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사건 원고인 C씨(전 조합장)는 2015년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A농협 조합장으로 당선되었으나, 2019년과 2023년 선거에서는 B씨에게 연이어 패배했다.
C씨는 “B씨가 선거 당시 농업인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며 2024년 7월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B씨는 농지를 소유하고 있었으나 수년간 실질적으로 경작하지 않았으며, 선거 시점에도 농업 종사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B씨가 주장한 단호박 경작은 사진, 위성지도, 증언 등에서도 일관된 증거를 확인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 법원의 판단 “농업인 자격 상실은 곧 조합원 자격 상실”
재판부는 농업협동조합법 제19조 및 시행령 제4조를 근거로, “조합원은 실질적으로 농업에 종사해야 하며, 자격이 없는 경우 조합원 자격은 당연히 상실된다”고 판시했다.
또한 “선거 후 자격을 충족하더라도 소급해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A농협 측의 ‘사후 자격 취득’ 주장을 배척했다.
# A농협, 항소 검토 중…항소심 향한 지역사회의 관심 고조
A농협은 판결문 송달 후 2주 이내에 항소할 수 있는 상태다. 조합 관계자는 “법원 판결을 존중하지만, 내부 논의와 법률 검토를 거쳐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항소심(2심) 재판부의 판단이 지역사회와 농협계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2심에서는 △농업인 자격의 판단 기준 시점(‘선거일 기준 vs 연간 활동 기준’) △조합원의 ‘당연 탈퇴’ 효력 발생 시기 △선거관리위원회 및 농협 본부의 책임 범위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농업계 한 관계자는 “항소심 결과가 향후 전국 농협 조합장 선거의 기준이 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 간 분쟁을 넘어 제도적 판례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조합장에게 필요한 자격이 과연 ‘땅을 직접 경작하는 능력’이어야 하는가, 아니면 ‘조합을 이끌어갈 수 있는 역량’인가. 이 문제는 단순한 자격의 문제가 아니라 조합의 미래를 결정하는 가치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 재보궐선거 가능성 및 향후 전망
당선무효 판결이 확정되면, A농협은 확정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재보궐선거를 실시해야 한다.
이 경우 B씨가 재보궐선거 시점에 실질적인 영농 활동을 통해 농업인 자격을 새로 취득했다면 출마가 가능하다.
다만, 법원이 최종 판결에서 허위 서류 제출이나 자격 기망 행위를 명시했다면, 향후 일정 기간 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자 등록 제한 또는 결격 처리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현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