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은 12월 3일 “팀 전력 강화를 위해 타선에 확실한 무게감을 실어줄 수 있는 최형우와의 계약을 마쳤다”며 “2년간 인센티브 포함 최대 총액 26억 원의 조건으로 최형우의 컴백이 완료됐다”고 밝혔다.
2002년 삼성 라이온즈 2차 6라운드(48순위) 지명으로 프로에 데뷔한 최형우는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삼성의 중심 타선을 맡았다. 2011년부터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하고, 이듬해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탰다.
1983년생인 최형우는 33세에 처음으로 FA 자격을 취득했다. KIA와 4년 총액 100억 원에 계약했는데 KBO FA 역사상 첫 100억 원대 계약이었다. 최형우는 2020시즌을 마친 뒤 두 번째 FA 계약으로 KIA와 3년 총액 47억 원에 사인했고, 2024시즌을 앞두고 KIA와 비FA 다년계약을 1+1 22억 원에 체결해 KIA 유니폼을 입고 9년을 뛰었다. KIA에서 최형우는 이적 후 첫 시즌인 2017시즌 통합 우승과 2024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2025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 최형우는 C등급으로 FA 시장에 나왔다. 최형우는 42세의 나이에도 13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7, 24홈런, 86타점을 기록하며 젊은 선수들 못지 않은 맹활약을 펼쳤다. KIA와의 동행이 계속 이어질 거라 예상됐지만 최형우의 ‘친정팀’인 삼성이 영입전에 뛰어들며 최형우의 향방이 안갯속을 내달렸다.
KIA는 최형우에게 1+1년에 총액 30억 원 대의 FA 계약을 최종적으로 제안했다가 결렬 수순을 밟는다. 이유는 ‘1+1’이라는 계약 기간 때문이었다. 취재한 바에 의하면 최형우 측은 KIA 구단에 ‘2년 계약’을 제안했다. 선수의 나이를 고려했을 때 1+1이라는 불안정보다는 2년 보장을 원했다. 그러나 KIA는 팀 사정상 그 계약기간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최형우를 잘 아는 한 야구인은 KIA가 최형우 측에 제안한 연봉 책정이 처음 1년과 이후 옵션으로 남은 1년에 차이가 있다고 귀띔했다. 이 점도 최형우로선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선수 측과는 여러 번 만났다. 계약 기간에는 서로 의견이 맞았는데 금액 면에서 이견이 있었다. FA 협상을 할 때마다 금액을 맞추는 게 항상 어렵다. 결국 최형우가 많이 양보를 해줬다. 그 과정에서 시간이 조금 걸렸다.”
이 단장은 선수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했다. 선수라면 단 얼마라도 더 받고 싶어 할 테고, 숫자는 선수의 자존심이 걸려있는 문제라고 해석했다.
“최형우한테 고마운 건 우리가 결과적으로 선수를 영입하면서 KIA에 보상금으로 15억 원( 2025시즌 연봉 150%)을 지급해야 하는 걸 이해해줬다는 사실이다. 즉 보상금 15억 원을 포함하면 41억 원에 최형우를 영입한 셈이다. 그 점을 선수 측에서 잘 받아들였다.”
삼성이 FA 시장에 나온 최형우에게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는 선수들의 요구도 한몫했다는 후문이다. 이 단장은 “선수단에서 최형우를 꼭 영입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검토에 들어갔다”면서 “이후 최형우가 정말 우리 팀에 오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했고, 확인 후 움직이기 시작했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렇다면 삼성은 1983년생인 최형우의 나이를 의식하진 않았을까? 이 단장은 “당연히 고민했다”고 솔직한 답변을 들려줬다.
“나이가 리스크가 되려면 선수의 운동 능력을 파악해야 한다. 우리는 최형우의 홈런 숫자나 타율도 고려했지만 관심을 둔 기록이 빠른 볼 대처 능력이었다. 올해 야구 트렌드가 선발 투수의 구속이 150km/h 이상으로 변화를 이뤘다. 최형우의 기록을 찾아봤더니 빠른 볼 대처 능력이 리그 10위 안에 들어가더라. 그러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만약 베테랑 타자가 빠른 볼에 배트 스피드가 못 쫓아가면 ‘에이징 커브’를 의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형우에게 그런 점이 보이지 않았다.”
이 단장은 42세 나이에도 전성기 시절 못지않은 실력을 발휘하는 최형우의 장점으로 타고난 실력과 철저한 자기 관리를 꼽았다.
“최형우는 선수단이 좋아할 정도의 리더십을 갖고 있는 선수다. 공격면에서 파괴력을 보이고 있어 우리 팀에 큰 시너지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삼성 팬들이 최형우 영입을 뜨겁게 원했다. 그 기운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장성호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최형우의 삼성행을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내년 43세가 되는 최형우 입장에서는 금액도 중요했겠지만 계약 기간 보장이 더 중요했을 것이다. KIA가 1+1년이고, 삼성이 2년 보장이었다면 최형우의 선택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1년 옵션은 43세의 선수에게 굉장히 불투명한 조건이다. 하지만 2년 계약은 온전히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게 아닌가. 그런 점에서 최형우는 계약 기간을 보장해준 삼성의 제안에 마음이 끌렸을 것 같다.”
장성호 위원은 KIA가 1+1년에서 선수가 원하는 2년 계약을 맞추지 못한 점도 이해한다고 말했다.
“KIA는 지명타자를 유동적으로 활용하고 싶었을 것이다. 나성범, 김선빈이 전 경기 수비를 맡을 수는 없지 않겠나. 반면에 삼성은 내년에 꼭 우승이 필요한 팀이고, KIA는 지금 흐름상 내년 우승보다는 팀 재정비를 목표로 하는 것 같다. 이러한 구단의 방향성이 최형우 영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장 위원은 KIA가 2025시즌보다 2026시즌을 마치고 FA로 나오는 선수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시즌을 마치면 구자욱, 원태인(이상 삼성), 노시환(한화), 박동원, 홍창기(LG), 최지훈, 오태곤(SSG), 정수빈, 양의지(두산) 등 각 팀의 주전급 선수들이 비FA 다년 계약을 맺지 않을 경우 대거 FA로 풀린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