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분 나쁜 통증이나 가끔 느껴지는 찌릿함을 무시해버리곤 한다. 그저 피곤해서, 혹은 스트레스 때문에, 아니면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고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전문의들은 겉보기에 별일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이런 신호들이 때로는 우리 몸이 보내는 경고일 수 있다고 말한다. 즉, 몸에 무언가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알쏭달쏭한 초기 징후는 심각한 증상이 발현되기 훨씬 전에 나타나기 때문에 ‘몸의 속삭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음은 영국 ‘메일온라인’이 소개하는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우리 몸이 보내는 ‘미묘한 속삭임’들이다.

#이유 없이 피부가 계속 가렵다
어쩌다 가끔 피부가 가렵다면 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피부가 가려운 이유는 대부분 습진이나 폐경기 호르몬 변화 때문이다. 하지만 가려움이 오래 지속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쩌면 이는 우리 몸이 보내는 심각한 경고, 즉 장기 부전이나 암 등 다양한 질환 때문일 수 있다.
런던의 알렉산다르 고딕 피부과 전문의는 “다양한 건강 문제가 피부를 통해 나타나는 이유는 우리 몸이 질병이나 감염균과 맞서 싸우거나, 혹은 특정 장기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을 때 그 부산물이 피부 아래에 침착되어 자극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간은 혈액 속의 독소를 해독하는 역할을 하는데 만일 간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이 독소가 피부 아래에 쌓이게 된다.
고딕 박사에 따르면 이 경우에는 두 가지 명확한 경고 신호가 있다. 첫째 국소 치료나 광선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둘째 가렵긴 한데 명확한 이유가 없는 경우다. 이런 경우에는 혈액 검사, 조직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초기 징후로 가려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주요 질환 가운데 하나는 간 기능 장애다. 이 경우 일반적인 습진과 달리 피부가 건조하지 않은데도 가려우며, 식사 후에 유독 가려움증이 심해진다. 피부 가려움증은 면역계 암인 호지킨 림프종의 초기 징후일 수도 있다. 이와 관련, 고딕 박사는 “가려움이 2주 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입이 마른다

구강 미생물 전문가이도 한 샘슨 박사는 입 안에 침이 부족하면 미생물 균형이 깨져 유해균이 번식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물론 입 안의 모든 박테리아가 해로운 건 아니다. 약 80%는 오히려 구강 건강을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특정 균주의 과도한 증식은 류마티스 관절염, 알츠하이머, 뇌졸중, 심장병, 심지어 대장암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샘슨 박사는 “입이 마르도록 방치하면 나쁜 박테리아가 번성하도록 허용하는 셈이다. 이는 여러 심각한 질병과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입이 마르면 구강 칸디다증과 같은 감염에도 취약해질 수 있다. 샘슨 박사는 “타액은 충치와 같은 치아 질환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자연 방어 시스템 가운데 하나다. 타액은 항균 작용을 하고, 소화를 돕고, 맛을 향상시키며, 조직 치유에 도움이 된다. 따라서 기저 질환이 없더라도 입마름은 구강 위생을 점검하고 개선하라는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렇게 하면 결과적으로 다양한 질병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어깨 통증이 계속 된다

하지만 통증이 평소와 다르거나, 오래 지속되거나, 가슴이 불편하거나, 호흡 곤란 또는 소화 장애와 함께 나타난다면 다른 징후일 수도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 에깃 박사는 “어깨 통증은 몸에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가령 잘 알려지지 않은 어깨 통증의 원인 가운데 하나는 담낭 질환이다. 담석으로 인한 통증은 복부에서 목까지 연결된 횡격 신경을 통해 간혹 오른쪽 어깨에서 느껴지기도 한다. 왼쪽 어깨의 지속적인 통증은 때때로 협심증이나 심장마비 초기 단계와 같은 심장 문제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어깨 통증은 폐 질환과 관련이 있기도 하다. 횡격막이 자극을 받으면 통증이 위쪽으로 퍼지며, 경우에 따라서는 폐암의 조기 경고 신호가 되기도 한다. 에깃 박사는 “심장질환 환자가 어깨에 통증을 느끼는 것처럼 간부전, 폐암, 담낭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어깨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난치성 통증이라고 하며, 신경이 어깨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몸의 다른 부위에서 발생한 문제를 어깨에서도 느끼게 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잠을 자면서 땀을 흘리는 경우는 사실 흔하다. 가령 여름철 술을 마시고 자거나 혹은 폐경기 증상 때문에도 땀이 날 수 있다. 혹은 단순히 실내가 더워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뚜렷한 이유 없이 밤에도 땀이 난다면 다른 이유 때문은 아닌지 정밀 검진이 필요하다.
에깃 박사는 “염증 수치가 높을 때, 즉 우리 몸이 질병과 싸우고 있을 때도 밤에 땀을 흘리게 된다. 이는 몸이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는 의미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땀이 심하게 나거나 지속되는 경우가 가장 위험하다. 에깃 박사의 말에 따르면 “가장 주의해야 할 상황은 이불이 흠뻑 젖거나 땀을 너무 많이 흘린 탓에 오한이 느껴져서 옷을 껴입어야 할 때”다.

대부분의 경우 별다른 노력 없이 살이 빠지면 기분이 좋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식단이나 운동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데도 이유없이 체중이 감소한다면 몸에 이상 신호가 발생했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를테면 당뇨병, 갑상선 문제, 스트레스, 염증성 장 질환, 심지어 암 등 다양한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전문의들은 1년 동안 이유 없이 체중이 5% 이상, 또는 4.5kg 이상 줄었다면 반드시 의료진의 도움을 받으라고 조언한다.
실제 한 연구에 따르면 위, 췌장, 간 등 상부 소화기관 암 환자의 약 80%는 진단 전에 이유없는 체중 감소와 식욕 저하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에깃 박사는 “계획에 없던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는 ‘속삭임’이라기보다는 ‘비명’에 가깝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체중 감량을 원하기 때문에 종종 이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지 못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급격히 살이 빠지면서 동시에 피로감, 소화불량, 식욕 부진까지 동반된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건강한 손톱은 표면이 매끄럽고 약간 곡선을 이루고 있으며, 색도 고른 편이다. 따라서 손톱의 모양, 질감 또는 색이 변하기 시작하면 몸에서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속삭이는 신호’일 수 있다. 가령 손톱이 평소보다 쉽게 부러지거나 갈라진다면 이는 영양 결핍, 특히 철분 부족을 의미할 수 있다. 손톱 표면이 숟가락 모양으로 움푹 들어가면 빈혈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보다 심각한 경우는 손톱 안쪽이 돔처럼 올라오는 현상이다. 이 경우에는 간 질환, 폐 질환, 위장 문제의 징후일 수 있다. 또한 손톱에 어두운 선이나 줄무늬가 생긴다면 드물긴 하지만 흑색종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