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무원 '주의'는 정식 징계 아냐 …훈계보다 낮은 형식적 처분
- 지역사회, '온정 처분' 비판 …'오류·부실행정' 악순환 되고 있어
- 前 건설과장 하천공사 빌미 '뇌물 수수' 의혹 …뒷말 무성
- 고령군, 퇴직 공무원 재직시 저지른 '불법'…조사 권한 없어
[일요신문] 경북 고령군이 민원인의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 군청 소속 공무원이 제3 자에게 몰래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행정당국의 미온적 대응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고령군은 지난 3일 지자체 행정망을 이용해 민원인의 개인정보를 조회하고 이를 대상 당사자에 유출(제공)한 군청소속 건설과 A주무관에 대해 '주의' 처분했다.

공무원이 받는 '주의'는 정식 징계는 아니라는 것. 말 그대로 '주의'를 촉구하거나 '경각심'을 주기 위한 조치다. 인사기록도 일정 기간만 남을 수 있는 훈계보다 낮은 형식적 처분이다.
이로 인해 직원 비위 사건에 대해 '온정 처분'이라는 비판과 함께, 처분이 낮다 보니 오류와 부실 행정이 여전히 '악순환'만 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 지역 여론이다.
고령군에 따르면 올해 2월 민원인 B씨는 고령군 대가야문화물길(회천) 정비사업과 관련해 '국민신문고'에 질의하며 민원을 제기 했다.
하지만 B씨의 이 같은 질의 내용과 자신의 신상이 제3 자에 고스란이 유출(제공)됐다.
B씨는 "국민 신문고에 질의하면서 민원인 신분이 당연히 보호될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며칠 후 (민원 상대)관계자와의 통화에서 제가 국민 신문고에 질의하며, 민원을 제기 한 사실을 고령군 건설과 주무관을 통해 알고 있다는 사실을 들었다"며,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고 당시 황당했던 심정을 밝혔다.
이에 대해 군청 건설과 팀장은 "그런 사실이 있었던 것은 맞다. 우리 직원의 단순한 실수로 민원인의 개인정보 등이 알려졌다. 하지만 당사자에게 사과하고 일단락 됐다"고 해명했다.
고령군 공무원 사회의 도덕 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읽혀지는 대목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최근 고령군 감사실에서 당사자에게 경위서를 받고 군 내부적으로 검토 후 '주의' 처분을 내렸다.
현행법상 개인정보를 제 3자에게 제공 또는 제공 받는 사람은 5년 이내 징역형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 받을 수 있다. 특히 행정공무원의 경우 시스템에 접속해 민원인 등 개인의 신상정보를 열람해 제공한 경우,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해 고의로 개인 정보를 유출해 중대한 권리 침해를 초래한 공무원은 곧바로 파면 또는 해임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고령군 감사실 관계자는 "당사자를 상대로 해당 공무원의 근태가 어떤지, 근무경력, 상벌 여부 등 종합적으로 징계여부를 결정했다"며, "현재 상황은 민원인이 고발이나 특별히 피해를 호소 하는 것이 없어서 '주의' 처분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향후 민원인이 고발 등 피해사항을 호소하면 추가로 검토 할 여지가 있다"고도 전했다.
- 前 건설과장 수천만원 뇌물수수 '의혹'…고령군, 퇴직 공무원 조사 권한 없어
이와 별개로 고령군 전직 건설과장이 하천공사를 빌미로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문제는 이 과장이 해당 업자에게 받아낸 뇌물 중에는 퇴직 축하금까지 포함됐다는 의혹도 드러나 지역사회가 고령군청 조직 기강에 대해 문제를 삼고 있다.
고령군 등에 따르면 고령군 건설과장으로 재직하다 2023년 4월(이남철 군수 취임 이후) 퇴직한 C씨가 공사 관계자로부터 18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제는 퇴직 공무원은 재직시 저지른 불법이라 하더라도 군청 감사팀에서는 조사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퇴직한 공무원이 재직 중에 비위사실이 있었다는 게 드러나더라도 퇴직공무원을 징계 조치할 수는 없다. 징계는 현직 공무원에 대한 제재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경북도청 감사실 한 관계자는 "(상대) 당사자와 시민단체 등이 퇴직 공무원이 저지른 비위에 대해 검찰 등에 고발을 하고, 이후 사법당국 조사 결과 비위 혐의가 인정 될 경우 형사적 처분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최창현 김은주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