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와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의 징계가 나란히 진행되고 있는데, 법조계에서는 변호사 자격 여부와 무관하게 살펴볼 부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적 성향에 기반한 발언은 문제가 될 소지가 있지만, 이번 사안은 변호인 신분인 아닌 상태에서 재판정과 유튜브에서 한 발언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문제의 발단은 11월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재판에서 비롯됐다. 권우현·이하상 두 변호사는 재판정에서 법정소란으로 15일 감치 명령을 받았으나 인적 사항 미비 등으로 석방됐다.
이후 두 변호사는 보수 성향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 부장판사를 두고 “이진관이라는 놈 상판대기 한 번 다시 보고 정말 보잘것없이 생겼다. 이 XX 그거 진짜로. 정말 변변치 않게 생겼다”라고 비방하는가 하면 “저런 어리바리한 놈한테 제가 딱 가서 욕하면 오줌 싸면서 자빠진다. 요런 놈은 조롱해줘야 한다”고 비난했다.
서울중앙지법은 11월 25일 대한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에 권우현·이하상 변호사에 대한 징계를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재판장의 법정 질서유지를 위한 퇴정 명령에도 이를 거부하는 등으로 법원의 심리를 방해해 감치 선고를 받았음’과 ‘유튜브 방송에서 재판장에 대한 욕설 등 인신 공격적 발언을 수차례 반복함’을 징계 사유로 제시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도 두 변호사를 서울 서초경찰서에 법정 모욕,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내란 특검팀은 11월 27일 브리핑 때 “(김용현 전 장관 측) 변호인이 검찰 특수본(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때부터 사건을 맡아 서울중앙지검을 통해 제출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는데, 특검은 김 전 장관 변호인들의 행태를 수집해온 만큼 관할을 따져 자료를 전달한 것이다.
반면 이 변호사와 권 변호사는 이진관 부장판사를 공수처에 고소·고발한 데 이어 ‘감치 선고로 정신적 충격을 입었고 명예까지 손상됐다’며 위자료 소송을 제기했다.
#대통령 나서자 신속 수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다. 사건을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이관하고 “법정 내 소란행위는 법원 재판 기능과 사법절차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헌법 질서를 훼손하는 중대 범죄”라며 수사 의지를 밝혔다. 조만간 고발인 조사 일정 등을 조율해 본격 수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한변협도 나섰다. 11월 26일 공지를 통해 “변호사법 제97조에 의거해 협회장 직권으로 징계조사 절차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변호사에게 품위 손상 행위 등의 징계 사유가 있을 때 변협회장이 변협징계위원회에 징계 개시를 청구하도록 한 조항이다.

#신중한 대한변협
변호사 ‘방어권’이라는 이슈가 맞물려 있다 보니 대한변협은 더 신중할 수밖에 없다. 특히 변호사업계는 11월 19일 한덕수 전 총리 내란 재판에서 재판장의 퇴정 명령에 응하지 않고 발언을 이어갔던 과정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두 변호사는 지난 19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재판에 김용현 전 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하자 재판부에 ‘신뢰관계인 동석’을 요구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허가하지 않았고, 받아들여지지 않은 과정에서 “재판부의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하며 난동을 피웠다. 재판부는 경고 끝에 퇴정 명령과 함께 감치를 선고했지만, 두 변호사는 인적 사항을 묻는 재판부 질의에 답변을 거부했다. 이 때문에 서울구치소가 인적 사항이 특정되지 않았다며 보완을 요청했고, 두 변호사는 일단 풀려났다.
해당 재판의 공식 변호인이 아니었기에 ‘변호사’와 ‘일반 방청객’ 신분이 섞여 있는 모호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대한변협은 경찰과 달리 고심할 부분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대한변협 간부는 ‘개인 의견’을 전제로 “해당 소동은 변호사가 아니라 일반인이 재판에서 재판장을 비판하고 난동을 부리다가 감치 처분을 받은 것”이라며 “언론에서는 변호사라고 이야기하지만, 그건 직업이 변호사일 뿐 실제로는 일반인의 난동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변호사들의 권리 증대에 집중해 온 대한변협이 징계 여부와 정도를 더 신중하게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표현이 과한 부분은 분명 문제지만, 증인의 변호인 자격으로 동석을 요구한 터라 변호사의 조력권을 법원이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지와 맞물린 지점이 있는 것 같다”며 “위증 등의 소지가 있을 때 어떤 재판의 피고인이기도 한 증인에게 변호인 조력을 제공토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서환한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