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는 현재 임차해 사용 중인 점포 건물의 임대인들을 상대로 임대료를 30~50% 인하해줄 것을 요구하며 협상을 벌이다 최근 협상이 결렬된 17개 점포 건물 임대인 측에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전국 126개 홈플러스 지점 가운데 다른 사람이나 법인 소유의 건물을 임차해 영업 중인 곳은 총 68개 지점으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

이들 지점에 입점해 영업 중인 업주들은 언제 폐점하게 될지 모르겠다며 극심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회생절차 개시 이후 홈플러스 방문 고객 수가 줄어 매출 타격을 입었는데 상황이 개선되기보다는 더욱 악화된 꼴이다. 홈플러스는 “폐점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추후 협상을 진행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마트노동조합은 “회생을 위한 협상이 아닌 사실상 청산 수순임을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며 반발했다.
소속 직원들의 고용 문제에 대해서도 홈플러스는 “해당 점포에 소속된 모든 직원들의 고용은 보장할 계획으로, 이로 인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조합은 “고용안정지원제도 역시 주변에 점포가 있을 때 논의할 수 있는 것이지 주변에 갈 수 있는 점포가 없을 때는 어떻게 보장할 것이냐”며 우려를 표했다.

다른 업주 B 씨는 “우리 지점 홈플러스 정산 담당자는 ‘이 많은 지점을 폐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협상 중인 상황’이라며 점주들을 달랬고, 홈플러스 본사 담당자는 연락이 안 된다”며 “폐점이 된다면 어떻게 보상이 이뤄지는 것인지, 대안은 있는지 알 수 없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건물 임대료 인하 협상이 진행 중인 나머지 44개 지점도 일부가 폐점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어 해당 지점에 입점해 있는 업주들은 극심한 불안을 호소 중이다.

일부 입점 업주는 회생 절차 돌입 이후 홈플러스 측으로부터 입점 수수료 인상을 요구받았다며 황당함을 드러냈다. 한 홈플러스 매장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D 씨는 수익 대금 정산(입금)이 지연되고 있던 지난 3월 홈플러스 측으로부터 입점 수수료 1% 인상(매출의 23.5%→24.5%)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식자재가 비싸져서 마진 비율이 높아봐야 20%인데 마진 비율 이상으로 입점 수수료를 받으면서 매년 또 1%씩 올리는 것은 사실상 장사를 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 홈플러스 회생 돌입 후 매출도 줄었는데 동일 비율로 수수료를 올리는 것은 비양심적”이라고 꼬집었다.
양창영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장(변호사)는 “회생 절차 개시 후 홈플러스가 고객의 신뢰를 잃어 입점 업체들의 매출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수료 인상으로)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가려는 것”이라며 “입점 점주 입장에선 수수료 인상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점포에서 나가라 식의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 있다. 홈플러스와 입점 업체의 실질적 지위 관계를 고려했을 때 이는 부당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지난 16일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서울회생법원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매장이 사라진 노동자들의 일자리는 누가 책임지고 입점 업주들의 생계는 누가 보장하냐”며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서라도 책임을 져야 한다. 홈플러스는 17개 점포 계약 해지 통보를 즉각 철회하고, 재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