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송미령 현 장관을 유임했다. 국무조정실장으로는 윤창렬 전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이 임명됐다.
가장 주목 받은 인사는 안규백 정동영 김영훈 후보자, 송미령 장관 등이었다. 안규백 후보자가 임명되면 1961년 5·16 군사쿠데타 이후 64년 만에 첫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된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 및 국방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을 국방위에서 활동해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의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훈 후보자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내고, 현재는 코레일 철도기관사로 일하고 있다. 장관 후보자 명단이 발표되는 순간에도 ITX새마을호 열차를 운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료·교수·정치인 출신이 주로 맡아오던 고용노동부 장관에 현직 노동자가 임명됐다는 점에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강 비서실장은 “김 후보자는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계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인물”이라며 “산업재해 축소 및 노란봉투법 개정, 주 4.5일제 도입 등 일하는 사람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에선 김 후보자 임명을 놓고 비판 목소리를 냈다. 박성훈 원내대변인은 “민노총 위원장 출신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 지명은 이 정부가 민노총과 ‘공동 정부’를 자처한 것이란 우려를 낳는다”며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 노란봉투법, 중대재해처벌법, 52시간제 같은 ‘민노총의 청구서’가 정부 정책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도 커지고 있다"고 했다. 재계에서도 노동계 출신의 고용노동부 장관이 반기업적 행보를 보이는 것은 아니냐는 불안감이 크다.

이재명 대통령은 내각 인선에 ‘통합’ 메시지로 장관 한 자리 정도는 윤석열 정부 출신 장관 유임을 검토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윤석열 정부 장관들과 국무회의를 진행했는데, 국무회의를 사실상 면접장소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6월 24일 송 장관에 대해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다.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짐작해본다”고 전했다.
송 장관이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에 대해 수차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검찰 수사에도 적극 협조한 것이 유임 결정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송 장관은 “계엄 알았다면 국무회의 안 갔을 것” “계엄은 잘못됐다” “장관이 된 것을 후회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
하지만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까지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여권에서는 민주당이 주도한 양곡관리법을 ‘농망 4법’이라고까지 부르며 반대했던 송 장관을 재기용하는 게 농민에 대한 기만이라는 반발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당장 유임 결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남태령 정신’ 계승을 뒤집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다시 트랙터를 몰아 투쟁의 광장을 열겠다”고 경고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6월 24일 국회를 방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을 만나 설득에 나섰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6월 2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송 장관은 국회에서 양곡관리법에 대해 새 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는데, 국민 시각에서 매우 비겁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국회의원은 장관 등 국무위원을 겸직할 수 있다. 다만 국회의 행정부 감시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과거 정부들은 신중히 입각 범위를 정해왔다. 앞서 윤석열 정부 1기 국무총리·장관의 경우 20명 중 현역 의원은 추경호(기획재정부) 박진(외교부) 권영세(통일부) 이영(중소벤처기업부) 의원 등 4명이었다.
이재명 대통령 임기 초 추진해야 할 개혁정책이 많은 만큼, 현역 의원들을 통해 유기적 당정 협력 관계를 구축해 개혁에 속도를 붙이려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손발을 맞춰온 ‘친명계’ 인사 다수가 지난해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그러다보니 현역 의원이 많아지지 않았겠냐”고 귀띔했다.
국내외 경제·안보상황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인사청문 정국에 에너지를 소모할 수 없다는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역 의원의 경우 총선에서 국민들로부터 일차적으로 도덕성을 검증을 받았다는 점이 작용하고, 의정활동을 통해 쌓인 의원 간 친분이 작용해 상대적으로 청문회를 통과하기 수월하다. 실제 2000년 고위공직자 인사청문 제도 도입 이후 전·현직 의원이 낙마한 경우는 한 차례도 없다.
이 대통령도 “중동 분쟁 등 국제정세가 긴박하게 흐르고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청문 절차 등이 빠르게 진행돼 당면 위기에 내각이 신속히 대응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광통신망 구축을 통해 IT강국의 초석을 마련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그와 마찬가지로 미래 핵심 과제를 AI라고 본 것 같다”며 “AI 산업은 세계적으로 지난 몇 년 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했는데, 한국은 윤 정부 들어 도태됐다. 이를 극복하려고 이 대통령이 전문가에게 맡긴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차관급 인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통령실은 6월 26일 브리핑을 통해 국방부 차관으로 이두희 전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 사령관을, 보건복지부 1차관에 이스란 현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 환경부 차관은 금한승 국립환경과학원장, 고용노동부 차관에 권창준 고용부 기획조정실장,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남동일 공정위 상임위원이 임명됐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각 부처에서 실무 경험을 풍부하게 쌓은 조직 내부인사를 발탁한 것이 눈에 띈다. 강유정 대변인은 “앞으로도 이재명 정부는 각 분야 전문가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일하는 정부’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세청장 후보자로 임광현 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 임 의원은 서울지방국세청장과 국세청 차장을 지낸 조세행정 전문가로,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 대통령은 26일 헌법재판관 겸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김상환 전 대법관을 지명했다. 나머지 한 자리 헌법재판관에는 오영준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인선됐다. 김 전 대법관은 2002년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당시 무죄 취지로 다시 판단하라는 다수 의견을 낸 바 있다.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혐의, 불법 대북송금 사건 변호를 맡은 이승엽 변호사 역시 헌법재판관 후보 하마평에 올랐다. 하지만 이해충돌 소지 논란이 불거지자 이 변호사는 헌법재판관 후보직을 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