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NA가 검출된 9명은 경찰청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협조로 실종자·무연고 사망자 유족의 DNA 정보와 발굴 유해의 DNA를 우선 대조하고,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공개 신청을 병행한다.
선감학원에 수용됐다가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가족이 있다고 생각하는 유족은 누구나 경기도에 신고해 DNA 검사를 신청할 수 있다. 신청이 접수되면 유전자 DNA 시료를 채취해 유전자 분석을 실시하고, 발굴 유해 및 관련 자료와 대조해 일치 여부를 확인한다.
유전자 정보가 일치해 신원이 확인되면 유해 인계, 추모 및 안장 방식, 관련 기록 정리 등을 유족과 협의해 진행하게 된다. 나머지 29명은 유족과의 연관성, 생전 기록 등을 종합해 입소 전 본적지 관할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신원을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신청인은 신분증과 함께 가족관계증명서, 제적등본 등 희생자와의 연고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준비해 경기도청 인권담당관실에 방문 또는 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신청서는 경기도청 누리집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최현정 경기도 인권담당관은 “유족 찾기 사업은 희생자를 한 분이라도 더 찾아 유족에게 전하기 위한 최소한의 책무”라며 “어린 시절 갑자기 사라진 형제·자매나 친척이 선감학원과 관련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 분들은 작은 단서라도 좋으니 꼭 문의해 달라”고 말했다.

선감학원의 수용처분은 합당한 이유도, 적법절차의 원칙에도, 법령의 근거도 없는 구금이었다. 인간의 존엄과 신체의 자유 등 기본권이 심각하게 침해됐음에도 보호, 복지, 갱생 등의 명분으로 정당화됐다.
아동들은 구타와 가혹행위로 인해 사망하거나 섬에서 탈출을 시도하다 파도에 휩쓸려 익사하기도 했다. 10살에 선감학원에 들어가 22년의 세월을 보낸 생존자 A 씨는 어느 추운 겨울 도망친 아이가 얼어 죽은 채로 바닷가에서 발견된 일을 떠올리며 “땡땡하게 얼어 있었다. 그래서 불을 피워 녹이고 산에 묻었다”라고 회상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최소 4691명의 원아가 선감도에 살았을 것으로 추산했다. 경기문화재단은 그 수를 5700명 이상으로 보고 있다.
1982년 선감학원이 폐쇄되며 생존자들은 사회로 나왔지만 생존자 대부분이 글을 쓸 줄 모르는 상태였다. 한글을 못 읽으니 제대로 된 일을 구할 수도 없었다. 피해자들은 “배우지 못한 것이 가장 한이 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2020년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경기도 차원의 첫 사과를 했고 2022년 김동연 지사는 선감학원 사건 치유 및 명예회복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피해자들의 치유와 명예 회복 지원에 나섰다. 경기도는 이들에게 피해자 생활 안정지원금과 위로금 등을 지급하고 경기도의료원의 의료서비스, 도내 상급종합병원 의료 실비 등을 직접 지원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행정안전부가 주관해야 하는 유해 발굴 및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않자 경기도는 국가를 대신해 유해를 발굴하고 시굴한 유해도 도가 수습하기로 했다. 선감학원 옛터를 보존하고 근대문화유산 등록을 검토한 것도 경기도다. 이번 유족 찾기는 그 연장선에서 희생자의 신원을 회복하고, 남겨진 가족을 찾는 후속 조치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