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역의 노래가 무대를 열다
무대의 서막은 양평의 자연과 전설을 품은 양평민요보존회의 ‘양평팔경아리랑’과 ‘두물머리아리랑’(작사·작곡 이상균)으로 열렸다. 용문산의 봉우리, 남한강의 물결, 두물머리의 설화가 노래로 살아나자, 관객들은 고향의 기억을 꺼내듯 숨을 고르며 귀를 기울였다.
이어 △남태령아리랑·과천아리랑·과주아리랑·온온사아리랑(과천시전통예술단), △양주아리랑(양주아리랑보존회), △숯고개아리랑(숯고개아리랑보존회), △포천아리랑·영평팔경아리랑(포천아리랑보존회)이 차례로 무대를 채웠다. 서로 다른 지역의 색과 결이 모여 마치 한 폭의 대장정 병풍처럼 웅장한 울림을 그려냈다.

무대 위에는 경기소리 전승교육사 이윤경과 소리꾼 신필호, 송태춘, 허성자, 송장희 등 경기소리 이수자들의 깊은 소리가 깔렸다. 여기에 전통타악그룹 '천공'의 흥겨운 사물놀이가 더해져 공연장은 북소리와 장단으로 점점 뜨겁게 달아올랐다. 관객들은 저도 모르게 어깨를 들썩이며 호흡을 맞추었고, 무대와 객석은 경계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울림으로 이어졌다.
공연의 절정은 소리꾼 김용우의 특별 출연이었다. 그의 ‘홀로아리랑’과 ‘진도아리랑’은 세대를 건너 온 노래의 무게를 담아내며, 청중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그 울림은 공연장을 넘어 용문산 자락과 숲, 그리고 바람까지 흔들었다. 마지막 무대에서는 출연자 전원이 무대에 올라, ‘고향아리랑’을 함께 부르며 공연장을 거대한 합창의 장으로 완성했다.
# 관객과 무대가 함께 만든 축제
이날 양평의 공연장은 단순한 무대가 아니라, 군민과 예술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거대한 울림의 장이었다. 객석에 앉은 군민들은 수동적인 관람자가 아니었다. 노래가 시작되면 손뼉을 치며 장단을 맞추고, 익숙한 가락이 흘러나올 때면 따라 부르며, 때로는 탄성과 환호로 화답했다. 그들의 호흡과 박수는 무대 위 예술가들과 자연스럽게 이어져, 공연장은 순간순간 살아 숨 쉬는 합창의 공간으로 변모했다.
특히 중증장애인시설인 사회복지법인 씨엘의 씨엘의집과 보담, 사회복지법인 창인원 가족들이 참석해 서로의 손을 잡고 노래에 몸을 맡기며 함께 어울리는 모습은, 이번 공연이 단순한 문화 행사를 넘어 모두가 하나 되는 진정한 축제의 장이었음을 보여주었다.
양평민요보존회 신필호 대표는 “양평팔경아리랑과 두물머리아리랑이 널리 불리며, 양평의 정체성과 전통문화가 내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한 지역의 노래를 넘어, 세대를 잇고 사람을 이어주는 아리랑의 힘에 대한 믿음이 담겨 있었다.
또한 이날 무대에 오른 다섯 도시의 아리랑을 작곡한 과천시전통예술단 이상균 예술감독은 “경기도 아리랑이 일상 속에서 살아 숨 쉬는 문화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의 바람처럼, 이날의 무대는 아리랑이 단순한 공연곡이 아닌, 일상과 삶 속에 녹아드는 문화적 울림임을 보여주었다.

양평의 하늘 아래 울려 퍼진 아리랑은 이날 모인 군민들에게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이자 ‘함께 부르는 내일의 희망’이었다. 무대 위와 아래가 경계를 허물고 호흡을 나누던 순간, 공연장은 양평이라는 공동체의 정체성과 문화적 자부심이 살아 숨 쉬는 축제의 장으로 완성되었다.
공연에 앞서, 전진선 양평군수는 과천시전통예술단 임정란 대표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며 전통예술의 맥을 잇는 노고를 치하했다. 전 군수는 “오늘 용문산에서 울려 퍼진 아리랑은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우리 삶과 마음을 이어주는 큰 울림이었다”며 “뜻깊은 무대를 함께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숲의 바람을 타고 퍼져 나간 아리랑은 이제 경기도 곳곳으로 스며들고 있다. 오래된 선율 속에서 불어온 새 바람은 우리가 지켜야 할 문화의 길이며, 내일을 열어가는 희망의 노래다. ‘우리 아리랑 새 바람’은 그렇게, 전통이 오늘의 삶 속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김현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