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개혁 의지와 국정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이에 발 맞춰가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2주가 지나도록 새로운 민정수석 후보군은 거론되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24~25일 이틀간 진행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문제들이 다뤄졌다. 국민의힘은 최근 5년간 김 후보자의 공식 수입이 세비 5억 1000만 원인데 비해 지출은 확인된 것만 최소 13억 원이라며, 공식 수입 외에 8억 원가량을 더 쓴 점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특히 인사청문특별위원 주진우 의원은 “6억 원 현금을 집에 쟁여놓고 썼다”며 공직자윤리법 위반을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결혼식 축의금·빙부상 조의금과 두 차례의 출판기념회 판매수익에 더해 처가로부터 생활비 2억 원가량을 지원받은 것이 5년에 걸쳐 쌓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 의원의 ‘6억 원 장롱 발언’ 글에 대해 ‘허위 의혹 제기’를 사과하라고 항의했다.
결국 인사청문회는 국민의힘이 김 후보자의 부실한 자료 제출에 ‘면죄부 청문회’로 전락했다고 주장하며 여야가 공방을 반복하다 26일 오후 정회 후 다시 열리지 않고 산회됐다. 이에 국회 인사청문특위 차원의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은 불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 후보자 본인이 소유한 서울 용산구 이촌동 아파트도 대기업 A 사와 전세권 설정을 했는데, A 사로부터 받은 보증금을 공직자 재산 신고에서 누락한 사실이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A 사와 조 후보자의 묘한 관계도 부각됐다(관련기사 [단독]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 대기업과 아파트 전세 계약 미스터리).
인사청문 절차가 없는 직급에 임명된 인사들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핵심 정책을 설계한 ‘정책 브레인’이자 이재명 정부 인수위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은 이한주 위원장도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졌다. 이 위원장이 서울 청담 ‘재건축 예정 아파트’·영등포 ‘재개발 예상 구역 상가·대지’ 등에 투자를 하고, 상가와 아파트도 여러 채 사고 팔아 약 30년간 시세 차익과 임대 수익을 거둔 사실이 알려졌다.
앞서 이 위원장은 이 대통령 당선 직후인 6월 4일 MBN 인터뷰에서 “부동산 투기는 모든 투기와 마찬가지로 투기가 투기를 부른다”며 “(강남 집값은) 지금 너무 높다. 정상적인 사람들의 정상적인 소득활동으로 구입할 수 있거나, 최소한 살 수 있는 상황이 돼야 하는데 현재는 집값 가격 지수가 너무 높은 상황이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역시 가족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나왔다. 위 실장이 주러시아 대사로 모스크바 근무를 하고 있던 2015년 집값 폭등 시기에 맞춰 서울 강동구의 한 재건축 아파트를 사들인 것. 10년간 실거주 없이 임대만 주고 있었다. 또한 위 실장 가족이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 땅과 상가, 주택, 오피스텔 등을 사들여 축적한 주요 부동산 자산이 최소 80억 원대로 추산된다는 보도까지 전해졌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현재 이재명 정부 인선에 야권이 제기되는 의혹들을 보면 ‘아니면 말고’식의 인신공격성 문제 제기가 많다”며 “본격적으로 해명을 하면 다 해결될 문제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여권 일각에선 이러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이 대통령 임기 초반 악재로 작용, 국정동력에 걸림돌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과거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 부동산 문제로 개혁 추진이 좌초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
여권의 한 인사는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상법개정안 통과 등을 부각하며 주식시장을 강조했다. 대한민국 자본의 중심을 부동산에서 시장경제로 옮겨야 한다는 신호를 준 것”이라며 “그런데 이재명 정부 고위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 문제가 불거졌다. 또 다시 ‘내로남불’ 논란에 갇힐 수 있다”고 아쉬워했다.
부처 장관 인선에 현역 국회의원들을 대거 차출한 것도 부동산 의혹 문제를 조기에 진화하려는 목적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6월 23일 발표한 장관 11명 중 절반에 가까운 5명이 민주당 국회의원으로 채워졌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다. 향후 인사에 따라 그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관련기사 현역 의원 차출, 득일까 실일까…이재명 정부 장관 인선 속살).
앞서 민주당 관계자는 “현역 의원의 경우 총선에서 국민들로부터 일차적으로 검증을 받고, 매년 국회공직자 정기재산변동신고로 부동산 재산 등이 공개된다. 부동산 문제로 발목이 잡힐 일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여권에선 인사 검증 강화의 필요성이 고개를 들었다. 인수위 없이 바로 대통령실과 내각을 꾸리다보니 다소 부실하게 검증이 이뤄진 측면이 있었고, 이게 반복될 경우 이 대통령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인사 검증 라인을 다시 꾸릴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귀띔했다.
이와는 별개로 인선 과정에서 불거지고 있는 여러 잡음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정 인사의 부당한 개입, 자리를 둘러싼 파워 게임 등이다. 앞서의 재선 의원은 “마치 인사를 ‘전리품’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오로지 실력으로만 인사를 하겠다는 이 대통령 방침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처신”이라고 꼬집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