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권 의장은 부친이 하던 전통 도자기 사업을 계승해 현대화에 성공한 기업가다. 국내 한식당으로선 최초로 미쉐린 3스타를 받은 ‘가온’을 열었고, 전통 증류식 소주 브랜드 ‘화요’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전통과 혁신을 접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온 그는 오늘날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건넬 수 있는 적임자다.
조 의장은 일요신문과 동반성장연구소가 오는 7월 9일 공동 주최하는 ‘2025 동반성장 컨퍼런스: 신 정부의 정책 과제와 한국 경제의 미래’에서 ‘동반성장과 창업가 정신’을 주제로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일요신문은 7월 4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한식당 ‘비채나’에서 만났다. 인터뷰 내내 그는 ‘가치 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렇게 10여 년간 세계 각국을 돌아다녔던 조 의장이 새로운 결정을 하게 된 건 모친 때문이었다고 한다. 1988년 부친 조소수 선생이 별세하자 “가업을 이어달라”는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도자기 회사 광주요를 물려받았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경영을 시작했다. 대우맨에서 한 기업의 CEO가 된 셈이다.
조 의장의 도전은 치밀하고 과감했다. 도자기와는 전혀 다른 분야에 폭넓게 관심을 가지며 창업으로 눈을 돌렸다. 첫 번째 도전은 도자기가 담아내는 음식이었다. 조 의장은 “광주요의 성공을 거치면서 잊혀가고 있는 ‘한국적인 것’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국내 한식당 중에는 최초로 7년 연속 미쉐린 3스타를 획득한 ‘가온’과 9년 동안 미쉐린 1스타를 놓치지 않은 ‘비채나’가 탄생했다.
F&B 사업 중 음식(Food)이 성공했으니 다음은 음료(Beverage) 차례였다. 한식 사업을 어느 정도 성공시켰으니 이에 딱 맞는 전통주를 만들어 보자는 야심이 돋아났다. 화요라는 브랜드의 시작이었다. 화요는 도자기 브랜드를 운영하는 광주요그룹이 2003년 12월 1일 설립한 증류주 회사다. 2005년에는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화요25’와 ‘화요41’을 출시하며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조 의장은 “도전을 두려워 말라”고 했다. 평범한 샐러리맨 출신 사업가인 그의 숱한 역경과 성공이 함께 빚어낸 묵직한 조언이다. 그 누구도 주류 사업이 성공할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기존 시장이 너무 공고했고, 그에 비해 한국의 술은 소주에 한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 의장은 자신의 선택을 믿었다. 그는 “실패할 것이란 생각보단 일단 부딪혀 보자는 생각을 더 많이 했다”고 했다.
“타고난 성격도 그렇지만 인생 자체가 도전의 연속이었어요. 레스토랑 웨이터 밑에서 접시 치우는 일을 돕는 사람을 ‘버스 보이’라고 합니다. 미국에선 버스 보이로 일하면서 돈을 벌었고, 대우에 있을 땐 맨몸으로 부산에 내려가 옷 공장에서 살면서 일을 하기도 했죠.”
그의 도전 정신은 화요가 가진 다양한 제품군을 통해서도 발현된다. 제품이 많다는 건 그만큼 다양한 시도를 한다는 뜻. 화요의 술은 기존 희석식 소주와 달리 100% 국내산 쌀을 이용해 압력을 낮춘 상태에서 전통 증류식으로 만들어진다. 화요 XP의 경우 오크통에 숙성을 거치는 위스키 제조 방식을 따랐다.
특히 최근 출시된 '화요 19금'은 발효한 쌀을 증류한 후 옹기에서 긴 시간 숙성한 원액과 오크통에서 숙성한 원액을 블렌딩한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다. 조 의장은 “소비자들 입맛에 맞출 수 있도록 최대한 다양한 제품군을 만들어 선택지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러 번의 창업을 거치면서 어려움이 없었던 건 아니다. 주류에 붙이는 세금인 ‘주세법’도 하나의 걸림돌이었다. 화요는 농업회사법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주세법상 전통주로 분류되지 않아 주세 50% 감면 혜택 적용이 불가했다. 결국 희석식 소주 대비 과다한 세금을 내며 2014년까지 적자가 지속됐고 그 사이 자본은 계속 투입됐다.
그래도 조 의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바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는 “사업을 정착시키기까지 오래 걸려도, 가치만 있으면 영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신념 덕에 화요는 2015년 그간의 누적 결손금을 모두 청산하고 흑자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화요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결국 살아남는 건 문화적 가치가 있는 사업이에요. 여기서 말하는 문화라는 건 추상적인 게 아니라 우리 현실 속에 있는 일상적인 것들을 말해요. 식음료 사업뿐만 아니라 제조업에도 문화적 가치를 적용할 수 있다는 거죠.”
그는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에도 십분 공감했다. 조 의장은 “우리 세대와 지금의 청년 세대가 다르다는 것도 안다”며 “사업을 하려면 결국 자본력이 필요하지 않냐. 우리 땐 열정만으로도 되는 것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생각조차 못 한다. 실패했을 때의 리스크도 훨씬 크니까 참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광주요그룹과 화요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물었다. 돌아온 답은 의외였다.
“보편성이죠. 세계인들이 다 마셔도 ‘야 이거 괜찮다’는 말이 나와야 하니까. 그런데 이 보편이라는 게 굉장히 어렵습니다. 시대는 계속 변하고 소비자들의 수요도 그에 따라 변하거든요. 시장이 요구하는 보편성을 만들지 못 하면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기업이 될 수밖에 없어요. 끊임없이 혁신해야죠.”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김지영 기자 young@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