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취록에는 면접이 진행되기 전 합격자가 정해져 있었던 것처럼 해석될 수 있는 발언도 담겼다. K 교수는 "우리도 이미 7명을 뽑았으니까"라고 언급했는데, 모든 평가가 끝난 뒤 합격자를 확정해야 하는 입시 절차와 배치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이미 뽑았다' 표현을 두고 합격자가 내정됐거나, 서류 평가 단계에서 면접 결과의 방향이 상당 부분 정해졌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들은 면접 점수에서 극단적인 차이를 두는 이른바 '갭(Gap) 주기' 전략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K 교수는 "면접에서 뒤집으려면 갭을 줘야 한다", "극단적으로 주자. 1등만 1등으로 올려주고"라고 발언했다. 이는 평가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훼손하는 발언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K 교수와 E 교수는 녹취록과 관련해 "제 목소리가 맞다"고 말했다. E 교수는 "누군가를 떨어뜨리고 누군가를 일부러 붙이려고 하는 내용이 들어가야 입시 비리가 성립되는 것 아니냐"라며 "이런 얘기는 충분히 면접관들끼리 면접을 보고 나서 할 수 있는 얘기"라고 해명했다.
E 교수는 "'7명을 뽑았다' 이런 내용들은 입학사정관으로서 서면 평가를 할 때도 A그룹 몇 퍼센트, B그룹 몇 퍼센트, 퍼센티지와 구간을 나누도록 돼 있다"며 "'7명을 뽑았다' '갭을 준다' 이런 내용은 면접에서의 일정 비율을 맞추기 위한 것이지, 예를 들어서 'C 학생이 좋으니까 C 학생을 뽑으려면 몇 명을' 이런 얘기가 아니기 때문에 이것은 입시 비리에 해당하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가령 80%를 A그룹에 주면 변별력이 없기 때문에 서면평가할 때도 1등 그룹을 몇 퍼센트 비율로 나눠서 주게 돼 있다. 여기에서 말한 7명은 면접한 40명에 대한 20%에 해당하는 친구들이 7명이었기 때문에 이런 학생들을 A그룹으로 해야 된다는 취지에서 말한 내용이 녹취가 됐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비리가 되려면 누군가를 의도적으로 뽑고 의도적으로 내리려고 해야 되는 것이지, 저희가 '몇 명 정도를 A그룹으로 하자'라고 하는 것은 충분히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반박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은 단순한 실수가 아닌 제도적 신뢰를 무너뜨린 중대한 문제"라며 "합격자 발표를 중단하고 서류 및 면접을 전면 재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면접관의 담합과 점수조작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탈락한 지원자에 대한 구제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대학 내부 징계로 끝날 사안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만약 이번 일탈 행위가 특정 지원자를 조직적으로 배제하고 점수를 조작한 행위라면 형법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및 ‘업무방해’에 해당할 수 있으며 관련자에 대한 수사와 법적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사건은 단순한 운영 미숙을 넘어, 공적 시스템인 대학 입시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면접 평가 과정이 교수 개인의 판단에 과도하게 좌우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학 차원의 철저한 점검과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학 측은 내부 감사와 해당 면접관들을 입시 업무에서 배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며, 수사기관은 실제 평가 점수가 녹취록에 언급된 발언 취지와 어떻게 연결됐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진수 경인본부 기자 oneljs21@ha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