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컨퍼런스는 ‘신 정부의 정책 과제와 한국 경제의 미래’라는 큰 주제 아래 ‘한국 경제의 전망과 과제’와 ‘동반성장과 창업’ 등 구체적인 논의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부와 시장, 시민사회 등 다양한 경제 주체들이 협력적 경쟁을 기반으로 함께 성장하는 상생 방안을 모색하고 실질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데 집중한다.
컨퍼런스의 포문을 여는 기조 강연은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이 맡는다. 경제학자이자 전직 국무총리인 정 이사장은 동반성장을 “더불어 성장하고 공정하게 함께 나누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경제 전체의 파이를 크게 하되 승자 독식의 이익 극대화를 견제하고 분배 규칙을 바꾸자는 것이다. 정 이사장은 한국 경제 발전과 동반성장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급변하는 대내외 경제 환경 속에서 신 정부의 정책 과제와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한 핵심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1부 발표에선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미래를 모색하는 심도 깊은 논의가 펼쳐진다. ‘한국 경제 전망과 과제’ 세션에서는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연단에 올라 한국 경제가 직면한 상황을 진단하고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어지는 ‘한국 경제 어디로 가나?’ 세션에선 박종규 전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이 발제를 맡아 논의를 이끈다.
이후 종합 토론에선 김영식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와 우석진 명지대학교 경상·통계학부 교수가 마이크를 잡는다.
오후에 열리는 2부에선 동반성장과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주)화요를 설립한 조태권 회장이 직접 창업가 정신에 대한 질의응답을 받을 예정이다. 조 회장은 대우그룹에서 방위산업을 수출하는 일을 하다 1988년 선친의 가업을 이어받아 도자기 회사인 광주요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후 한식당 가온을 시작으로 외식 산업에 뛰어들었고, 2003년부터 주류 제조업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청년 사업가인 이다연 동반성장연구소 이사도 창업을 꿈꾸는 청년 사업가들이 현장에서 겪는 실질적인 어려움과 성장 동력에 대한 생생한 경험담을 공유할 예정이다.

동반성장연구소는 ‘함께 성장하고 공정하게 나누어 같이 잘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2012년 6월 정운찬 이사장을 중심으로 설립됐다. 연구소는 이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적 성장과 공정한 분배를 핵심 의제로 삼고 다양한 경제 정책을 제시해 왔다.
특히 조기 대선을 앞둔 지난 4월에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정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과 민주연구원에 중소기업 혁신 기술 탈취 방지를 위한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과 동반성장위원회 개편 및 위상 강화 등을 공식 제안했다.
디스커버리 제도는 소송 당사자가 재판 전 상대방이나 제3자가 보유한 증거자료를 법원 명령으로 제출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절차로 영미권에서는 보편화된 증거공개 제도다. 연구소 측은 “대기업이 벤처 중소기업의 인력이나 기술을 탈취하는 경우가 많아 벤처 중소기업의 기술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며 “기술 탈취 소송에서 당사자들이 상대방이 가진 자료를 법원에 제출하도록 강제하는 디스커버리 제도를 한국에 맞게 도입하고, 특허법·하도급법·부정경쟁방지법 등 관련법을 개정하여 증거편재를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강조한 공정경제 기조와도 맞닿는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 현황에 대해 대대적인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중기부의 위탁으로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실태조사를 맡을 연구용역 기관을 모집 중이다. 동반위는 실태조사를 7월 초 시작해 이르면 올해 11월 마무리하고 관련 내용을 중기부에 보고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이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대기업의 기술 착취를 막기 위한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공정 분배를 위한 ‘초과이익공유제’ 시행도 동반성장연구소가 제시한 정책 중 하나다. 1부 종합 토론자로 나서는 김영식 서울대학교 교수는 하도급 관계에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자발적으로 수익을 나누는 초과이익공유제 적용을 주장한다. 대·중소 기업 간 협력을 통해 창출된 부가가치를 공정하게 배분함으로써 발생하는 낙수효과가 지속 가능한 상생 구조를 구축한다는 견해다.
무엇을 초과이익으로 볼 것이며, 어떻게 나눌 것인가는 예일대 경영대학원의 네일버프 교수의 ‘파이 나누기’ 이론에서 제안하는 분할 방식에 따른다. 여기서 초과이익이란, 원청·하청 관계에 있는 대·중소 기업이 협력을 통해 함께 창출한 이익(총 가치)에서 각 기업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을 때 확보하고자 하는 최선의 대안을 제외한 것을 말한다. 즉,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개별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넘어, 상호 협력을 통해 새롭게 창출된 추가적인 가치이며 이것이 협상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초과이익이라는 파이를 균등하게 나눠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청·하청 관계라 할지라도 둘 중 하나가 빠지면 초과이익 자체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공정성은 동등한 대우를 전제로 한다”며 “각 기업의 힘의 원천은 투자 자금이 아니라 공동 투자에 참여하여 자금을 모아 초과 수익을 가능하게 한 두 당사자이다. 이것이 투자 자금이 아닌 사람을 동등하게 대우해야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대기업의 사업 영역 확장으로부터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을 경제 정책을 제시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은 정운찬 이사장이 2011년 동반성장위원장을 수행하던 시절부터 추진한 핵심 과제이기도 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 책사로 최근 대통령비서실 경제성장수석에 임명된 하준경 한양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역시 ‘성장전략으로서의 동반성장’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하 수석은 지난 3월 동반성장연구소가 개최한 경제 심포지엄의 연사로 참석해 “대한민국이 마주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동반성장 전략이 필요하다”며 “혁신친화적이며 기술 중심 경제성장의 기초가 되는 동반성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 정책의 경로 전환을 위해선 국가와 시장, 시민사회가 3각을 이루는 협력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부가 시장을 창출하는 구입 효과를 극대화하고, 시민사회는 이를 감시하는 가운데 시장에선 동반성장의 생태계가 원활히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 수석은 “정부가 포용성과 기회 창출 등을 더 높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돈이 부동산보다는 좀 더 생산적인 곳으로 가야하고, 에너지 및 디지털 전환을 담은 신산업 정책과 지대추구를 극복하기 위한 동반성장 정책 등이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컨퍼런스를 공동주최하는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은 “동반성장은 대한민국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필수조건이자 미룰 수 없는 시대정신”이라며 “한국 경제는 더 이상 성장 중심의 분배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더불어 성장하고 함께 나눌 때 더 멀리 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컨퍼런스는 그 메시지를 확산하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며 “일요신문과 협업을 통해서 동반성장을 더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