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마스 영화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다르다. 먼저 장르가 크리스마스의 가족적 분위기와는 거리가 먼 액션 스릴러라는 데 있다. 크리스마스는 단지 배경일 뿐, 사실은 폭력적인 액션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가령 테러범이 등장해 총기를 난사하고, 건물을 폭파하고, 심지어 고층 빌딩에서 추락사하는 등 다분히 과격한 요소가 많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크리스마스에 온 가족이 모여서 볼 영화가 아니며, 설령 영화 배경을 다른 날로 바꿔도 이야기 전개에 큰 무리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런 논쟁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유머 혹은 밈으로도 번졌다. 매년 12월이 되면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이를 풍자한 밈이 등장하며, 이런 밈은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이나 카드에도 활용되고 있다.
심지어 ‘다이하드’ 제작진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긴 마찬가지다. 감독 존 맥티어난은 “그냥 여름 영화다(실제 ‘다이하드’의 개봉일은 1988년 7월 15일이었다)”라고 말했다가 나중에 “크리스마스라는 요소가 영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라고 말을 바꿨으며, 각본을 맡은 스티븐 E. 더수자는 “‘다이하드’는 크리스마스 영화가 맞다. 크리스마스 주제를 반영해서 구조를 짰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러니 이 문제는 ‘다이하드’ 팬덤이 강한 미국인들 사이에서 영원히 풀리지 않는 난제로 여겨지고 있으며, 이런 사정은 바다 건너 영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영국에서 실시된 새로운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인 44%가 ‘크리스마스 영화가 아니다’라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5%만이 ‘가장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영화’로 ‘다이하드’를 꼽았다. 17%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 설문조사에서 응답자가 꼽은 가장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영화는 ‘나홀로 집에’였으며, 2위는 ‘러브 액츄얼리’, 3위는 ‘멋진 인생’이었다. 이번 조사는 영국 영화등급위원회(BBFC)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