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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 파리에 있는 에펠탑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일본인. | ||
이른바 ‘파리 증후군(Paris Syndrome)’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지. ‘파리 증후군’이란 아름답고 완벽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파리가 사실은 그런 도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후 겪는 심리적 정신적 충격을 말한다. 실제 많은 여행객들이 파리를 직접 방문한 후 이런 증상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가운데 가장 심하게 ‘파리 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일본 사람들이다. 언론, 특히 일본 언론에 비치는 파리의 근사한 모습 때문에 파리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 일본인들은 대개 파리는 고풍스럽고 친절한 도시라는 점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가령 파리 여성들은 앙증맞고 아름다우며, 모든 골목에서는 ‘샤넬 넘버 5’ 향이 풍기고, 공원은 비둘기 떼가 옹기종기 모여앉아 있어 낭만적이며, 레스토랑의 웨이터들은 입구에서 달콤한 노랫소리로 손님들을 맞이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파리지앵들은 남자건 여자건 죄다 날씬하고 아름다운 선남선녀들이라고 착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환상은 파리에 도착한 첫날부터 종종 깨지기 일쑤다. 마치 비누 거품이 허무하게 터져버리는 것과 같다. 실제 파리의 모습은 TV나 영화와는 딴판이다. 대다수의 파리지앵들은 외국인들에게 불친절한 편이며, 특히 불어를 하지 못하는 외국인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서비스산업 역시 항상 여행객들에게 편리하고 친절한 것만은 아니다. 대중교통 시설도 기대했던 것보다 열악한 편이다. 그리고 이런 점을 몸으로 체험하면서 느낀 후 실망감이 클 때 ‘파리 증후군’이 나타난다.
그렇다면 ‘파리 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대개는 불안 증세를 보이거나 육체적 정신적 증상이 결합된 불쾌한 기분에 휩싸이곤 한다. 이런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는데, 어떤 사람들은 한동안 다시는 여행을 떠날 엄두를 내지 못하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들은 극심한 망상에 시달리기도 한다. 현기증이나 발한 증상을 겪는 사람도 있고 환각에 시달리거나 우울증이나 피해망상에 시달리는 사람도 있다.
가령 자신이 생각했던 꿈의 도시가 실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후 일본으로 돌아가서 심리 치료를 받은 일본 사람은 2011년 여섯 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를 받지 않은 사람까지 합치면 실제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며칠 동안 침대에 누워 푹 쉬거나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그렇다면 정말 파리는 아름답지 않은 걸까. 그런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중요한 것은 파리가 아름답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파리는 여전히 아름답다. 하지만 이 모두는 뉴욕과 같은 다른 대도시처럼 파리 역시 빛과 그늘이 공존한다는 점을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여기에는 언론과 파리 시당국의 책임이 크다. 언론들은 파리는 마치 그늘이라곤 없는 도시인 양 미화하는 데 익숙해져 있고, 파리 역시 그늘을 드러내기 보다는 숨기는 데 급급하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일본인들이 겪는 ‘파리 증후군’이 충분히 이해할 만한 현상이라고 말한다. 달라도 너무 다른 일본과 프랑스의 문화적 차이 때문에 나타나는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것이다. 일종의 ‘문화 쇼크’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여행객뿐만 아니라 교환학생이나 파리에서 일하는 해외 근로자 사이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말한다. 특히 외향적인 파리 사람들에 비해 내향적인 일본 사람들에게 파리에서 적응하기란 웬만해선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파리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파리라는 도시가 영화 속에서 보이는 모습과 분명히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염두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