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추판은 “문학을 전공하면 졸업 후 어떤 직장에 갈 수 있나” “공무원 시험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나” “박사과정을 밟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하나” 등과 같은 질문을 자주 한다. 선추판은 “이런 대화를 하면서 내 미래에 대한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면서 “AI가 취업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취업준비생들에게 AI는 ‘멀티 플레이어’다. 직업 상담사, 면접관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샤오야도 비슷하다. 산샤오야는 이력서 최적화, 공무원 시험 전략, 진학 상담 등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을 갖추고 있다.
선추판은 “산샤오야의 최대 장점은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내가 입력한 정보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전문가를 이어준다”고 했다. 그는 “나도 여러 차례 조언을 통해 진로를 정했다. 이 시스템의 지도를 받아 성공적으로 취업을 한 친구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산둥대학교 취업센터 주임 궈춘성은 산샤오야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틱톡이 사용자의 오락 수요를 파악하는 것처럼 우리는 학생들의 구직 수요를 파악하고자 했다. 그래야 정확한 진로를 조언해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궈춘성이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전문가 확보였다. 각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인물들을 찾아내는 데 공을 들였다. 특히 산둥대학교를 졸업한 선배들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줬다. 이들은 취업과 시험 과정에서 성공은 물론 실패한 일들을 후배들에게 전했다.
궈춘성은 “전문가 중에는 산둥대학교 학부생이나 대학원생도 있다. 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외로움을 호소한다. 이들에겐 친구의 따뜻한 한마디가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산샤오야가 다른 AI 구직 앱과 다른 것은 인적 교류를 중시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수집된 정보와 과거 경험만 가지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 실시간 소통이 이뤄진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대학교에서도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속속 마련했다. 저장대학교는 AI 면접 플랫폼을 선보며 호응을 얻었다. 중산대학교는 ‘AI 구직 실험실’이라는 앱을 출시, 학생들이 미리 직업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산둥성의 지난 직업학원은 2025년 ‘디지털 취업 서비스 구역’ 시범 건설 사업에 선정됐다. 수강생들은 AI가 설계한 모델을 통해 진로 교육을 받고, 취업 프로필과 이력서 등을 작성하게 된다. 학원엔 직업 체험 장비, AI 면접실 등 첨단 장비가 갖춰져 있다.
학생들은 굳이 학원에 오지 않더라도 집이나 외부에서 이러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학원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AI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한 수강생은 “24시간 언제든 접속해서 취업 업무를 볼 수 있다. 내 개인 교수나 다름없다”고 했다.
지난 직업학원에서 교육을 받다 올해 초 한 IT회사에 취업한 30대 여성은 “내가 원하는 회사에서 어떤 인재상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 AI가 꾸준히 설명해줬다. 이를 바탕으로 자격증도 따고 여러 스펙을 쌓았다. 그리고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지난 직업학원은 최근 ‘AI 면접 부스’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1000여 개 직종의 면접 시뮬레이션을 체험할 수 있다. 회계 분야를 공부하는 루신린은 “내가 원하는 회사에서 그동안 했던 질문들, 또 앞으로 예상되는 질문들을 했다. 면접이 끝나면 내 합격 여부까지 알려준다. 취업 준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곳이 전국적으로 주목받은 이유는 또 있다. AI 면접 부스엔 이른바 ‘얼굴 인식 일체형 기기’가 설치돼 있다. 이 기기는 많은 기업의 인사 시스템과 연결돼 있다. 기업은 기기에 저장된 학생들의 면접 장면을 볼 수 있다. 마음에 드는 학생이 있으면 미리 등록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등을 확인할 수도 있다.
지난 직업학원 관계자는 “과거의 취업준비생들은 많은 곳에 이력서를 제출하고, 발품을 팔아야 했다. 그물을 쳐둔 후 물고기를 낚는 어부와 같았다”면서 “하지만 이젠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원클릭’으로 맞춤형 취업을 할 수 있다. AI 면접 부스는 그래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업학원 또 다른 수강생은 “최근 기업들은 면접을 중시하는 추세다. 그런데 막상 면접을 준비할 곳은 많지 않다. 이곳의 면접 부스는 철저하게 사적인 공간으로, 나처럼 내성적인 사람에게도 부담이 되지 않았다”면서 “면접관들과 계속 대화를 나누면서 면접에 대한 공포를 줄일 수 있었고, 실제 면접에서도 긴장을 덜 하게 됐다”고 했다.
산둥대학교 궈춘성은 “AI의 도움을 받아 졸업생들이 더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원하는 직장을 찾을 수 있게 됐다”면서도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잘 파악하고 독립적인 사고를 유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AI가 생성한 콘텐츠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