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후보는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시간 싸움’을 적극 활용 중이다. 대선후보 등록 마감기한인 5월 11일까지 굳이 단일화를 마무리할 필요가 있느냐는 취지로 ‘디테일한 농성전’에 돌입한 형국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김문수 캠프 내부에서 진짜 측근과 한덕수 추대 세력이 구분되고 있다. 진짜 측근들 중엔 선거 경험이 풍부한 인사들이 적지 않다. 조기 대선 국면에서 모든 과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초유의 속기전 국면서 김 후보 본인과 측근들의 풍부한 선거 경험이 단일화 과정서 디테일한 사각지대를 파고들고 있는 격이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대선후보가 된 상황에서 단일화를 직접 주도하지 않으면 응하지 않겠다는 김문수 캠프 ‘버티기 전략’은 대선 본선 직행을 염두에 두고 승부에 뛰어든 한 전 총리 청사진보다 디테일하고 집요하다”면서 “큰 전투에 이길 생각부터 하지 않고, 작은 전투부터 잡아가려는 김문수 캠프 디테일 전략이 단일화와 대선 판도 최대 변수로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가에선 김 후보의 선거 경험에 주목한다. 김 후보는 전국구(현 비례대표)로 출마했던 제14대 총선을 제외하고도 7차례 선거 경험이 있다. 국회의원 선거 부천 소사 지역구에서 세 차례,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두 차례 당선증을 받았다. 제20대 총선에선 대구 수성갑, 제7회 지방선거에선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지만 패했다. 5승 2패 전적이다.

김 전 최고위원은 5월 7일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전 총리 회동 중에 취재진 앞에서 “당에서 김 후보를 끌어내리려 하고 있다”는 발언을 하며 여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김 후보의 ‘진짜 측근’을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 있다. 차명진 전 의원이다. 그는 민중당 시절부터 김 후보와 같은 배를 탄 이다. 대표적인 김문수계 인사다. 지금은 김문수 전 후보를 물밑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 전 의원은 5차례 총선 출마 경험이 있다. 두 차례 당선됐고, 세 차례 낙선했다. 승률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선거에 있어선 관록과 투쟁력을 자랑하는 인사라는 평가가 존재한다.
차 전 의원은 5월 7일 소셜미디어(SNS)에 “국민의힘 배지(의원)들이 5월 11일로 단일화 시한을 정해 난리친 것도 한 전 총리에게 (기호) 2번을 달아주기 위한 모략이었다”면서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퇴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단일화 압박’에 맞서고 있는 김 후보를 중심으로 베테랑들이 힘을 싣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선거와 당무에 대한 현실적 이해도가 높은 당내 인사 가운데선 김 후보를 향한 당 지도부의 압박이 비상식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의 여권 관계자는 “김 후보의 경우엔 노동운동가 시절부터 투쟁력 하나로 이 자리까지 올라오지 않았느냐”면서 “여기에 선거 경험까지 많으니 당 지도부가 원하는 대로 ‘단일화 아바타’로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 관계자는 “한 전 총리 측근은 실무형이 많은데, 김 후보 측근엔 투쟁가와 선거통들이 많다”면서 “당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사들도 적지 않다”고 했다. 그는 “단일화 국면에서 시간은 김 후보 편”이라면서 “김 후보가 주도하는 단일화가 아니라면, 당 지도부나 한 전 총리 측 안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문수 캠프 핵심 인사인 장동혁 의원(총괄선대본부장),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전략기획본부장), 박수영 의원(정책총괄본부장) 등은 단일화는 필요하다는 취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5월 6일 언론에 배포한 장동혁 의원은 “5월 11일까지 단일화를 마무리해야 한다”면서 “김문수 후보가 진정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장 의원은 “김문수 후보가 최종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면서도 “단일화가 되지 않는다면, 김문수 캠프에서 더 이상 제 역할을 찾기 힘들 것 같다”고 했다.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5월 9~10일에는 무조건 단일화를 성사해야 한다”고 말했고, 박수영 의원은 “빨리 단일화하고 이재명 잡으러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