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은 국회의원들의 강남3구(서초·강남·송파) 보유 현황을 전수조사했다. 그 결과, 전체 의원 16%에 해당하는 50명이 이곳에 아파트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32명으로 민주당(17명)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부동산 문제가 당과 대통령실 간 갈등의 트리거 역할을 할 것이란 예측도 쏟아졌다. 집값 잡기에 방점을 둔 대통령실이 거래세 인하를 핵심으로 하는 세제 개편을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소식에 민주당에선 부정적 반응이 나왔다. 대통령실 한 핵심 인사는 “당장에 (세제 개편은) 없다”면서도 “시기의 문제 아니겠느냐”고 반문하며 여지를 남겼다.
국민의힘은 총공세에 나섰다. ‘문재인 시즌2’로 규정하고 여권 인사들의 ‘내로남불’을 꼬집었다. 동시에 이재명 정부 들어 내놓은 부동산 대책 허점도 파고들었다. 이는 내년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수도권과 표류하는 무당층의 여론이 부동산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판단에서였다. 장동혁 대표는 정부가 10월 15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을 두고 “21세기판 서울 추방령”이라고 했다.
수세에 몰렸던 민주당은 반격 카드를 꺼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아파트와 주택을 합쳐 6채의 부동산을 갖고 있다는 것을 공개하며 화력을 퍼부었다. 이에 장 대표가 “모두 실거주용”이라고 하자 대통령실은 “머리 따로, 발 따로 사는 것이냐”며 응수했다. 여야가 벌이던 부동산 전쟁에 대통령실까지 뛰어든 셈으로 그만큼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감안한 스탠스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전체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한 전수조사도 제안했다. 이는 부동산 보유 실태가 공개될 경우 민주당보다는 국민의힘이 더 불리할 것이란 계산이 깔려 있다. 실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부동산 전수조사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우세한 모습이다. 일요신문이 조사한 ‘강남3구’ 보유 현황을 살펴보면 이러한 상황이 이해가 간다.
지난 3월 공개된 국회공직자 정기재산변동신고 등을 종합하면 강남3구에 아파트를 보유한 국회의원은 50명이다. 국민의힘 32명, 더불어민주당 17명, 개혁신당 1명이다. 전체 국회의원 16%에 해당하는 수치다.
국민의힘은 주호영 국회부의장(6선)과 권성동 윤상현 조배숙(5선) 김도읍 박대출 박덕흠 윤영석 윤재옥 이종배 이헌승 한기호(4선) 성일종 송언석 신성범 정점식 추경호(3선) 강승규 유상범 조은희(재선) 곽규택 김종양 박준태 서명옥 서지영 안상훈 유영하 유용원 진종오 최보윤 최은석 한지아(초선) 의원이다.
민주당은 5선의 정동영 현 통일부 장관과 민홍철(4선) 김병기 이언주 전현희(3선) 강선우 김한규 박성준 주철현 최기상(재선) 김윤 박균택 박민규 손명수 안도걸 이건태 정준호(초선) 의원이다. 개혁신당에서는 이주영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강남3구 중 의원들이 가장 아파트를 많이 보유한 곳은 서초구다. 주호영 부의장을 비롯해 정점식 유용원(국민의힘) 김윤 전현희(민주당) 의원 등 22명이 서초구에 아파트를 갖고 있다. 강남구 21명, 송파구 7명으로 뒤를 이었다.

정점식 의원은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를 장남과 함께 보유하면서 40억 3900만 원이라고 알렸다. 주호영 부의장도 재건축 중인 반포동 반포주공아파트를 34억 1392만 원이라고 신고했다.
초선 안상훈 최은석 서명옥 의원이 각각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압구정동 한양아파트를 33억 300만 원, 31억 9000만 원, 30억 9000만 원으로 공개했다.
이외에도 강남3구에 20억 원대 아파트를 보유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11명(유용원 한기호 성일종 한지아 유상범 윤영석 이헌승 유영하 곽규택 추경호 윤상현)이었다.
민주당에서는 20억 원대 아파트를 보유한 의원은 두 명이었다. 김윤 의원이 서초구 서초동 삼풍아파트를 22억 3000만 원에, 김한규 의원이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2차를 21억 9700만 원에 신고했다.
양문석 의원은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차 아파트(31억 2000만 원)를 보유해 30억 원대 아파트 보유자로 이름을 올렸지만, 2024년 총선 과정에서 편법대출 의혹에 휩싸여 36억 8000만 원에 처분했다.

이헌승 의원은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를 분양 받아 재산 신고했다. 분양가는 22억 3610만 원이었다. 이 의원 장녀와 차녀는 반포동 반포미도2차아파트 지분을 양분하고 있었다. 신고가격은 13억 1200만 원이었다. 이 의원의 두 자녀는 아파트를 보증금 6억 4500만 원에 임대 놓았다. 반면 이 의원은 본인 지역구인 부산 부산진구을에는 사무실 외에는 거주지를 재산으로 신고하지 않았다.
박균택 의원은 강남구 일원동에 84.71㎡ 규모 아파트를 18억 1700만 원으로 신고했다. 또한 차녀가 개포동의 아파트 3분의 1 지분을 5억 5000만 원에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과 자녀는 두 아파트를 실거주하지 않고 각각 10억 과 1억 4000만 원 보증금에 임대 주고 있었다.
22대 국회에 입성한 이후 강남3구 아파트를 신규 매입한 의원도 있다. 국민의힘 초선 최은석 의원이다. 최 의원은 당초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에 부인 명의로 11억 원 전세로 거주하고 있었다. 그런데 같은 아파트를 31억 9000만 원에 사들였다. 당초 살던 집의 전세권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구인 대구 동구군위갑에는 배우자 명의로 3000만 원에 전세로 아파트를 두고 있다.
강남3구에 아파트를 보유한 국회의원 50명 중 지역구가 없는 비례대표는 9명(국민의힘 7명·민주당 1명·개혁신당 1명)이다. 강남3구를 지역구로 둔 의원은 조은희(서울 서초갑) 서명옥(서울 강남갑) 의원 단 둘뿐이다. 조 의원은 방배동 방배빌라트, 서 의원은 압구정동 한양아파트에 자택을 두고 있다.
나머지 39명 의원들은 강남3구가 아닌 곳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그중 지역구에 자가 주택을 두고 있는 의원은 8명이었다. 민주당의 민홍철 의원과 국민의힘 강승규 권성동 김도읍 성일종 신성범 윤상현 윤재옥 의원 등이다.
27명 의원(민주당 14명·국민의힘 13명)은 지역구에 주택을 임대해서 갖고 있었다. 일부 의원의 경우 지역구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