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도하고 무모하기 짝이 없는 내란 못지않게 국민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 것이 외환(外患)이다. 내란세력은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1년 전부터 ‘북풍’을 기획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주도한 ‘평양 무인기 작전’과 ‘북한 오물풍선 원점타격’이 그것이다. 북한 도발을 유도해 비상계엄 선포 요건으로 삼으려 한 것이다.
만약 북한이 우리의 평양 무인기 작전에 대해 보복에 나섰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우리 군이 북한의 오물풍선 원점을 타격했더라면 남북 간 교전이 벌어졌을 개연성이 크다. 그랬다면, 군은 비상계엄 국면에서 적극적으로 임무를 수행했을 것이다. 국회의 계엄해제는 물론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도 물 건너갔을 것이다.
#외환 작전에 동원된 군인들의 생생한 증언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규정 선임비서관이 12·3 내란 1주년을 맞아 ‘돌아오지 않은 무인기-그들은 전시계엄을 꿈꾸었다’(해요미디어)를 펴냈다. “내란은 외환과 함께 시작됐다”는 저자들 주장은 울림이 크다.
이 책은 외환의 전모를 거의 완벽하게 밝혀냈다. 부당한 명령에 고민하고 괴로워했던 군인들의 용기 있는 제보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작업이었다.
이 책엔 최고 권력자의 말 한마디로 시작한 무인기 제작·도입 과정부터 작전 이후 증거인멸까지 편법과 불법으로 얼룩진 범죄 현장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드론작전사령부 부사관들이 야간에 백령도에서 평양으로 무인기를 침투시키고, 국군심리전단 병사들이 비밀리에 대북전단 풍선을 날리고, 국방부 장관이 합참의장을 제치고 직접 북한 오물풍선 원점타격을 지시하는 광경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부승찬
22대 국회의원(경기 용인시병)으로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당 대변인과 국방위원회 간사로 활동하고 있다. 12·3 내란 이전에는 방첩사령부의 정치개입 방지와 민주적 통제를 위해 법안을 발의했다. 12·3 내란 이후에는 국방위원회 법안소위 위원장으로서 계엄선포 요건을 강화하고 국회의 계엄해제 권한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계엄법 통과를 주도한 바 있다. 2023년 문재인 정부의 국방·안보 비사를 다루고 윤석열 정권의 불법적인 대통령실 이전을 비판하는 ‘권력과 안보’를 펴냈다. 이로 인해 윤석열 정권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이규정
권력이 군을 동원해 민주주의를 위협할 때 글을 썼다. 2021년 박근혜 정권 시기 ‘기무사 계엄문건 사건’을 파헤친 ‘한국군 정보기관(방첩사령부)의 역기능과 개혁에 대한 연구’를 국방대학교 석사 논문으로 썼다. 국방전문지 ‘디펜스21플러스’ 기자, 김종대 의원실 비서관, 경기도 평화협력국 전문요원으로 일했다. 2025년 11월 현재 부승찬 의원실 선임비서관으로 일하고 있으며, 북한대학원대학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김지영 기자 young@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