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은 ‘현직 대통령 재판금지’를 명문화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및 ‘허위사실 공표죄 세부사항 손질’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헌법 84조 논란을 사전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에 앞서 윤 전 대통령은 헌법 84조가 명시한 ‘예외조항의 덫’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은 원내 1당인 민주당을 겨냥해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행위”라면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비상계엄은 국회 비상계엄해제요구안 의결로 해제됐다. 윤 전 대통령이 꺼낸 ‘내란’이란 키워드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계엄 선포 이후 국회 본관에서 취재진과 만난 민주당 법률위원장 박균택 의원은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성 직권남용”이라면서 “윤 대통령을 기소해 법적 책임을 지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경찰을 밤새 동원하는 것부터 직권남용”이라면서 “여러 증명이 요구되겠으나, (비상계엄 선포는) 헌정질서를 흔드는 범죄다. 내란죄로 기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상계엄 해제 이후 민주당에선 윤 전 대통령을 겨누며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강조했다. 민주당이 ‘내란’이란 키워드를 부각시킨 이면엔 헌법 제84조가 있었고, ‘내란 또는 외환’이라는 예외조항이 화두로 떠올랐다. 윤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수사 및 기소될 수 있는 혐의는 단 두 가지뿐이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선 ‘비상계엄=내란’이라는 등식을 강조하며 공세에 열을 올렸다.

이 관계자는 “그런데 비상계엄에 따라 직권남용 혐의를 받은 이가 현직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혐의의 수순이 바뀌게 됐다”면서 “헌법 제84조에 따른 예외조항인 내란 혐의 수사 및 기소가 먼저 진행되고,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인 5월에 직권남용 혐의 기소가 진행됐다”고 했다.
1월 26일 검찰 특수본이 윤 전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3월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취소를 결정했다. 4월 4일 윤 전 대통령은 파면됐다. 5월 1일 검찰 특수본은 직권남용 혐의로 윤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대통령에 대한 수사권이 없던 검찰과 공수처는 직권남용을 지렛대로 삼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면서 “정작 수사권이 있는 직권남용에 대한 수사는 제쳐두고 대통령에 대한 내란 몰이에만 집중했다”고 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법적 절차와 원칙을 무시한 부실 기소”라고 논평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수사기관이 헌법 84조 예외조항을 적용하려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지 않았다’는 취지 항의가 쏟아졌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내란 혐의로 기소된 뒤 파면됐고, 이후 직권남용 혐의로도 기소됐다. 헌법 84조 논란이 일단락됐다.

파기환송된 이 후보 사건은 서울고등법원 파기환송심을 거쳐 재상고심 절차를 밟을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서울고등법원은 5월 7일 파기환송심 공판을 대선 이후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재판 속행 여부를 둘러싸고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 원 형 이상이 확정될 경우 대통령직 상실 및 피선거권은 박탈된다. 이 후보는 총 5가지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데, 진행 중인 재판이 헌법 84조가 명시한 불소추특권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민주당은 5월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해 대통령 당선 시 진행 중인 형사재판을 정지하는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형사소송법 제306조에 ‘피고인이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법원은 당선된 날로부터 임기 종료시까지 결정으로 공판 절차를 정지해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하는 개정안이다.

법안 발의자인 김용민 의원은 “대통령에 당선된 피고인에 대해서는 헌법 84조가 적용되는 재직기간 동안 형사재판 절차를 정지하도록 해 헌법상 불소추특권이 절차적으로 실현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법안 취지를 설명했다.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이 후보 사법리스크 관련 이슈 연장선에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전체회의를 통해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해당 법안도 민주당 주도로 처리됐다. 허위사실 공표죄 요건에서 ‘행위’를 삭제하는 내용이다.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해 공포될 경우, 이 후보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면소 판결을 받을 수 있다.
민주당은 두 가지 법안 정부 이송 시기를 대선 직후로 넘길 방침이다.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 리스크를 방지하면서, 집권과 함께 법안을 공포하겠다는 플랜이다.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를 둘러싸고 ‘위인설법(爲人設法)’ 논란이 고개를 들었다. 위인설법은 특정인을 위한 입법을 일컫는 말이다. 대선을 앞둔 국면에서 이어지고 있는 민주당의 입법들이 이재명 후보 개인을 위한 입법이 아니냐는 비판론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신동욱 의원은 논평을 통해 “대법원 유죄 취지 판결 하루 만에 ‘이재명 방탄 악법’을 꺼내든 것”이라면서 “전대미문의 ‘입법 쿠데타’를 철회하라”고 비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셀프 사면 프로젝트’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5월 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을 향해 “비열한 위인설법 입법방해를 중단하라”고 했다. 김 의장은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 사법리스크를 덮기 위해 허위사실 공표 거짓말이 범죄가 되지 않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을 강행했고, 혹시나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를 대비해 이재명 관련 형사재판을 모두 중단시키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강행처리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최근 민주당 행보를 “이재명을 위한 전대미문 위인설법이자 방탄 특혜”라면서 “국회 입법권한을 남용한 비열한 자기보호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최근 민주당을 둘러싼 위인설법 논란과 관련해 “민주당은 입법과 관련한 법적 해석을 ‘다수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그 해석이 다수든 소수든 반대 의견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했다.
신 교수는 “소추라는 단어와 관련해 기소만 안 되는 것이라는 의견이 존재한다”면서 “이럴 때엔 양쪽 얘기를 충분히 반영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다수설이라고 주장하는 얘기만 담아 입법한다면, 법 취지에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면서 “위인설법으로 해석할 수 있는 정황적인 포인트 역시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