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근깨가 가득한, 우스꽝스러운 얼굴 모양의 라부부는 처음 선보인 지 10년이 지났다. 일부 마니아들이 있긴 했지만 지금처럼 화제를 모으진 못했다. 그러다 지난 4월 출시한 ‘라부부 3.0’ 블라인드 박스가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고, 웃돈을 줘도 구하지 못할 정도로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팝마트는 ‘스타 마케팅’이 주효했다고 자평한다. 팝가수 리한나, 전직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 블랙핑크 멤버 리사 등이 라부부를 지니고 있는 광고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틱톡’을 비롯한 SNS(소셜미디어) 등에서 라부부와 관련된 짧은 영상도 많은 시선을 끌었다.

라부부는 오프라인 매장에선 사기가 어렵다. 매장엔 전시용만 있을 뿐, 라부부 구매를 위해선 온라인 예약을 해야 한다. 이마저도 재고가 없어, 언제 순서가 올지 모른다고 한다. 팝마트 측은 ‘사재기’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했다.
공급보다 수요가 압도적으로 높아 비싼 가격을 주고서라도 사려는 구매자들이 많다. 라부부의 중고 거래가 활발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라부부 기본 피규어 공식 가격은 99위안(1만 9000원)가량이지만 중고 거래 플랫폼에선 3150위안(60만 원) 정도에 거래된다. 30배 이상의 가격을 줘야 하는 셈이다.
팝마트가 한 신발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만든 ‘레어템’ 라부부는 599위안(11만 원)으로 가격이 책정됐지만 실제로는 2만 8000위안(529만 원)에 팔렸다. 라부부 시리즈 중에서도 한정판으로 알려진 ‘본아’ 가격은 중고시장에서 3만 위안(570만 원)을 훌쩍 넘는다. 처음 출시됐을 때의 가격보다 300배 이상 높지만 이마저도 ‘품절’ 상태다.
이처럼 라부부는 중고 거래 ‘대장’으로 통하는 마오타이주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라부부가 ‘피규어 마오타이’라 불리는 이유다. 우한의 한 40대 여성은 “아이에게 선물 하려고 6월 1일 라부부를 간신히 구했다. 그런데 불과 10일 만에 우리가 산 가격보다 600위안 올랐더라”면서 “금이나 주식보다 라부부로 투자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라부부는 미국과 영국에서도 매출이 가파르게 올랐다. 팝마트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이곳에서의 라부부 공식 가격은 중국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 실제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가격은 갈수록 오르는 추세다. ‘라부부 쇼핑’을 위해 중국을 방문하는 여행 프로그램도 생겼다. 런던의 한 쇼핑센터에선 최근 라부부 제품을 놓고 싸움이 벌어져 경찰이 출동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라부부가 인기를 끌면서 팝마트 창립자 왕닝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6월 10일 라부부 경매와 함께 왕닝이 허난성의 최고 부자가 됐다는 소식이 실시간 검색 순위에 올랐다. 왕닝의 재산은 207억 달러(29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허난성 1위 갑부였던 목원주식회사 창립자 친잉린보다 앞서는 규모다.
2021년 왕닝은 라부부의 인기를 예견한 바 있다. 그는 베이징대 강연에서 “음악을 듣지 못하는 사람들은 춤추는 사람들이 미쳤다고 생각한다”면서 새로운 소비 물결이 생길 것으로 점쳤다. 그는 라부부에 대해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다. 젊은이들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팝마트 주가도 연일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6월 10일 종가 기준 팝마트 주가는 주당 258홍콩달러(4만 4000원)다. 총 시가총액은 3475억 홍콩달러(60조 원)이다. 2024년 12월 31일 종가 기준으로 팝마트 주가는 203.71% 상승했다. 2024년 1월과 비교해보면 지금의 주가는 11배 오른 셈이다. 실적 측면에서 보면 2024년 팝마트는 130억 위안(2조 45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전반기에만 이미 2024년 매출을 뛰어넘었다고 전해진다.
부작용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어 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짝퉁’ 사기, 절도 사건 등이다. 라부부 피규어를 가방에 달고 가던 행인을 무차별 폭행한 후, 라부부만 가져가는 일도 발생했다. 이런 불법 범죄행위와 함께 당국은 사재기도 단속한다는 방침이다. 당국 관계자는 “라부부의 높은 인기를 악용한 범죄가 기승을 부려 골치가 아프다. 특별팀을 꾸려 엄벌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