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특검이 캄보디아를 주목하는 이유는 또 있다. 공교롭게도 김 씨 연루 의혹이 짙은 주가조작 사건의 도이치모터스가 윤석열 전 대통령 집권기인 2023년 캄보디아 현지 금융업체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도이치모터스가 캄보디아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배경과 그 과정에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가 캄보디아 금융사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배경에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가까운 김건희 씨가 관여하거나 조언했는지가 의문의 핵심이다. 도이치모터스 측은 캄보디아 금융사 인수와 관련해 일요신문에 “통상적인 사업 확장이었다”고 밝혔다.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올 3월 기준 도이치모터스 종속기업(계열사·자회사)은 14군데다. 여기서 눈에 띄는 기업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위치한 금융 여신기업 'BAMC'다. 종속기업 14곳 가운데 유일하게 해외에 있는 회사다.
도이치모터스가 BAMC를 인수한 시점은 '2023년 12월'. 자회사 도이치파이낸셜을 통해 지분 99.10%를 취득했다. 나머지 지분 0.90%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아들 권혁민 도이치모터스 대표가 매입했다. 도이치모터스는 이보다 앞선 '2023년 3월' 이사회에서 BAMC 지분 취득을 의결했다.
도이치모터스가 BAMC를 인수하기로 결정한 건 단순 사안은 아니다. BAMC를 인수한 도이치파이낸셜의 2022년 총포괄이익은 65억 원, 2023년엔 40억 원이었다. 그런데 도이치파이낸셜이 BAMC 지분 매입에 들인 금액은 439만 달러(57억 원)였다.
도이치파이낸셜이 한 해 총포괄이익과 맞먹는 거액을 쏟아 부은 셈이다. 회사의 명운이 걸린 중차대한 사안일 수밖에 없다. 사업 성공에 대한 확신이 없는 한 ‘낯선 타국’에 있는 기업을 ‘몰빵’해서 인수하기란 쉽지 않다. 이와 관련해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도이치모터스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실한 소스(정보)가 있었기 때문에 과감하게 BAMC를 인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도이치모터스가 BAMC를 인수하기 전해인 2022년도는 한국과 캄보디아 양국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돈독한 해였다. 윤 전 대통령은 그해 5월 취임하고 12월 캄보디아에서 훈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당시 김건희 씨가 현지의 선천성 심장질환 소년을 돌보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선 2022년 6월엔 기획재정부가 '한·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 사업 통합 정책협의'에 나섰다. 이를 통해 윤석열 정부는 캄보디아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지원 한도액을 기존 7억 달러에서 15억 달러로 두 배 이상 늘렸다. 이어 2024년 5월엔 30억 달러까지 늘렸다. 불과 2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해 매우 이례적이란 시각이 많았다.
앞서 언급한 대로, 통일교 측이 김건희 씨에게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사업 참여 등을 청탁할 목적으로 수천만 원에 달하는 명품백 등을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 전달한 시점도 2022년이었다.

일요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BAMC는 2023년 도이치모터스 이사회의 인수 결정 후 경영진 등에 일부 변화를 줬다. 2019년부터 BAMC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한국인 강 아무개 씨는 직은 유지하되 그때까지 보유한 지분 2.19% 전량을 내놓았다. 그 외 97.81% 지분은 'PEANUT CAMBO'가 전량 매각했다. 이로써 현 도이치파이낸셜 99.10%, 권혁민 대표 0.90% 지분 구조가 구축됐다.
이 가운데 CEO 강 씨의 경우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캄보디아 PPC뱅크 전무를 지냈다. PPC뱅크는 한국의 현대스위스저축은행(현 SBI저축은행)이 소유해오다 2016년 JB금융그룹 손자회사로 편입됐다.
BAMC는 또 2023년 9월 새 이사회 의장에 윤 아무개 씨(53)를 선임했다. BAMC는 윤 씨를 "28년 이상 재무·회계 전문 경력을 보유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일요신문 확인 결과 윤 씨는 군 출신이다. 2023년 8월 31일 중령으로 전역하자마자 캄보디아행 비행기를 탔고 하루 뒤인 9월 1일 BAMC 이사회 의장에 앉았다. 윤 씨와 한때 같이 일했던 한 인사는 "육사 출신은 아니고, 재정 병과였다"고 전했다.
윤 씨는 일요신문에 "군 전역 시기에 이직 자리를 찾던 중 20년 이상 알고 지내던 분의 소개로 BAMC에 입사하게 됐다"며 "금융 전문가라고 할 순 없지만 재정 장교로 30년 가까이 복무해 충분한 역량을 갖췄단 생각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법에 따라 해외 법인(BAMC)을 취득하려면 자금 출처와 조달방법 등을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에 신고해야 하는 절차가 매우 엄격한 걸로 알고 있다"며 "무분별한 억지 소문으로 (BAMC) 영업과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생기는 등 회사 피해가 막대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BAMC 실적은 악화일로다. BAMC가 캄보디아 현지에서 낸 기업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총포괄손익 기준으로 도이치파이낸셜이 인수하기 이전인 2022년 31만 6339달러(4억 3100만 원)였던 손실 규모는 2023년 72만 3994달러(9억 8700만 원) 적자로 크게 늘었다. 2024년에도 12억 원 적자였고, 올해도 1분기까지 3억 원 적자를 냈다.
도이치모터스는 이 같은 실적을 보인 BAMC를 매입하려고 2023년 9월 유상증자를 통해 500만 달러(65억 원) 규모 신규 출자를 선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일요신문은 도이치모터스 측에 △BAMC 인수 당시(2023년 12월)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에 신고했는지 △도이치모터스가 BAMC를 사들이고자 2023년 9월 유상증자를 통해 500만 달러 규모 신규 출자를 선행했는지 등을 질의했다.
도이스모터스 측은 “BAMC 매입 관련 한국은행 등 신고 절차는 모두 완료했다”면서 “캄보디아 내 경기침체로 인해 BAMC뿐만 아니라 현지에 진출한 대부분 한국계 금융기관들이 해당 기간 많은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당사는 향후 비전을 보고 투자 의사결정을 했으며 2025년 현재 당사의 특화된 자동차금융 서비스를 BAMC에 이식해 점진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BAMC 매각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대표이사 교체, 조직개편 등을 통해 경영개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현웅 기자 chescol2@ilyo.co.kr
김지영 기자 young@ilyo.co.kr
남경식 기자 ngs@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