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대표 원내대표 최고위원 등 지도부 9명 중 과반인 5명 이상이 사퇴하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앞서 3명의 의원 외에도 다수의 최고위원이 지방선거 출마를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알려져, 정청래 당대표 체제가 막을 내리고 비대위가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현 정청래 지도부는 내년 지방선거까지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경기지사 충남지사 출마를 검토했던 이언주 황명선 최고위원이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직을 유지했다. 서삼석 최고위원도 전남지사 출마의 뜻을 접었다.
민주당은 공석이 생긴 최고위원에 대한 보궐선거를 치르게 됐다. 민주당 당헌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이 궐위되면 2개월 이내 후임자를 선출하도록 한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11월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도부 공백 상태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가능한 빨리 당 선거관리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보궐선거는 2026년 1월 중순쯤 치러질 예정이다.

특히 정 대표를 중심으로 한 민주당 강성파가 이 대통령의 외교성과 주목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여러 차례 제기됐다. 이번 아프리카·중동 4개국 순방 기간에도 ‘전 당원 1인 1표제’ 당헌·당규 개정으로 파문이 일었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11월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왜 이 대통령 순방 중에 이렇게 이의가 많은 안건을 밀어붙이느냐. 당원들을 분열시킬 필요가 있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정청래 대표는 취임 이후 대통령실과 최민희 과기정통위원장 등 강경파 사이에서 의견 조율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 당원 1인 1표제’ 등 추진하는 개혁마다 사사건건 태클에 걸리며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다”며 “당내 그립감을 쥐기 위해서는 친청 체제 구축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정 대표가 최고위원 보궐선거에 공을 들일 것이란 관측과 맞닿아 있는 발언이다.

당 지도부는 “덕담 차원으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당 안팎에선 ‘정 대표가 이미 친정청래 체제를 강화하려고 나선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정청래 대표와 가까운 ‘친청계’에서는 서울중앙지검장 출신의 이성윤 의원과 당대표 직속 민원정책실장인 임오경 의원, 김한나 서초갑 지역위원장 등이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에 맞서 친명계가 보궐선거를 통해 정 대표 견제를 모색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재명 지도부 1기에서 수석사무부총장을 지냈고, 정 대표의 ‘전 당원 1인 1표제’를 “졸속개혁”이라고 공개적으로 제동을 건 강득구 의원이 최고위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기로 사실상 뜻을 굳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통령 대장동 사건’ 변호인 출신 이건태 의원도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원외에서는 지난 부산시당위원장 선거에서 정 대표에 의해 “억울한 컷오프를 당했다”고 주장한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의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하지만 정청래 대표와 친명계 간 대립각에 대해 회의적 시선도 적지 않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친청계라고 부를 만한 세력이 있기나 한가”라며 “현 정청래 지도부를 세운 지지층은 이재명 정부를 뒷받침하라는 의미에서 표를 준 것이다. 정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실과 각을 세우는 순간 언제든 지도부가 흔들릴 수 있다. 최고위원 보궐선거에서 정 대표가 친명계와 격돌할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