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외광고물법에는 ‘전광판을 설치하려는 사업자는 관할 지자체의 설치 허가를 득한 뒤 전광판을 설치·운영해야만 한다’고 규정돼 있다. 연제구청 입장에서 인·허가 사업과 관련해 신청서가 접수되면 관련 규정에 따라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업자 간의 분쟁이 예견됨에도 충분한 논의 없이 관련 절차를 추진해 논란을 방조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애드클래스 관계자는 “B 건물 옥외광고판 허가 과정에서 수차례 민원을 제기하고, 심의 과정에서 기존 업체의 의견도 수용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모두 묵살을 당했다”며 “광고시장이 바뀌면 법령과 제도도 변경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 구청에서 업자 간의 분쟁을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청에서 인근 건물의 옥외광고판 설치를 허가하면서 상당한 영업권 침해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토로했다.
B 건물 옥외전광판의 경우 허가 신청 이전에 무단으로 설치 공사를 강행해 구청으로부터 철거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부산연제경찰서는 관련 혐의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업권 분쟁 외에도 두 사업자 간의 옥외광고판 설치 허가 과정에서의 심의가 형평성 있게 진행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애드클래스 관계자는 “심의 과정에서 우리에게는 ‘빛 공해로 인한 인접 건물 입주자와의 사전 합의’ 등 전광판 설치 후 예상되는 문제들을 해결하라고 했는데, B 건물 측에서는 우리 쪽의 아무런 입장조차 듣지 않았다”며 “심의가 형평성 있게 진행됐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형평성 논란을 부추기는 또 다른 사례도 있다. A 건물과 B 건물 외벽 전광판 설치의 신청에서 허가까지 모두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렸으나, B 건물의 경우 구청의 철거 조치 이후 사업자가 한 차례 바뀌었는데도 별다른 행정절차의 중단 없이 사업자 변경 시점 이후로 한 달 만에 허가가 난 것이다.
연제구청은 절차에 따라 행정을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연제구청 조용화 창조도시과장은 “적법하게 심의를 거쳤으며, 관련 법령에 따라 허가를 내줬다”고 밝혔다. 연제구청 창조도시과 광고물관리계장은 “두 사례 모두 6개월간의 행정절차 및 심의에 따른 것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통행차량 운전자의 피로감도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연산교차로를 지나 부산시청으로 매일 출퇴근하는 한 공무원은 “운전을 하거나 신호 대기를 하고 있자면, 마치 한 건물에 있는 것과 같은 전광판 두 개에서 비치는 광고 이미지가 피로감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