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 부장판사는 영장 발부 사유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일 오후 2시 15분쯤부터 시작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약 6시간 40분 동안 진행됐다. 내란특검팀은 178쪽 분량의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해 특검보와 부장검사, 검사들이 혐의별로 파트를 나눠 구속 필요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추가 의견서도 제출했다.
윤 전 대통령 측에선 김홍일·배보윤·송진호·채명성·최지우·유정화·김계리 변호사 등이 동행했다. 윤 전 대통령은 약 20분 동안 최후진술을 진행했다. 그는 이후 같은 날 밤 9시 6분쯤 법원 밖으로 나와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내란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8개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비상계엄 선포 후 부서 사후 작출 및 폐기(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공용서류손상) △외신기자 상대 허위 공보(직권남용) △비화폰 정보 삭제 (대통령등의경호에관한법률위반교사) △체포영장 집행 저지(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범인도피교사) 등이다.
다만 외환 혐의는 추가하지 않았다. 이는 무인기 평양 침투 등의 방법으로 북한의 공격을 유도해 전쟁 또는 무력 충돌을 야기하고 이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를 하려 했다는 내용이다. 내란특검팀이 수사가 덜 된 상태에서 영장에 외환 혐의를 적시하면 상당성이 입증되지 않을 가능성을 고려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지영 특검보는 지난 6일 브리핑에서 “외환은 조사가 진행 중이고 조사할 양도 많이 남아있는 상황이라 범죄사실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내란특검팀이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전 최소한의 정족수(11명)만 충족한 채 국무회의를 연 것을 직권남용권리행사 했다고 보는 것에 대해선 “조속한 비상계엄 해제를 위해 정족수가 충족되자마자 국무회의를 개회하고 1분 만에 비상계엄 해제를 심의한 것도 위법이라는 걸론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도주 가능성에 대해선 “전직 대통령의 도주 우려는 그 자체로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 윤 전 대통령은 직에서 물러나 아무런 힘이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내란특검팀을 향해 “정치적 중립성과 업무 공정성을 담보해야 할 특검이 가장 정치적이고 편향된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이 재구속되면서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 및 폐기 혐의 공범으로 적시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에 대한 수사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총리 외에도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의혹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계엄 후 안전가옥 회동 의혹을 받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이 수사 선상에 오를 전망이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