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희는 2018년 1차 지명으로 롯데 입단할 때부터 경남고 선배인 이대호의 후계자로 지목 받았다. 2022년만 해도 타율 0.307 14홈런 65타점을 기록하며 생애 첫 3할 타율을 달성했지만 한동희는 이대호 은퇴 후 1년 반 동안 122 경기에서 타율 0.226 5홈런 35타점에 그쳤고, 지난해 6월 상무에 입대했다.
상무에서 한동희는 어떤 변화를 이룬 걸까. 박치왕 상무 감독은 “여기서 기술적인 변화를 준 게 변화와 성장의 비결”이라고 꼽았다.
“한동희는 지난해 6월 입대한 뒤 9월 시즌 끝나자마자 거의 하루도 안 쉬고 배팅 드릴 시스템을 돌았다. 시즌을 마친 10월부터 다음 해 시즌 시작 전인 3월까지 6개월가량 로테이션 돌면서 정말 많은 훈련을 소화했다. 한동희가 이전에는 타격 포인트를 앞에 뒀는데 지금은 일정하게 뒤에 두고 타격 시 다리를 간결하게 들면서 팔 중심이 아닌 몸통 회전으로 스윙한다. 이전에는 몸의 중심이 무너지는 스윙이 많았다면 지금은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서 삼진율도 많이 줄어들었다.”
박 감독은 2024년 상무에 입대한 한동희를 처음에는 지켜만 봤다고 한다. 경기 결과에 대해 이런저런 말도 꺼내지 않았다. 시즌 마친 후 성적표를 받아 든 선수가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해야 가을, 겨울 훈련을 혹독하게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에서 온 선수들은 많은 지식을 안고 있다. 그런데 그 많은 지식들이 타격으로 소화되려면 몸이 기계처럼 움직일 정도로 많은 훈련을 소화하고 익숙해져야 한다. 그 과정을 거친 뒤 지금의 한동희가 만들어졌다. 지금은 타석에서 감정을 내세우지 않고 욕심도 안 내고 흥분하지 않으면서 자기가 원하는 코스로 들어오는 공만 친다. 누구보다 선수 자신이 변화를 느꼈고, 문제점을 스스로 고쳤다. 그래서 가끔은 내가 한동희에게 농담식으로 오는 12월 제대하면 전역하지 말고 팀 합류 전까지 상무에 남아서 계속 훈련하라고 말했다. 그래도 선수들은 빨리 제대하고 싶어 하더라.”
박 감독은 이재원하고도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한다. 자신이 이재원을 보고 판단한 문제점과 이재원이 느낀 문제점이 일치했다고 한다. 타석 준비 과정에서 다리와 몸통이 꺾이는 부분을 힌지라고 하는데 준비할 때 힌지로 타이밍 잡는 훈련을 많이 했던 게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재원은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50경기 타율 0.292 14홈런 42타점 장타율 0.619를 기록했고, 올 시즌 6월 12일 현재 31경기 타율 0.372 15홈런 46타점 장타율 0.777을 기록 중이다. 특히 최근 10경기에서 9홈런 20타점을 쓸어 담았다.
‘최강야구’로 이름을 알렸던 KT 류현인도 상무 입대 후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금은 타율이 0.421이지만 5월 초까지만 해도 류현인은 타율이 5할 초반대를 유지했다. 박 감독은 지난해 류현인을 처음 봤을 때 감독으로서 냉정한 평가를 내리고, 인정사정없이 몰아붙였다고 회상한다.
“류현인에게 상무 제대하면 은퇴하라는 말까지 했다. 키도 작고, 순발력도 떨어지고, 어깨도 좋지 않은 선수가 프로에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더니 독기를 품은 듯했다. 정말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했는데 덕분에 올 시즌 타석에서 자신감 있게 스윙하고, 한 단계 올라선 수비 실력을 보이고 있다. 제대 후 소속팀에 돌아가서도 경쟁력 있는 선수로 인정받을 것이다.”
한동희, 이재원, 류현인 등은 오는 12월 9일 전역 예정이다. 퓨처스리그를 폭격하고 있는 야수들이 내년 시즌 1군 무대에서 어떤 활약을 펼치게 될지 궁금할 따름이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