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통해 국부 유출을 막고 통화 주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원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도 만들어 놓아야 소외되지 않고 국부 유출도 막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후보는 “달러 외에는 설 자리가 없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에서 ‘디지털자산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병덕 의원(국회 정무위원회)은 지난 20일 ‘일요신문i’와 인터뷰에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 구축 필요성을 풀어놨다. 그는 “우리 디지털 경쟁력을 바탕으로 동남아 시장 등에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확대해 웹툰 등 K-콘텐츠에 (결제 방식을) 접목시키면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재명 후보 선대위에서 잘사니즘위원회 산하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민 의원은 홈플러스 사태 등을 언급하며 노동자 생존권 보장 등 민생 공약 내용과 포인트를 소개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18일 제1차 경제 분야 TV토론에서 강조했다시피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 구축을 비롯한 암호화폐 산업 육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디지털자산위원회가 구체적 로드맵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디지털자산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최근 TV토론을 하기 전 암호화폐 관련 쟁점과 대응 방향을 정리해 이 후보에게 전달했는데 예상 질문이 적중한 결과가 됐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제정·시행하면 암호화폐 제도화의 기초가 될 것이다. 원래 당 안에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를 설립할 예정이었는데 대선 국면을 맞아 선대위 디지털자산위원회로 우선 조직화했다. 대선 이후 당내 특위 설립을 논의할 예정이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통화주권에 미치는 위협이 있나.
“최근 홍콩에 본사를 둔 핀테크 기업 레돗페이(RedotPay)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는 카드를 국내에 출시한 사례 등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국내에 진출했다. 다만 우리나라는 이를 규율할 법적 토대가 없다. 또 국내 지급 결제 시장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사용 확대는 원화 사용의 필요성이 줄어든다는 말과 같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더 이상 대한민국 통화가 필요 없는 달러 기반 경제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지난 19일 한국경제인협회 실증 분석 결과를 보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240만 개 이상 급증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약 10% 급상승하고 코스피 지수가 10%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는 국내 통화 수요 위축과 자본 유출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구조와 관리 주체는 어떻게 설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는가. 일각에선 중앙은행 주도형 혹은 민간 주도형 방식이 거론된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통화 주권 수호를 위해 필요하지만 민간 영역에서 다양한 산업과 결합될 때 그 시너지가 커질 것으로 본다. 민간 주도형 방식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한편 이 후보나 선대위 디지털자산위원회가 논의하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준비자산 적립을 전제로 하는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이다. 문제가 됐던 테라·루나와 같은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이 아니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 나라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모델 중 한국이 참고할 만할 요소는 무엇인가.
“특정 국가의 규제 모델을 선택하기보다 여러 모델의 장단점에 대한 종합적 고민이 필요하다. 유럽연합(EU)은 자본금과 스테이블코인 발행금액을 연동하는 등 무분별한 발행을 제한하며 진입 장벽을 높이고 있고, 일본은 발행인을 은행과 신탁회사 등으로만 한정해 전통적으로 관련 업계에 치우쳐 있다. 미국은 ‘지니어스 액트’(미국 내 지급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유통을 규제하기 위해 마련된 법안)가 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일정 규모 이상 발행한 경우에만 감독 대상으로 규정한다. 이는 이용자 보호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지금은 전통적 금융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다. 우리가 암호화폐에 주목하는 건 새로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규제 등에 대해서는 다양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지난 18일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내세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 구축에 대해 북한의 테러자금 조달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금세탁 방지와 테러자금 조달 방지 같은 금융 규제 측면에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어떤 안전장치를 도입할 계획인가.
“이준석 후보의 암호화폐에 대한 무지 혹은 악의적 거짓말이라고 본다. 이준석 후보의 발언 중 틀린 게 있다. (그는) USDC(USD코인)는 자금동결기능이 있고, USDT(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테더)는 없는 것처럼 말했는데 대부분 스테이블코인은 자금동결기능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다른 일반 암호화폐도 마찬가지다. 불법성이 있다고 특정될 수 있는 지갑에 대해 암호화폐의 입출고를 제한하는 기능은 대부분 갖추고 있다. 거래소 등 암호화폐 사업자를 통한 거래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 국가가 FATF(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의 권고를 받아들여 ‘트레블룰’(국내 가상자산사업자 간 자금 이동 시 송·수신인 정보를 공유하도록 한 규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조세회피 수단은 해외 본사로 수익을 이전하거나 조세피난처를 이용하는 등 여러 방법이 쓰여 하나만 짚긴 어렵다. 먼저 제조업 같은 경우 ‘고정사업장 제도’(외국 법인이 타국에서 일정한 장소를 통해 지속적으로 사업을 수행하면 그 장소를 해당 국가의 고정사업장으로 보고 과세권을 인정하는 것) 등 장치가 유용했다. 하지만 플랫폼 서비스는 자회사나 대리인을 통해 국내에서 사업을 한다고 해도 정작 서버는 해외에 있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에 두고 있어 직접 과세가 어려운 상황이다. 프랑스나 캐나다처럼 우리나라도 디지털세 필라1(Pillar1·글로벌 기업이 실제 이윤을 창출한 국가에 수익 일부에 대한 세금 납부)을 도입하거나 고정사업장 기준 변경,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조세회피 프로젝트의 Pillar2(Pillar2·글로벌 최저한세 도입)가 적용되도록 고려돼야 한다. 다만 디지털세 도입이나 고정사업장 인정 기준 변경은 국제적 합의가 필요할 수 있어 논의 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당시 세미나에서는 구글코리아의 실제 법인세 납부액이 원래 부담했어야 할 금액 대비 ‘48분의 1’(최소치) 수준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와 같은 세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 중인 구체적인 입법 방안은 있나.
“그보다 먼저 글로벌 플랫폼 서비스 기업은 국제적 합의를 전제로 고정사업장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 국내에 서버나 지사 없이 실질적 경제활동을 지속하면 국내에 고정사업장이 있는 것으로 간주해 그 매출에 대해서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디지털세 논의가 필요하다. 글로벌 매출과 국내 매출 기준을 모두 충족하면 국내 매출의 일정 정도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나아가도록 논의가 필요하다. 프랑스나 영국이 이미 도입했다.”
—글로벌 플랫폼 서비스 기업들의 국내 사회공헌 수준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고려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국회 ESG(환경·사회·지배구조)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 서비스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은 콘텐츠·노동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는 사회적 책임에 대해 명시적으로 공시하도록 하는 규제가 없다. 있다 하더라도 주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한국거래소가 이를 공시하도록 할 뿐이므로 대부분 유한회사거나 비상장회사인 글로벌 플랫폼 서비스 자회사는 이마저도 예외다. 따라서 ESG 공시 의무화를 통해 글로벌 플랫폼 서비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를 제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는 ‘을’에 대한 이 후보와 민주당의 태도를 보여주는 곳이다. 이 후보의 10대 공약에 포함된 ‘을의 협상력 강화’ 정책은 위원회 활동 방향과 맞닿아 있다. 가맹점주, 대리점,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일반적으로 ‘을’ 지위에 놓인 이들의 협상력을 제도적으로 강화함으로써 실질적인 권익 보호는 물론 경제의 선순환을 함께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최근 홈플러스 소속 노동자와 입점 업주들이 민주당 선대위를 상대로 홈플러스 법인 회생 사태를 촉발한 MBK파트너스에 대한 국회청문회 개최를 촉구한 일이 있었다. MBK파트너스나 홈플러스에 대한 위원회의 입장과 대응 방향은.
“지난 19일 홈플러스 경영정상화를 요구하며 19일째 단식 중이던 안수용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지부장이 국회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홈플러스에 생계가 걸린 노동자들과 입점 점주들은 회사를 살리고자 애쓰고 있다. 그럼에도 홈플러스는 지난주 전국 17개 점포 임대 점주에게 임대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는 과거 다른 회사를 인수·매각한 방식 사례 등에 미루어 처음부터 이익만 챙기고 빠지기 위해 설계된 게 아닌지 의심된다. 신용등급 하락을 미리 알고도 대규모 전단채를 발행한 정황에 대해서는 이미 검찰이 수사 중이지 않나.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에게 있다. 김 회장은 사재 출연 규모와 시기를 정해야 한다. 그의 형사적 책임과 별개로 이와 관련한 청문회 개최 등 모든 수단을 위원회가 강구할 것이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