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평군은 지난 9일 ‘장기미집행 군계획시설 현황 보고의 건’을 군의회에 제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2월 31일 기준 가평군 군계획시설은 총 1,075곳이다. 이 중 실제 집행된 시설은 806곳이며, 미집행 시설은 269곳이다. 이 가운데 10년 이상 사업이 시행되지 않은 ‘장기미집행 시설’은 225곳으로, 전체 군계획시설의 약 21%를 차지한다.
면적 기준으로 보면 전체 군계획시설 면적 6,091만㎡ 중 미집행 면적은 약 255만㎡이며, 이 가운데 장기미집행 면적만 231만㎡에 달한다.
시설 유형별로는 도로가 162곳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녹지 35곳 ▲주차장 10곳 ▲공원 8곳 ▲광장 4곳 ▲체육시설 3곳 ▲학교 1곳 순이다.
지역별로는 가평읍이 97곳으로 가장 많았고, 청평면 44곳, 설악면 29곳, 비도시지역 52곳이 장기미집행 상태로 남아 있다. 상대적으로 현리와 목동 지역은 장기미집행 시설이 적은 편이다.
# 2025년 신규 장기미집행 42곳…도로만 37곳
특히 2025년 한 해 동안 새롭게 장기미집행 상태로 전환된 시설은 총 42곳이다. 이 중 도로가 37곳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녹지 4곳, 주차장 1곳이 포함됐다.
신규 장기미집행 시설의 총 면적은 약 4만3,812㎡로, 이 가운데 사유지가 약 3만7,947㎡에 달한다. 보상비 추정액은 약 444억 원, 공사비는 약 68억 원으로 집계돼, 재정 부담 역시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가평읍 25곳, 청평면 15곳, 비도시지역 2곳 순이다. 가평군은 2022년부터 매년 장기미집행 군계획시설 현황을 군의회에 보고하고 있으나, 장기미집행 시설 자체를 해소한 사례는 극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장기 미집행 군계획시설은 토지 소유자의 재산권을 장기간 제한하는 대표적인 행정 현안으로 꼽힌다. 지난 1999년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자동 실효 제도가 도입됐지만, 지자체가 필요성을 유지한 시설의 경우 여전히 ‘계획만 존재하는 상태’로 존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수십 년째 도로 예정지로 묶여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불만이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단순한 불편을 넘어 재산 활용 제한과 생활권 침해로 이어지는 만큼, 가평군 차원의 실질적인 정비 로드맵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 해결의 책임이 가평군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군의회 역시 주민 재산권 보호라는 책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장기미집행 군계획시설에 대한 해제·집행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재정 계획과 연계한 중장기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장기미집행 군계획시설 문제는 법정 의무에 따른 단순 보고로 끝낼 사안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현황 보고를 계기로 가평군 도시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개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최남일 경인본부 기자 cni4655@kakao.com



