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곳에 입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친절 서약서’에 서명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친절 서약서에는 마치 학교에서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라’고 가르치는 것처럼 ‘서로 의견이 다르더라도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할 것’ ‘상처를 주고 분열시키는 말을 하지 말 것’ 등과 같은 지침이 포함되어 있다.

이어서 그는 “사람들이 야외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보도와 산책로를 의도적으로 많이 설계했다. 자연스럽게 이웃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각각의 집들은 주민들이 서로 친해질 수 있도록 현관이 전면을 향하도록 설계됐다”고 덧붙였다. 마을에는 주민들이 함께 모여서 콘서트, 영화의 밤, 계절별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넓은 녹지 공간도 마련됐다.
친절 서약이 “전반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고 밝힌 오하니안은 “입주하고 있는 주민들 모두가 이 서약에 서명을 했다. 부정적인 반응은 없었다. 사람들은 작은 마을의 매력과 현대적 가족생활이 만나는 곳에서 살고 싶어 하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카린과 엘리아 쿠르노소프 부부는 자녀 둘과 함께 찰리 커크 암살 사건 직후 실버우드로 들어온 첫 번째 입주민이다. 그들은 정치적 분열이 심한 요즘 같은 시기에 친절 서약이 입주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부부는 “사람들에게 예의 바르고 친절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라고 말하면서 “서로 달라도 충분히 잘 지낼 수 있다는 점을 가르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실버우드로 이사 오기로 결심한 트레이시 스미스(67)와 클레어 매티그 스미스(42) 모녀는 “캘리포니아에서는 정말 단절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클레어는 ‘비즈니스 인사이더’ 인터뷰에서 “이전 집에서는 6년 동안 살면서 단 한 명의 이웃만 알고 지냈다. 어렸을 때는 거의 모든 이웃을 알고 지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라며 아쉬워했다.
혹시 친절 서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다행히 이런 경우에도 벌금을 물거나 퇴거 명령이 내려지지는 않는다. 다만 오하니안은 “반대로 친절한 행동을 하면 그에 따른 보상이 주어진다”고 말했다.
오하니안은 실버우드 설계의 두 가지 핵심 원칙, 즉 모든 집이 전면을 향하도록 한 점, 그리고 동네마다 소규모 공원을 배치한 점이 주민들의 교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또 탁구, 수영장, 보드게임, 파티, 북클럽 모임 등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될 예정이며 초등학교 다섯 곳을 비롯해 중학교, 고등학교가 산책로를 따라 한 곳씩 건설될 예정이다. 이곳에서도 역시 친절 교육이 주요 교과 과정에 포함될 예정이다.
40만 달러(약 6억 원)에서 73만 달러(약 10억 원) 사이의 고급 주택들로 구성된 ‘실버우드’에는 향후 20년 동안 총 1만 5000채 이상의 주택이 추가 건설될 예정이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