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호텔이 아워홈 인수에 9000억 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쓰는 것을 두고 아워홈 기업 가치 대비 ‘무리한 인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수 가격을 기준으로 환산한 아워홈의 가치가 상장 경쟁사들의 시총 합계를 웃돌아 ‘고평가 논란’이 일고 있다. 아워홈과 지난해 매출(2조 2440억 원)이 비슷한 수준인 △CJ프레시웨이(3조 2247억 원) △현대그린푸드(2조 2704억 원) △신세계푸드(1조 5347억 원) 등 3개 기업의 시가총액(22일 기준)은 각각 3039억 원, 5848억 원, 1307억 원이다. 한화호텔의 인수 대금을 기준으로 한 아워홈의 시가총액은 1조 4832억 원으로, 앞의 3개 회사 시가총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대표적 기업가치평가 방법인 PBR(주가순자산비율), PER(주가수익비율) 관점에서 아워홈의 적정 주가는 지난해 실적 기준 각 2만 1380원, 2만 6083원 수준으로 한화호텔의 실제 아워홈 인수 가격(1주당 6만 5000원)보다 한참 낮다.
한화호텔은 아워홈의 현재 기업가치보다 앞으로 한화그룹 계열사들과 낼 시너지 효과에 중점을 둔다는 입장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은 지난 20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열린 ‘아워홈 비전 2030’ 선포식에서 아워홈은 한화그룹이 보유한 한화로보틱스, 한화푸드테크 등과 협업해 원가 절감을 통한 밸류 체인 확대, 생산 물류 전처리 효율화, 주방 자동화 기술력 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아워홈은 2030년까지 매출 5조 원, 영업이익 3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단체급식 거래처 이탈 가능성 탓에 목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의 시선도 있다. 아워홈은 2000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뒤 범LG가와 혈연관계를 토대로 계열사 급식 사업을 운영해왔다. 현재 △LG △LS △GS △LX 등 범LG가에 전체 계약 물량의 약 40%를 공급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한화그룹으로 넘어간 아워홈과 단체급식 서비스 계약 관계를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지분 여건상 한화그룹이 아워홈에 대해 주요 의사 결정 등 전반적인 기업 지배권을 행사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아워홈 정관에 따르면 주요 의사결정에는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2 이상(약 66%) 동의가 필요하지만 현재 한화호텔의 확보 지분은 절반이다. 구지은 전 부회장과 구명진 씨가 지분 40.27%를 보유 중이다. 특히 구 전 부회장은 과거 한화그룹의 아워홈 인수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이력이 있어 향후 이들이 의사결정 과정에 견제자 역할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화호텔은 아워홈 인수를 위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크레딧앤솔루션과 인수목적회사(SPC) ‘우리집에프앤비’를 설립해 각각 2500억 원씩 투입했다. 나머지 인수 금액은 우리은행의 인수 금융을 통해 조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호텔은 2500억 원을 자체 보유 현금과 일부 외부 차입으로 조달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276억 원에 불과해 단순 계산으론 1000억 원 이상을 외부에서 차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호텔은 올해 1분기 기준 1년 내로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및 사채가 2390억 원에 달한다. 기타 금융부채도 1235억 원이 1년 내 만기 예정이다. 한화호텔은 채무 상환을 위해 지난 4월 11일 900억 원대 공모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영업 실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한화호텔은 2023년(-431억 원)과 2024년(-244억 원)연속으로 연결기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도 당기순손실 104억 원을 기록했다. 결손금은 동기 기준 1853억 원까지 쌓였다. 한국신용평가는 “한화호텔의 현재 상황으로는 단기성 차입금과 CAPEX(자본적 지출), 금융비용 등 단기 자금 소요를 충당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며 “여기에 아워홈 지분 인수에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면서 보유 유동성 및 영업 현금 창출력 대비 큰 규모의 인수 자금 지출로 차입 부담 증가와 재무안정성 저하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화호텔의 재무 여건을 고려했을 때 우리은행에서 인수 금융으로 조달할 나머지 금액은 모두 아워홈이 갚아야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아워홈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886억 원, 당기순이익 553억 원을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같은 기준 이익잉여금이 6994억 원까지 쌓였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같은 기준 1176억 원으로 집계됐다. 부채 비율은 2023년 113%에서 2024년 88%까지 내려왔다. 한국기업평가는 “한화호텔의 인수 금융 상환 부담으로 인해 아워홈의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며 “인수목적법인(우리집에프앤비)은 자체 사업을 영위하지 않기 때문에 차입금 상환을 위한 재원 확보를 자회사(아워홈) 현금 흐름에 의존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화호텔은 2020년 FC부문(위탁급식 및 식자재 유통 사업)을 물적 분할해 설립한 푸디스트를 사업 효율화와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당시 FC부문이 사내 사업부문 중 매출 실적이 가장 우수해 의문을 자아낸 바 있다. 2019년 기준 한화호텔 FC부문 매출은 7190억 원으로 리조트와 호텔 부문 매출 5548억 원을 크게 앞섰다. 당해 리조트와 호텔 부문은 236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반면 FC부문은 영업이익 91억 원을 기록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푸디스트를 매각하지 않고 계속 가져갔다면 지금 9000억 원이라는 큰 비용을 쓸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며 “경영진의 연속된 실책”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푸디스트의 경영 실적이 양호하다 보니 ‘구관이 명관’이라며 급식사업 재진출을 노린 것 같다”며 “회사 입장에서 상황에 맞춘 유연한 경영판단이라고 주장할 수는 있지만, 그러한 결정에도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현 경영진의 전략이 과연 그에 부합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