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전까지 파기환송심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그러나 이 대통령 측이 공정한 선거운동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로 기일 변경을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서울고법은 대선 이후 공판일을 헌법 84조를 근거로 추후지정하겠다고 밝혔다.
헌법 84조는 대통령 불소추 특권을 보장하며 안정적 임기를 보장하려는 취지 조문이다. 조문에서 ‘소추’라는 단어가 기존 재판 진행을 포함하는 영역인지에 대해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서울고법은 사실상 재판을 무기한 연기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 대통령을 둘러싼 위증교사 항소심 재판을 맡고 있는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승한)는 5월 20일 예정돼 있던 공판 기일을 추후지정하겠다고 했고, 아직 새로운 기일이 나오지 않았다. 해당 재판 역시 공판 기일이 이 대통령 임기 내에 다시 잡히긴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6월 10일엔 이 대통령 ‘대장동 재판’ 기일도 무기한 연기 수순을 밟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6월 24일로 지정돼 있던 이 대통령 공판 기일을 추후지정했다. 법조계 안팎에선 상급 법원인 서울고법이 헌법 84조를 근거로 공직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심 기일을 추후지정하면서, 서울중앙지법 등 지방급 법원에서도 이 결정을 따라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송병훈)가 심리 중인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 등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각 법원은 헌법 84조를 근거로 재판 연기라는 자체 판단을 내렸다. 민주당은 대통령 당선 시 모든 형사재판을 중지한다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처리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대통령 형사재판 진행을 ‘법원 판단’이 아니라 ‘제도’로 못박겠다는 취지다.

6월 11일 국민의힘 현역 의원 83명은 서울고법 앞에서 ‘헌법 파괴 저지를 위한 현장 의총’을 열고 규탄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재판을 속개하라는 목소리를 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대통령이 탐한 권력의 진짜 목적은 사법리스크 방탄이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사법부를 향해 “어떤 압박과 위협에 굴하지 말고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대장동 재판을 계속 진행해 달라”고 촉구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단 한사람을 위한 재판 지연이 이뤄지는 나라가 되지 않도록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하면서 범국민 농성, 릴레이 농성, 범국민 서명운동을 계속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야권 인사들의 1인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6월 11일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재판 속개 촉구 1인시위’를 한 함운경 국민의힘 마포을 당협위원장은 “법원이 권력에 굴복해 이 대통령 재판을 무기한 연기한다면, 대한민국 헌정사에 심각한 오점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