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가평 조종면 상판리, 계곡 물소리가 들려오는 곳에 20년 동안 흙을 일구며 자신의 삶을 심어온 이가 있다. 그의 이름은 박재남 대표. 그가 가꾼 ‘타샤의 정원 251’은 2023년 경기도 제2호 민간정원으로 등록됐다. 그는 “정원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위한 공간”이라고 말한다.
가평 조종면 타샤의정원 251 박재남 대표# “타샤 튜더의 삶에서 시작된 이야기”
“20여 년 전, 우연히 읽은 한 권의 책이 제 인생을 바꿨습니다.”
박 대표는 동화작가 타샤 튜더(Tasha Tudor)의 정원 이야기를 처음 접한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다. “그 책을 보고 ‘이런 삶도 가능하구나’ 싶었어요. 자연과 함께 나이 들어가는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꼈죠.”
사진=최남일 기자그 무렵 그는 가평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주말마다 흙을 만지고 나무를 심으며 스스로를 가꾸기 시작했다. 그는 당시를 “아침마다 풀잎 위의 이슬을 보며 ‘오늘도 살아 있음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시의 삶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고요함이었죠.”라고 꿈을 찾아 떠나온 길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설명했다.
# “정원은 사람의 속도를 늦춰주는 공간”
‘타샤의 정원 251’은 총 12,000여평 토지에 약 5,839㎡(약 1,765평) 규모의 정원을 조성했다. 소나무, 단풍나무, 금꿩의다리, 노루오줌 등 250여종의 야생화들이 계절마다 피어나고, 계곡 물소리가 정원을 가로지른다..
새소리와 바람이 하루의 배경음악이 되는 이곳은 ‘자연이 완성하는 예술 공간’이다.
박 대표는 “정원은 사람의 속도를 늦춰주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을 찾은 분들이 잠시라도 속도를 늦추고 마음을 내려놓았으면 합니다. 자연 속에서 ‘쉼’이 무엇인지 느꼈으면 좋겠어요.”
# “민간정원 등록은 끝이 아니라 시작”
지난 2023년 10월, ‘타샤의 정원 251’은 경기도 제2호 민간정원으로 공식 등록됐다. 민간정원 지정은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원 품질, 녹지율, 관리 의지 등이 평가된다.
박 대표는 “혼자 가꾼 작은 정원이 이렇게 인정받게 되어 감사하다.”라며 “이제는 이 공간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꽃과 나무뿐 아니라 삶의 온도를 나누는 정원이 되고 싶다.”라며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마음이 머물 수 있는 정원으로 남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에게 정원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삶의 철학이었다. 그는 도시의 속도를 벗어나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늘어나는 요즘, 이곳을 찾는 모두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