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의 한 커피 매장은 이날 하루만 3000건의 주문을 받았다. 평소 300건 정도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10배 늘어난 셈이다. 앞서의 배달 ‘3강’이 커피를 1위안(193원)에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매장 사장은 “문을 닫을 때까지 단 1초도 쉬지 못했다”면서 “장사가 잘되는 것은 좋지만 이런 이벤트는 다시 안 했으면 좋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루이싱 측은 “이건 정말 문제가 많다. 배달 주문이 끝도 없이 밀려들었다. 그중에 절반은 그냥 폐기하는 커피였다. 낭비였다. 커피를 놓을 데가 없어 매장 테이블에 쌓아뒀다”면서 “자체적으로 이런 배달 플랫폼 이벤트에 어떻게 대응할지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손님이 매장에 주문한 후 음료를 만들라고 했지만, 이 경우 영업에 너무 큰 차질을 빚게 된다”고 덧붙였다.
7월 12일 메이투안의 주문량은 1억 5000만 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배달업계에서 1억 건의 주문이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타오바오와 징둥 역시 1억 건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타오바오 측 관계자는 “토요일 행사는 대성공이었다. 논란이 있는 건 알지만 업계 1위인 메이투안이 하기 때문에 후발주자인 우리로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배달 전쟁으로 많은 브랜드들의 주문은 적게는 30%, 많게는 1000%까지 증가했다. 배달을 하는 ‘라이더’는 하루 동안 평균 500위안(9만 6000원)을 벌어 들였다. 이는 평소보다 2배 이상 많아진 액수다. 한 라이더는 “수입이 늘어난 것은 좋긴 좋다. 그런데 제품 가격이 너무 싸다 보니 주문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았다. 다신 경험하고 싶지 않은 하루”라고 했다.
배달 업체들은 매주 토요일 이러한 이벤트를 계속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메이투안은 ‘무료 쿠폰’ 행사 참여 브랜드를 더욱 늘렸다. 고객들은 메이투안 배달 앱을 이용하면 쿠폰을 받을 수 있다. 타오바오는 ‘38위안 구매 시 18.8위안 할인’ ‘188위안 대형 쿠폰팩’ 등을 출시했다.
알리바바는 배달전쟁에 500억 위안(9조 6000억 원) 예산을 책정했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물량공세로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겠다는 전략이다. 메이투안 관계자는 “앞으로 당분간 슈퍼 토요일은 계속될 것이다. 전국민이 참여하는 축제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이처럼 배달시장에서 ‘거물’들의 난투극이 벌어진 것은 그만큼 수익 창출과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소비자들 반응은 좋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공방이 오가고 있다. 거대 플랫폼의 보조금 경쟁이 많은 부작용을 낳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다. 정상적인 가격 책정 메커니즘 파괴, 중소 업자들에 대한 보조금 전가, 라이더들의 과도한 업무 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가격 하락 경쟁이 결국은 배달의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도 뒤를 잇는다.
인민일보는 사설을 통해 ‘미친 토요일’이 비합리적인 소비, 배달시장 생태계 파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친 라이더로 인해 배송 서비스 품질은 떨어질 것이고, 이는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인민일보는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이 가격을 낮추는 데 힘을 쓰지 말고, 혁신을 높이는 데 전력을 다하라고 주문했다.
투자기관들도 이러한 경쟁이 장기적으로 회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점쳤다. 이들은 메이투안, 징둥, 알리바바의 목표 주가를 일제히 낮췄다. 매수 의견에 대해서도 ‘중립’으로 보수적 시각을 내비쳤다. 실제 메이투안 주가는 7월 12일 이후 하락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에서도 대형 업체들의 배달전쟁을 곱지 않게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소매 전자상거래 전문가 장수아이는 시장의 독점을 걱정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봤을 때 메이투안, 알리바바, 징둥의 이익은 어느 정도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왜 이런 일을 벌이는지 생각해야 한다. 이렇게 막대한 보조금으로 소매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게 장기적으론 회사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장수아이는 “결국 중소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점쳤다.
반면 경제학자이자 공업정보화부 전문가위원인 판허린은 이번 배달전쟁이 생태계의 다른 축, 상인과 라이더 등에게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본다. 그는 “배달업은 일방적으로 대형 플랫폼에 유리한 시장이다. 따라서 그들의 이익을 보조금 형식으로 나눠줄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 역시 같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게 된다”고 분석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