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는 해당 가방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 씨는 “유 씨로부터 교환해서 받은 뒤 잃어버렸다”는 입장이고, 수행비서 유 전 행정관은 “전 씨가 교환을 요청해 두 차례 교환한 게 전부”라고 선을 긋고 있다. 또 김건희 여사는 “받은 바 없고 교환했다는 내용도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정황상 ‘김 여사에게 건네졌을 가능성’이 높지만 실물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검찰 수사가 미궁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샤넬백 찾아 압수수색 펼치는 검찰
검찰은 윤 전 통일교 본부장이 건넨 샤넬 가방 두 개 제품과 가격을 특정했다. 윤 전 대통령 취임식 이전인 2022년 4월 구매한 첫 번째 선물은 당시 802만 원짜리 제품으로, 윤 전 본부장이 구매해 건진법사 전 씨에게 건넸고, “젊은 사람 취향에 맞게 바꿔달라”는 전 씨의 부탁에 유 전 행정관은 85만 원을 보태 다른 제품으로 바꿨다. 이어 취임식 이후인 2022년 7월에는 가격이 500만 원가량 더 비싼 1271만 원짜리 가방이 전달됐고, 유 전 행정관이 다시 200만 원 정도를 보태 다른 제품으로 교환했다. 샤넬 가방 외에도 영국 그라프 목걸이도 김 여사에게 선물하기 위해 구매했다는 게 윤 전 본부장 측 진술이다.
검찰은 2000만 원 상당의 샤넬 가방 두 개 등 선물들이 캄보디아 사업 등 통일교 현안을 풀기 위한 조직적인 청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샤넬 가방 두 개가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되고 그 대가로 오간 구체적인 청탁을 입증해야 하는데, 현재 검찰 수사는 ‘샤넬백 확보’에서 막혀 있다.

검찰은 김 여사 집에서 찾지 못한 가방 실물을 확보하기 위해 윤 전 본부장과 건진법사 전 씨, 유 전 행정관 집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고, 최근에는 김 아무개 21그램(인테리어 업체) 대표의 집도 압수수색했다. 유 전 행정관이 2022년 7월 구매된 가방을 샤넬 매장에서 웃돈을 주고 다른 제품과 바꿀 당시 21그램 대표의 아내가 동행했기 때문이다. 유 전 행정관은 검찰 조사에서 “21그램 대표의 아내가 샤넬 최우수고객(VVIP)이라 제품 교환 때 동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수 수사 경험이 많은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가방을 구매한 이력이 있다는 것만으로 뇌물로 특정하면 법원에서 무조건 무죄가 나온다”며 “구매한 가방의 일련번호와 김 여사가 소유하고 있는 실제 가방의 일련번호가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해야만 뇌물로 입증할 수 있고 이를 위해 가방을 확보해야만 하는 게 검찰의 숙제”라고 설명했다.
#21그램 등장에 ‘멈출 수 없는’ 김 여사 배후 의심

검찰은 최근 수사팀을 증원하며 ‘김건희 여사에게 건네진 가방’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형사1부 소속 검사 1명을 임시로 추가 배치해 수사 검사를 6명에서 7명으로 늘렸다.
#대통령 배우자는 처벌 불가?
검찰이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청탁금지법의 법리적 한계다. 청탁금지법에 따르면 공직자는 대가성과 관계없이 1회에 100만 원이 넘는 금품을 받으면 처벌 대상이지만 배우자에 대한 처벌 규정은 없다. 2024년 10월 서울중앙지검이 디올백 관련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해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도 이 때문이다. 검찰은 4월 30일 아크로비스타 자택을 압수수색할 때도 김 여사에게 ‘참고인 신분’을 적용했다고 한다.
공직자(윤 전 대통령)에게 신고 의무는 있지만 만약 김 여사가 전 씨를 통해 샤넬 가방 등 선물을 받은 것을 윤 전 대통령이 인지하고 있었음을 입증하지 못하면 역시 처벌이 쉽지 않다. 검찰이 청탁금지법이 아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적용하는 안도 검토 중인 이유다. 알선수재는 공직자가 아닌 배우자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알선수재는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해 일이 잘되도록 돕거나 편의를 봐준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거나 요구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언론 보도에 나온 것만 보면 김 여사가 가방을 받았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수사를 하는 게 당연하지만, 법원에서 유죄가 나오려면 검찰이 ‘청탁을 구체적으로 듣고 이를 구체적으로 윤 전 대통령이나 대통령실 직원들에게 전달했다’는 것까지 입증해야 한다”며 “결국 그 시작은 가방인데, 가방을 정말 받았다는 것을 검찰이 입증할 수 있다면 구속영장 청구가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서환한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