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평군은 올해 여성기업을 대상으로 물품·제조·용역 분야에서 총 87건, 25억 2471만 1430원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러한 ‘예외적 배려’ 조항이 사실상 상시적·기본 계약처럼 운용되면서, 오히려 시장 경쟁을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방계약을 규정하는 지방자치단체계약법 시행령은 일반 수의계약 한도를 2000만 원 이하로 제한한다. 다만 여성기업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여성기업·장애인기업·사회적기업은 5000만 원 이하 물품·용역에서 1인 견적 수의계약 예외를 적용받을 수 있다.
가평군은 이 조항을 근거로 여성기업과 다수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인증 확인서만으로 심사를 끝내고, 가격 비교·장비·인력 검증이 사실상 생략된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기업인 A 씨는 “여성 대표 명의만 확인되면 경쟁 없이 계약이 성립한다”고 지적하며, “제도 취지가 선의로 설계됐더라도 지금과 같은 허술한 검증 체계에서는 악용이 일상화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서는 제도를 악용해 편법 수의계약을 일삼는 이들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특히, 제도 적용 요건인 ‘여성이 실질적으로 소유·경영하는 기업’이라는 기준이 제대로 충족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일명 ‘위장 여성기업’에 대한 전수조사와 제도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사업자들이 공개입찰 대신 1인 견적 수의계약 요건을 위해 배우자 명의로 개인사업자 추가 등록하거나 가족 명의 법인을 추가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이는 실질 경영 여부 확인을 어렵게 만들고, 지역 조달 시장의 공공성을 저해한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월 가평군의회 예산심의에서도 여성기업에 대한 악용 우려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최정용 의원은 4개 면에 7000만 원씩 배정된 읍·면 축제 예산 중, 설악면과 상면의 행사 대행 용역이 5000만 원 미만으로 쪼개져 수의계약으로 변경 체결된 점을 지적했다.
축제를 주관한 면 관계자들은 “지방계약법 시행령과 여성기업 지원제도에 따라 진행한 적법한 계약”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수의계약 선택 사유에 대해서는 구체적 답변을 하지 못했다. 관계자들은 “이전 사업에 문제가 없었다.”는 원론적 설명만 반복했을뿐, 수의계약 필요성에 대해서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지역 기업인들은 공정 경쟁 위반이라며 보완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소상공인 B 씨는 “요건만 적법하고 계약의 필요성과 업체 선정 근거는 없다. 예외 방식인 수의계약이 기본 관행이 되면 견적 비교는 무의미해지고 지역 경쟁 시장은 더 위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검증과 공개경쟁이 없다면 배려가 아니라 무경쟁 통로로 변질될 위험이 크다.”라며 계약 과정 공개와 경쟁입찰 원칙 회복을 강조했다.
한편, 최근 가평군에서도 여성기업 인증이 일부에서는 ‘수의계약’을 위한 도구로 악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무경쟁 수의계약 통로로 악용되는 여성기업 인증 관행에 대해 추가 취재를 통해 보도할 계획이다.
최남일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