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법원은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검찰과 달리 사법부 지형을 흔드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여론이 적지 않은 탓에 ‘대법관 증원’ 등이 실제로 추진되면 그때 대응해도 늦지 않다는 게 지배적인 분위기다.
#1년 안에 검찰 사라질까

검찰은 기소 여부를 판단하고 공소를 유지하는 기관으로 권한이 줄어들고, 기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신설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권력형 비리 수사를 전담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위공직자 관련 비리를 수사하는 공수처는 규모와 수사 권한을 더 확대하고, 신설되는 중수청이 기업이나 각종 중대 범죄 수사를 전담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민생 범죄와 공안 관련 범죄는 경찰이 담당하면서 경찰과 공수처, 중수청이 각각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루게 될 전망이다. 검찰은 이들 기관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 기소 여부만 결정하는 구조가 되는 셈이다.
민주당은 곧바로 검사에 대한 징계 제도도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는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돼야만 파면되는 기존 검사 징계 제도를, 일반 공무원처럼 자체 징계만으로도 파면할 수 있도록 하는 ‘검사 징계 파면제도’를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5일에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징계청구권자를 기존 검찰총장에서 법무부 장관까지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검사징계법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날 본회의에서는 내란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해병대원 특검법 등 3대 특검법도 처리할 예정이다. 기존 검찰의 수사 대상이던 사건들에서 ‘손을 떼라’는 메시지를 날린 셈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에는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내세워 법원이나 이명박 전 대통령, 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검찰이 조직을 운신할 기회를 받았다면 이번에는 아예 주요 수사를 할 기회주차 주지 않으려는 것 아니겠느냐”며 “현재 검찰총장 등 수뇌부가 어떤 노력을 해도 이를 타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안타까워했다.
추가적인 검사 처벌법안 처리 가능성도 높다. 이 대통령 공약에는 ‘형법상 피의사실 공표죄’와 ‘수사기관의 증거 조작 등에 대한 처벌 강화’ 등도 있다. 검찰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거듭 강조했던 만큼 3~6개월 안에 검찰 조직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검찰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성장 기회 공수처, 존중받는 헌재, 위기의 법원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의 신분 보장도 강화될 전망이다. 현재 공수처 검사는 3년마다 대통령 재가를 받아 최장 12년 동안 일할 수 있는데, 이는 기존 검사보다 ‘보장’이 약하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헌법재판소 역시 권한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이미 헌법연구관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내놓았고, 민주당은 법원 판결의 위헌 여부도 헌법재판소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재판소원’ 관련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1소위에 회부한 상태다. 현재 헌재의 헌법소원 심판 대상은 국회가 제정한 법률 등에 한정된다. 그런데 이 대상을 법원 판결까지 넓히면 사실상 재판 확정 권한이 대법원이 아닌 헌재에 부여되고, 헌재가 ‘4심’의 역할을 하게 된다.

민주당은 법원도 손봐야 한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대법원에 대해서는 대법관 정원을 현재 14명에서 30명 등으로 증원하자고 주장하는 등 권한을 분산시키려 하고 있다. 또 압수수색 영장 발부 전 판사가 사건 관련자들을 심문하는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도입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수사기관의 무리한 수사를 제한하기 위해 법원에 더 깐깐한 심문을 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도 그렇고, 노무현 정부도 그렇고 항상 진보정권이 등장하면 법원과 검찰 엘리트 중심의 조직 의사결정과 문화에 대해 손봐야겠다는 의지가 강한데 이번에도 비슷한 5년이 되지 않겠느냐”며 “어느 정도는 검찰과 법원의 업보일 수 있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경우 본인이 직접 수사 대상이자 재판 피고인이었다보니 개혁 방향에 대해 검찰과 법원 안에서 반발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여러 해석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서환한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