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전 부지사는 “(검찰이) 사람들을 겁박하고 회유했다. 증거가 나오지 않자 증거를 조작해 만들기 시작했다”며 글을 이어갔다.
“회유당한 사람들의 거짓 진술이 증거로 제출됐다. 법원은 검찰과 한통속이 돼 이 조작된 증거를 근거로 이재명 주변 사람들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정작 죄 지은 자들은 검찰에 협력해 ‘자유의 몸’이 됐고, 진실을 말한 사람들은 수년째 감옥에 갇혀 이 시간에도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지금도 정치보복으로 감옥에 갇혀 있거나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들의 원상회복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조국, 송영길, 이화영을 비롯한 검찰 독재정권의 수많은 사람들 모두 민주 시민들의 소중한 자산이자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라면서 “서민들이 함께 연대해 직접 사면복권을 관철해 내자”고 호소했다.
6월 5일 대법원은 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선고된 징역 7년 8개월, 벌금 2억 5000만 원, 추징금 3억 2595만 원 원심을 확정했다. 이 전 부지사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맥을 같이하는 데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튿날 이뤄져 관심을 모았다.
정가에선 이 전 부지사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사면복권을 압박하는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부지사는 자신과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송영길 전 소나무당 대표 등 구속 수감 중인 범여권 주요 정치인들 이름을 함께 언급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를 두고 “본인을 포함한 사면복권 패키지를 구성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청구서’를 내민 격”이라고 했다.

2025년 6월 17일 시사저널 보도에 따르면,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조국 사면론’과 관련해 “당 차원에서 사면을 위해 별도의 행동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조 전 대표 사면은 내란종식과 검찰독재 종식 마무리라는 점에서 여당과 이재명 대통령도 당위성에 대해 충분히 공감할 것”이라고 했다.
서 원내대표는 “조국 전 대표 사면복권은 어디까지나 내란을 종식하고 헌정수호연합의 확실한 승리 결과에 따라 검찰독재를 마무리하는 과정”이라면서 “사면은 대선 지원 대가가 아닌 헌정질서 회복 과정이자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 승리에 따른 ‘사면 청구서’라고 비판했다.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6월 16일 논평을 통해 “이화영 전 부지사가 대법원 확정판결 엿새 만에 사면을 공개 요구한 것은 법치 파괴의 현 주소를 보여주는 사건”이라면서 “대선 승리에 대한 청구서 혹은 ‘언제든 입을 열 수 있다’는 협박”이라고 비판했다.
호 대변인은 “이 전 부지사는 2023년 검찰에서 ‘이재명 경기지사 방북 추진을 쌍방울에 요청했고, 이와 관련한 내용을 당시 이재명 지사에게도 보고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면서 “몇 달 뒤 사실이 아니라며 말을 뒤집었고, 이 과정에서 친명 핵심들이 이 전 부지사를 접촉해 그를 회유했다는 논란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1, 2, 3심에서 모두 중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검찰 독재 운운하며 사면을 요구한다”면서 “이 사건에 대한 이 대통령 첫 공판준비기일이 7월 22일로 예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 전 부지사 사면 요구는 대통령을 향한 노골적인 ‘사법거래 청구서’이자 사실상의 협박”이라면서 “만약 이 대통령이 이화영을 사면한다면, 불법 대북송금 최종 책임자가 바로 (이 대통령) 자신이었음을 자백하는 꼴이 된다”고 했다.

당시 정치권에선 “정치 일선에서 활동이 불가능하지만 상징성이 있는 전직 대통령과 정치 복귀 이후 성장 가능성이 점쳐지는 정치인의 사면 맞교환”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여권에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사면은 감당하기 힘든 ‘역풍’을 동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주를 이룬다. 여권 한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의 몰락 시발점을 꼽는 데엔 여러 관점이 존재하지만, 그중 유력한 사건으론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에 대한 특별사면을 빼놓을 수 없다”고 했다.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강서구청장으로 당선됐다. 대법원은 2023년 5월 김 전 구청장에 대한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에 대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김 전 구청장은 직을 상실했다.

야권 한 관계자는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특별사면 남용은 정치 판도를 바꿔놓을 정도의 후폭풍을 동반한다”면서 “이재명 정부가 진정으로 윤석열 정부를 반면교사 삼는다면 이화영 전 부지사, 조국 전 대표, 송영길 대표 등 범여권 주요 인사들에 대한 사면에 신중한 스탠스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권이 바뀌었으니 윤석열 정부 때 이뤄진 수사와 재판에 대해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사면 청구서’라는 이야기는 추측”이라면서 “이화영 전 부지사를 비롯한 사건 당사자들도 본인들이 사면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사면이 이뤄질 가능성과 관련해 신 교수는 “높지 않다고 본다”면서 “정권에 부담이 클 수 있는 까닭”이라고 바라봤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