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길상호 시인의 사진산문집 ‘거울 속에 사는 사람’(기린과숲)이 출간됐다. 2015년 펴낸 ‘한 사람을 건너왔다’에 이은 두 번째 사진산문집이다.

피사체들이 하나하나 누나로 다가와 누나에 대한 그리움도 크다. 하지만 든든한 마음이 들어 산책길이 더 가벼워진다고. 그러니 매일 누나의 숨결을 느끼며 찍은 사진과 글을 붙인 이 작품은 하늘나라로 먼저 떠난 누나를 향한 헌사와 같다.
“여전히 목소리가 따뜻하네요./오늘 가만히 플러그를 뽑아요./그래도 당신은 침묵으로 말을 거네요”라든가, “이곳의 문을 닫고서 저곳으로 간 사람, 문 앞에 오래 머물러도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와 같은 구절엔 ‘저곳’으로 떠난 사람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한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작가는 비석에 새겨진 누나 이름만 슬픈 게 아니라고 말한다. 지금 여기를 사는 이들의 뒷모습도 어딘지 쓸쓸하다고. 풍경 속의 사물도 조금씩 낡아간다고.
이근일 시인은 길상호 시인의 산책을 “작고 여리고 스러지는 것들에 대한 ‘말걸기’와 ‘쓰다듬기’라 명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책을 읽는 이들은 작가와 함께 산책하는 기분을 느끼는 동시에 그의 사진과 글에 담긴 오래된 동네의 사물들이 역으로 우리에게 무슨 말을 건네오는 듯한 생경한 느낌도 얻을 것”이라고 말한다.
김지영 기자 young@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