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대통령은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취임선서를 했다. 그는 취임사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대한민국 주권자의 충직한 일꾼으로서, 5200만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위탁받은 대리인으로서, 21대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주어진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국민이 주인인 나라 △다시 힘차게 성장 발전하는 나라 △모두 함께 잘 사는 나라 △문화가 꽃피는 나라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 등 다섯 가지를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대통령실과 내각 인사에 속도를 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 직접 나와 “나는 오늘 국민에 대한 충직함과 책임, 그리고 실력을 갖춘 인사들과 함께 국민주권 정부의 새 출발을 시작한다”며 새 정부 첫 인선을 발표했다.

대선 과정에서 이 대통령 당선 이후 김 후보자의 정치행보에 대해 여러 추측이 나왔다. 국무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 차출도 그 중 하나였다. 이 대통령의 후임 당대표 도전, 내년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 등도 거론됐다.
이 대통령은 김 후보자에 대해 “풍부한 의정활동 경험과 민생 정책역량, 국제적 감각과 통합의 정치력을 갖춘 인사로, 위기 극복과 민생경제 회복을 이끌 적임자”라며 “내각과 국회, 국민 사이를 잇는 조정자로서 새 정부 통합의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되리라 믿는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5일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데 대해 “지금은 제2의 IMF 때와 같은 어려운 상황이다. 민생과 통합 두 가지를 매일 (마음에) 새기겠다”며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민생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국민과 사회 각계 말씀을 최대한 청해 듣겠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는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지명됐다. 이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지낸 외교·안보·통일 전문가다. 이 대통령은 “NSC를 책임지며 국정원 정보 수집 능력을 강화하고 정보전달 체계를 혁신한 경험을 토대로 통상 파고 속에 국익을 지켜낼 적임자”라며 “특히 북한 문제를 연구하고 정책을 집행했던 전문성을 토대로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열 인사”라고 강조했다. 두 후보자는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이어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에는 위성락 의원이 임명됐다. 위 실장은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주러시아 대사 등을 지낸 정통 외교관료 출신이다. 대선 기간을 거치며 이 대통령의 외교·안보 공약을 만든 설계자로 알려져 있다. 특히 ‘미국통’이라 미국 트럼프 정부를 상대할 적임자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외교안보 분야의 풍부한 정책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실용외교, 첨단국방,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라는 국정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비서실장에 이 대통령은 3선의 강훈식 의원을 발탁했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당내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으로 사상 첫 ‘1970년대생 대통령 비서실장’ 기록을 남기게 됐다. 젊은 비서실장 임명을 통해 산적한 국정 현안을 역동적이고 신속하게 풀어내겠다는 구상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강 실장은 ‘전략통’으로 꼽힌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경선캠프 총괄선거본부장,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 등을 맡아 선거전략을 이끌었다. 이 대통령은 “대선을 총괄한 전략가이자, 경제와 예산에 전문성을 가져 향후 국정 조력자로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실장은 그동안 당내에서 계파색이 옅고 ‘친명계’로 분류되지 않았다. 이에 이 대통령이 초기 경선캠프를 구성하며 총괄선거본부장직에 인선했을 때는 당내 통합을 강조하기 위한 일종의 ‘탕평책’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선대본 종합상황실장에 이어 최측근인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맡으면서 친명 핵심으로 떠올랐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이 비서실장직을 두고 가장 고민을 많이 했다는 전언이 나온다. 강 실장 역시 국회의원직을 내려놓는 문제 등 여러 요인 때문에 대통령실 합류를 마지막 순간까지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강훈식 실장이 과거 대통령 복심들이 임명돼 수행한 비서실장과는 전혀 다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종의 ‘레드팀’ 성격을 갖는다는 것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 의사결정 스타일은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듣는다고 한다. 대선후보 당시 당내 강경파들이 주도적으로 사안들을 밀어붙일 때 이 대통령은 강 실장의 얘기를 항상 마지막에 들었다고 전해진다”며 “이 대통령과 오랜 시간 손발을 맞춘 ‘친명계’ 인사들은 대부분 대통령 비서실에 포진됐다. 이들이 대통령 참모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당내에서도 각종 개혁 추진을 준비 중이다. 강 실장은 이들의 의견에 균형을 잡아주고 대통령에 쓴소리를 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원조 친명 그룹인 ‘7인회’ 중 한 명인 김남국 전 의원은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 임명됐다. 또 다른 멤버인 김병욱 전 의원은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금융위원장 등의 하마평에 올랐다. 정성호 김영진 문진석 의원 등도 여러 직책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중이다.
윤 전 대통령 탄핵 체포국면에 논란이 됐던 대통령경호처 처장엔 황인권 전 육군대장이 발탁됐다. 12·3 비상계엄에 연루된 핵심 군 인사들이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것과 달리, 황 처장은 육군3사관학교를 나왔다. ‘비육사’ 출신으로서 4성 장군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황 처장은 2020년 예편 뒤 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캠프에 합류해 활동했고, 이후 이 대통령 당대표 시절 민주당에서 국방안보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등 이 대통령의 군사·안보정책을 보좌했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개인을 지키는 사병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경호처 조직을 일신하고, 국민을 위한 열린 경호를 만들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황 처장과 함께 경호처를 이끌 경호처 차장에는 박관천 전 경정이 임명됐다. 박 차장은 경찰 출신으로 2014년 박근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다가 이른바 ‘정윤회 문건’을 작성한 인물이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신속대응단 부단장을 지냈다. 경호처는 황 처장과 박 차장 ‘비경호처’ 출신이 투톱을 맡게 됐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앞서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이번 윤 전 대통령 체포 난국을 겪으며 경호처를 폐지하고 대통령 경호 업무를 경찰에 맡기는 방안도 고려했다”며 “하지만 경호처 수뇌부 인사를 가장 먼저 했다. 친윤 경호처를 정리하고 수습하겠다는 계산도 있지만, 당분간은 경호처를 존치하겠다는 의미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은 계파·친분보다는 능력과 전문성을 중심으로 인사를 중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다만 이번 정부는 인수위도 없이 바로 출범했다. 논의를 통해 의견을 조율할 시간 없이 바로 업무에 들어가야 한다. 그러다보니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검토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