13일 부산 기장군 함박산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울산중부경찰서로 압송되어 온 김홍일은 검거된 심경을 묻는 질문에 “잡히고 나니 홀가분하다”며 미소를 지어 보는 이들을 분노케 했다.
김홍일이 검거된 지도 3개월이 지났다. 김홍일은 유치장 속에서도 기이한 행동을 보였다고 한다. 피해 자매의 아버지 박 아무개 씨는 “김홍일이 ‘20년 정도 복역하면 석방되니 그때 다시 여자를 만나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김홍일이 유치장의 다른 동료들에게 자신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검색 1위를 한 사실도 자랑삼아 이야기하고, ‘20년 뒤에는 스마트폰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는 말까지 했다고 전해 들었다”면서 “그런 범죄자는 사형시켜야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열변을 토했다.
#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밀항 시도
대규모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가 발생한 지난 5월 3일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56)이 회사 돈 200억 원을 빼돌려 중국으로 밀항하려다 경기 화성시 궁평항에서 해양경찰에 체포됐다.
3일 뒤인 6일 미래저축은행을 비롯해 솔로몬, 한국, 한주저축은행 등 4곳이 금융당국에 의해 영업정지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었다. 부실 저축은행으로 인한 고객들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됐지만, 김 회장은 자신의 신변만을 위해 거액의 회사 돈을 빼돌리고 해외 도피를 시도한 것이다.
김 회장의 중국 밀항 시도 사실이 전해지면서 네티즌들은 김 회장의 도덕적 해이를 비판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회장은 미래저축은행으로부터 1500억 원대 불법대출을 받아 리조트를 만들어 다른 사람 명의로 소유했으며, 아프리카 카메룬의 다이아몬드 매장량을 부풀려 주가를 조작했다는 CNK에 저축은행 돈을 투자하는 등 공금을 사금고화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에게 2007년 대선 당시 3억 원을 건넨 혐의까지 받고 있는 김 회장은 현재 구속 기소돼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 여의도 묻지마 범죄
▲ 여의도 칼부림 사건의 피의자 김 아무개 씨가 8월 24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남부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
지난 8월 22일 저녁 서울 여의도동 국회 앞 한 제과점 거리에서 김 아무개 씨(30)는 전 직장동료 김 아무개 씨(33)와 조 아무개 씨(여·29)의 옆구리와 등을 칼로 찌르고, 도주 과정에서 부딪힌 시민들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사건 직후 언론에서는 김 씨가 “자신을 따돌리던 옛 직장동료를 범행대상으로 삼았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사건 발생 두 달 후 드러난 그의 범행 동기는 비정규직으로 일하던 직장에서 개인사업자로 계약이 전환되는 바람에 신분이 더욱 불안해졌기 때문이었다.
수사를 담당한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수사과정에서 ‘신용평가사에서 열심히 일하면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는데 맘대로 풀리지 않아 실망이 컸다. 동료 직원을 죽이면 신용평가사가 직원 계약 관계를 바꾼 것이 세상에 드러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한편 구속 기소된 김 씨는 현재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한 상태다. 김 씨의 변호인은 지난 10월 25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공소 사실 대부분을 인정한다”며 “피고인이 성장 과정에서 겪은 가혹행위와 직장에서 당한 따돌림 때문에 우울증을 앓았던 점을 국민에게 호소하고 싶다”고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한 배경을 밝혔다.
이에 따라 김 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은 내년 1월에 열린다.
# 산부인과 의사 시체 유기 사건
올해 가장 뜨거운 키워드 중 하나는 수면유도제로 쓰이는 향정신성의학품 ‘프로포폴’이었다. 의사뿐 아니라 수많은 보건의료인들이 프로포폴을 불법으로 유통·투약하다 적발됐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산부인과 의사 시신 유기 사건’이었다.
지난 7월 31일 서울 강남구의 산부인과병원의 전문의 김 아무개 의사(45)는 환자 이 아무개 씨(여·30)가 사망하자 아내인 서 아무개 씨(40)와 함께 시신을 한강둔치에 유기했다. 이후 경찰에 검거된 김 씨는 “치료를 위해 이 씨에게 수면유도제를 투여했는데 몇 시간 뒤 와보니 이 씨가 사망해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이 씨 옆에 계속 있었고 둘 사이에 성관계가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씨는 주기적으로 김 씨에게 수면유도제인 프로포폴을 투약해 왔으며, 김 씨는 약물을 이용해 환자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지난 9월 20일 사건의 피의자인 김 씨가 법정에 섰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김 씨의 변호인은 “김 씨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신 유기를 도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아내 서 씨에 대해서 변호인은 “한강공원으로 김 씨를 뒤따라갈 때 서 씨는 남편이 시신을 유기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며 “시신 유기 공범이 아니라 사후 공범의 형태”라고 주장했다.
# 파주 화재
지난 10월 29일 경기 파주시 금촌동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중태에 빠진 남매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일을 나간 부모를 대신해 중증 장애인이 남동생 박지훈 군(11)을 돌봐왔던 누나 박지우 양(13)은 집에 화재가 발생한 당시에도 남동생을 보호하려다 함께 현장을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태에 빠져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누나 박 양은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11월 7일 눈을 감았다.
하지만 슬픔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36일 만인 지난 13일 오전 남동생 박 군은 뇌와 장기 손상에 따른 합병증으로 누나의 뒤를 따라 세상을 떠났다.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박 군의 추모식이 열렸다. 이날 추모식을 공동 주최한 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한 관계자는 “까다롭고 형식적인 장애아동 돌봄서비스 때문에 박 군이 변을 당했다”며 지원 조건과 서비스의 개선을 요구했다.
남매의 아버지는 “큰 딸(박 양)을 잃고 또 작은 아이까지 가슴에 묻게 됐다”며 “많은 국민들이 우리 아이들의 회복을 바라며 정성을 모아주셨는데 그 기대에 실망을 드린 것 같아 너무 슬프다”고 울먹였다. 이어 그는 “우리 가족이 겪는 슬픔이 다시 재발되지 않도록 정부에서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 구미 불산가스 누출 사고
▲ 경북 구미시 불산가스 누출사고 피해지역 주민들이 10월 7일 검진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서류를 접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단 몇 초의 실수가 한 도시에 엄청난 재앙을 가져왔다. 지난 9월 27일 경북 구미시 산동면에 위치한 주식회사 휴브글로벌 공장에서 탱크차에 실린 불산가스를 공장 내 설비에 주입하던 중 근로자의 실수로 탱크차의 밸브가 열리면서 가스가 유출됐다.
불산가스 누출 이후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불산가스가 인근 지역까지 퍼지면서 추수를 앞둔 농작물이 죽고 가축이 가스 중독 증상을 보이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정부의 대응 역시 사고가 발생한 뒤 12일이 지나서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는 등 미흡한 모습을 보여 구미 시민들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겼다.
사건이 발생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구미시는 여전히 사건의 후유증을 안고 있었다. 지난 17일 사고로 인한 피해 지역의 오염 농축산물 전량에 대한 폐기 처분 작업이 시작됐다. 구미시는 피해지역 내 소, 개, 닭, 염소 등 총 3654마리의 가축을 도살처분하고, 농작물 폐기물, 임목 등 9100여 톤을 오염농작물로 판단 전량 소각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피해 지역 주민들은 아직까지도 집을 떠나 환경자원화시설에서 피난생활을 하고 있다. 사고 당시 불산가스 누출로 인한 2차 피해로 호흡곤란 등을 호소한 주민 2000여 명이 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주민들의 건강은 다행히 많이 호전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정부에 대한 불신은 아직까지 가슴 깊이 자리하고 있었다. 주민 D 씨는 “사고가 발생하고 정확한 진단도 내리지 못했으면서 ‘안전하니 집으로 복귀하라’고 발표하며 주민들을 안심시키기에만 급급했다. 그리고 사고가 발생한지 한참의 시간이 흘렀는데도 정부에선 아직 보상 문제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정부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 뇌사자 장기기증 증가
4개월 된 E 군은 지난 4월 다발성 뇌경색과 뇌염으로 뇌사상태에 빠졌다. 부모는 아이의 갑작스런 발병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오랜 고민 끝에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환아의 심장은 확장성 심근염을 앓고 있던 11개월의 영아에게 이식됐고, 양쪽 신장은 만성 신부전으로 오랫동안 혈액투석을 받으며 고생하던 56세 여성에게 성공적으로 이식됐다.
자신의 장기를 다른 사람에게 기증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다. 그러나 지난 20일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센터는 올해 타인에게 장기를 기증한 뇌사자가 지난 11월까지 모두 375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2010년 268명, 2011년 368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국내 뇌사자의 장기 기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장기이식센터의 한 관계자는 “자신의 신체 일부를 나눠 다른 사람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는 뜻 깊은 일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라며 “장기이식센터와 병원도 생명이 위급한 환자 한 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고혁주 인턴기자 poet0414@ilyo.co.kr
무기징역이 더 괴롭다고?
오원춘 사건, 나주 초등생 성폭행 사건, 통영의 김점덕 사건 등 올해 벌어진 흉악범죄들이 하나 둘 판결이 나기 시작하면서 유가족들과 네티즌들 사이에서 때 아닌 사형제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형제 논란은 이전의 논란과는 조금 다른 양상이다. 사형제가 가진 ‘생명 존엄성 문제’가 아닌 ‘어떤 처벌이 더 고통스럽냐’를 두고 논란이 벌어진 것.
사건의 발단은 한 네티즌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사형은 절대 안 된다’는 요지의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그는 “사형은 죄책감을 갖는 범죄자에 오히려 평안함을 주는 처벌”이라며 “제정신이 아닌 범죄자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니 차라리 평생 옥에 가둬두는 고통을 겪도록 무기형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네티즌의 글에 반박하는 글도 많이 올라왔다. “평생 성폭행을 저지른 죄수를 재워주고 먹여주는 세금은 누가 내느냐”, “피해자 가족의 마음은 생각해 봤느냐”는 등의 의견이 올라온 것.
실제로 흉악범죄 피해자 유족들은 대부분 범인을 사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통영에서 발생한 ‘김점덕 사건’으로 딸을 잃은 한 아무개 씨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성폭행범들은 어떤 감시를 해도 다시 같은 범죄를 저지르기 때문에 사형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서울 중곡동에서 발생한 서진환 사건의 피해자 남편 박 아무개 씨는 “지난 추석 명절 때 가족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며 “서진환에게 꼭 사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어떤 형벌이 범죄자들에게 더 고통스러운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며 “사형이든 무기징역이든 흉악범들이 죄를 받아도 피해자들의 아픔이 쉽게 잊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